언덕 주민 불편없게…서울 고지대 전수조사해 승강시설 설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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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없었으면 올여름 아주 고생했을 거야. 삥 돌아가야 해. 오늘같이 비 내리면 길이 아주 미끄럽거든. 이거 하나로 얼마나 편해졌는지 몰라."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경사형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주민 김모(71)씨가 말했다.
서울시는 북아현동 사례처럼 시내 고지대에 사는 노인 등 이동 약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모노레일 같은 승강편의시설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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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윤선 기자 = "엘리베이터 없었으면 올여름 아주 고생했을 거야. 삥 돌아가야 해. 오늘같이 비 내리면 길이 아주 미끄럽거든. 이거 하나로 얼마나 편해졌는지 몰라."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경사형 엘리베이터 앞에서 만난 주민 김모(71)씨가 말했다.
이 엘리베이터는 2020년 서울시가 추진한 '구릉지 이동 편의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2월 만들어졌다.
엘리베이터가 설치되기 전 북아현동 251∼292번지 일대 주민들은 지하철 2호선 이대역이나 버스정류장을 이용하기 위해 매일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비탈길로 400m가량을 돌아가야 했다.
서울시는 북아현동 사례처럼 시내 고지대에 사는 노인 등 이동 약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엘리베이터·모노레일 같은 승강편의시설을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30일 25개 모든 자치구에 지역 내 고지대 계단 현황 등을 파악해 10월 초까지 보고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서울 지형의 약 40%는 해발 40m 이상의 구릉지로 이들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가파른 계단이나 언덕길로 인해 불편이 큰 상황이다.
보행 보조기나 휠체어를 이용하는 이동 약자라면 이는 불편을 넘어서 이동권을 제약하는 '실존적' 문제가 된다.
2022년 국토교통부의 교통약자 이동 편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서울의 이동 약자는 262만여명으로 전체 인구 대비 27.6%에 달한다. 이 중 노인은 약 160만명, 장애인은 39만명으로 집계됐다.
시는 지난 6∼7월 전체 자치구를 대상으로 승강편의시설 설치에 관한 사전 수요조사를 벌였다. 그 결과 7개 자치구에서 엘리베이터 등 설치에 관심을 표했다.
그러나 몇몇 자치구가 서울 내 대표적 구릉지임에도 불구하고 신청하지 않자 모든 자치구를 대상으로 의무적으로 고지대 현황 자료를 제출하도록 요청했다.
조사 항목으로는 지역 내 노인인구 등 이동약자 비율과 주민 연령대도 포함했다.
시는 전수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올해 말까지 전문가 위원회를 열어 성과분석·평가를 한다.
이후 내년 상반기 타당성 조사·기본계획과 기본·실시설계를 거쳐 11월께 착공할 예정이다. 총예산은 200억원 수준이다.
시 관계자는 "승강시설 유형에 따라서 소음 정도가 달라 일부 주민은 반대하는 등 주민 간 온도 차가 있을 수 있다"며 "철저한 조사와 검증으로 승강기를 설치해 고지대에 사는 이동 약자의 불편함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ys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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