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성의 택스토리] 명절의 또 다른 고민 '재산 상속'

김규성 2024. 9.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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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상속세 과세인원 추이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국세청이 6월20일 공개한 상속·증여세 국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세 과세 대상 피상속인(사망자)은 1만9천944명으로 전년(1만5천760명)보다 4천여명 늘었다. 신고 인원을 상속재산 가액 규모별로 봤을 때 10억∼20억원 구간대가 7천849명(42.9%)으로 가장 많았다. minfo@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파이낸셜뉴스] 추석 명절이다. 오랫만에 떨어져 지내온 가족들이 함께 모이는 때다. 하지만 웃음이 넘쳐야 하는데, 살얼음판을 걷듯 냉랭하다는 집안도 있다. 명절 직후 가족간 소송에 휘말려 법원, 법률사무소를 찾는 사람도 늘어난다. 이른바 가족간 갈등이 분출한 '명절 이혼'도 많지만 상속 등 재산 문제도 만만찮다. 명절의 또 다른 고민은 '재산상속'이다.
상속세…'뜨거운'관심

최근 제일 관심도가 높은 세금은 상속세가 아닐까 싶다. 상속세는 피상속인의 상속개시(사망, 실종)에 따라 상속인에게 무상으로 이전되는 재산에 부과되는 세금이다.

서울, 수도권 등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과거에는 상속세 걱정을 안했던 사람들도 "나도 (물려받은 아파트에 대해) 상속세를 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이 짙어져서다. 요즘 서울 아파트 한채만 물러받아도 상속세를 낼 수 있다는 얘기가 많다.

상속세에 대한 관심도는 높지만 상속세 과세인원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17일 국세청 국세통계에 따르면 피상속인 수는 2018년 35만6109명, 2019년 34만5290명, 2020년 35만1648명, 2021년 34만4184명, 2022년 34만8159명, 2023년 29만5525명이었다. 이 중 과세인원은 2018년 8002명, 2019년 8357명, 2020년 1만181명, 2021년 1만2749명, 2022년 1만5760명, 2023년 1만9944명이다. 2023년 기준 6.5% 정도만 상속세를 냈다.

상속세 과세인원이 이 정도 수준에 그친 것은 상속공제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서다. 많든 적든 재산 상속을 받지만 상속세를 안내도 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부모님 두 분 중 한 분이 돌아가신 경우, 최소한 10억원을 공제해 준다. 한 분만 생존해 계시다 돌아가시면 최소 5억원을 공제해 준다. 돌아가신 분이 부담해야 할 부채가 있으면 이 또한 상속세 계산 때 공제해 준다.

빚을 공제해 주면서 10억원 이상되는 주택 상속에 따른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연로한 부모 명의로 대출을 받아 병원비, 생활비 등을 공제로 처리했다는 사례도 종종 있다.

다만 자산가격 상승으로 자산규모가 커진 신노년세대(1차, 2차 베이비붐세대)는 현재의 상속세 부과체계가 지속되면 세금부담이 커질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 한채만 보유해도 상속부담이 커진다는 우려는 그래서 나온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12억2914만원으로 5년 전(8억3173만원)보다 48% 상승했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20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와 주택 단지가 보이고 있다. 2024.08.20. ks@newsis.com /사진=뉴시스
상속재산분할 청구 급증

상속인(재산을 상속받을 사람)에게는 사실 상속세보다 비교적 공평하게 상속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재산 상속이 이뤄지더라도 상속재산 기여분에 불만을 품고 법원을 찾는 사람도 많다.

상속재산분할 심판 청구 건수도 늘고 있다. 2022년 기준으로 전국 가정법원에 접수된 상속재산 분할 심판 청구 건수는 2776건이다. 2015년 1000건을 넘어섰고 1233건이었던 2016년 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했다. '상속재산분할 심판 청구'는 공동상속인 사이에 분할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가정법원 심판으로 상속재산을 분할하는 절차다. 상속세는 민법 중 상속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민법은 상속인들이 공평하게 상속받을 수 있도록 법정상속분을 정하고 있는데, 이를 부당하게 여겨 상속재판분할 청구 심판을 제기하는 것이다.

예를들면 이런 경우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병석에 있는 혼자 남은 어머니를 오래 부양한 딸이 어머니 사후 상속 때 형제자매들보다 자신이 기여를 많이 했기 때문에 기여분을 더 높여달라는 식이다.

참고로 법정상속분은 자녀 및 배우자가 있는 경우, 자녀는 없고 배우자와 직계존속만 있는 경우로 나눠 지분이 정해진다. 장남과 배우자만 있는 경우는 상속지분비율이 각각 5분의2, 5분의3이다. 배우자와 2남2녀의 자녀가 있는 경우는 배우자가 11분의3, 자녀들은 11분의2씩이다. 부모와 배우자만 있는 경우는 배우자가 7분의3, 부모는 각각 7분의2의 지분을 갖는다.

정부가 상속과세 체계 변경을 추진할 정도로 상속문제는 현안이다. 갈등이 커질 수 있는 뜨거운 감자다.

전문가들은 유효한 유언으로 재산 상속 갈등을 예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유언 방식은 재산 문제가 결부돼 있는 만큼 민법 제 1065조 등에 근거해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민법은 유언의 종류를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 녹음에 의한 유언,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 비밀증서에 의한 유언, 구수증서에 의한 유언을 인정하고 있다. 유언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더라도 법이 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무효가 된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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