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아오링 도쿄' 작가 "제 마음을 끄집어낸단 각오로 그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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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툰을 그릴 때 조금도 감추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 마음속 깊은 곳까지 후벼내고 모두 다 끄집어낸다는 생각으로 그리지 않으면, 독자분들도 깊게 공감하지 않거든요."
아오링 작가는 "'베스트도전'에서 연재할 때 한 푼도 못 벌어도 정말 자존감이 높아졌다"며 "당시 잘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비싼 가구나 비싼 와인을 봐도 질투가 나지 않더라. 내가 웹툰을 그리면서 행복해지니 그런 마음이 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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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일상툰을 그릴 때 조금도 감추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제 마음속 깊은 곳까지 후벼내고 모두 다 끄집어낸다는 생각으로 그리지 않으면, 독자분들도 깊게 공감하지 않거든요."
웹툰 '아오링 도쿄'를 그린 아오링 작가는 지난 11일 연합뉴스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29살에 늦깎이 유학생으로 일본 생활을 시작한 작가는 우연히 부산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다.
신혼 초에는 남편과 함께 도쿄 변두리에 한식당을 차렸는데 당시 만났던 사람들과 기억을 중심으로 일상툰 '아오링 도쿄'를 그리기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된 '아오링 도쿄'는 시즌2를 맞으며 일본에서의 일상, 시즌3에서는 작가 내면을 들여다보는 웹툰으로 조금씩 변화했다.
아이를 유치원에 보낸 뒤 잠깐 짬을 내서 찾는 카페에서의 여유, '100엔 가게'에서 쇼핑하는 즐거움, 보리차를 끓일 때까지 2년이나 게으름 피운 이야기 등 누구나 공감하기 쉬운 이야기로 인기가 많다.
그림체는 귀엽고 단순하지만, 진솔한 스토리덕에 그림이 있는 에세이 같다는 평가도 받는다.
아오링 작가는 전 남자친구와의 결별, 친구의 죽음, 쌍꺼풀 수술 등 숨기고 싶을 수 있는 주제들도 모두 꺼내 들었고, 자기 마음속 상처도 가감 없이 드러냈다.
이 덕분에 '아오링 도쿄'의 맛은 더 진하고 깊어졌다.
작가는 "처음부터 에세이를 의도하고 그린 것은 아니다"라며 "처음에는 시트콤을 그리려고 했는데 요즘은 가끔 에세이처럼 가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꾸준히 연재해 현재 시즌3까지 이야기를 이어왔지만, 아오링 작가가 처음부터 만화가의 꿈을 갖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소설가를 꿈꾸다가 신춘문예에 떨어지고 나서 만화에 도전하게 됐다.
그는 "아이가 생후 100일 정도 됐을 때였는데 '인스타툰'(인스타그램 연재 웹툰)을 알게 됐다"며 "1시간, 2시간씩 애가 잠시 잘 때마다 아이패드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인스타툰 작업을 했다"고 돌이켰다.
이렇게 시작한 뒤 '베스트도전'에서도 연재되면서 알음알음 독자를 모았다.
아오링 작가는 "'베스트도전'에서 연재할 때 한 푼도 못 벌어도 정말 자존감이 높아졌다"며 "당시 잘 사는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는데, 비싼 가구나 비싼 와인을 봐도 질투가 나지 않더라. 내가 웹툰을 그리면서 행복해지니 그런 마음이 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마추어 작가였지만 무조건 주 1회 연재를 하며 성실함으로 승부를 봤다.
그는 "당시 그림을 잘 그리는 다른 일상툰 작가님들도 많았는데, 제가 어떻게 데뷔하게 됐나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마감을 잘 지켜서인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당시 아마추어 작품에 달렸던 따뜻한 댓글들은 지금도 가끔 힘들 때마다 찾아본다고 덧붙였다.
차기작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새로운 일상툰이 될 예정이다.
"올해 안에 '아오링 제주'를 보여드릴 생각이에요. 제가 그림 실력이 없다 보니 배경을 많이 못 넣어 여기가 도쿄인지, 방구석인지 알 수가 없었잖아요. 이번에는 배경도 많이 넣어볼 생각이고요. 또 제가 일본을 바라보는 시선이 점점 바뀌네요. 이런 것을 담아서 '아오링 도쿄' 시즌4를 그려볼까 하는 욕심도 있어요."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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