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소득에 깜짝" 고요했던 밀양 퇴로고가마을에 6명의 낯선 손님
11월 말까지 밀양서 거주하며 파종·마을회의 등 귀농 체험
[편집자주] 우리 옆의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 지방 소멸을 힘 모아 풀어나가야 할 때입니다. 대한민국을 지키는 든든한 이웃을 응원합니다.
(밀양=뉴스1) 박민석 기자 = 경남 밀양시 부북면에 있는 퇴로고가마을이 9월 들어 활기가 가득하다.
이 마을에 사는 300명 주민은 대부분 어르신이라 마을은 평소 고요한 분위기 속 시골 정취를 간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달부터 마을에서 귀농·귀촌을 체험하기 위해 6명의 손님이 마을 민박에서 묵기 시작해 마을은 모처럼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6명의 손님은 바로 김건우·조영숙씨(57) 부부와 이인숙씨(65)·전영인씨(41) 모자, 한은숙씨(56), 한인애씨(23)다.
참가자들은 지난 7월 밀양시의 지방소멸 대응시책인 '농촌에서 살아보기'에 지원해 면접을 거쳐 선정됐다. 오는 11월 말까지 이 마을에서 거주하며 귀농·귀촌을 체험한다.
이들이 밀양을 찾은 이유는 제각각이다.
부산 수영구에서 분양대행업을 하던 건우씨와 영숙씨 부부는 "젊은 시절부터 시골생활을 동경했지만 우리 부부는 시골에 연고가 없었다"며 "이 프로그램을 접하고 손자, 손녀에게 뛰어 놀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이번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부산 사상구에서 귀금속 공장을 운영하는 영인씨는 "어릴 때부터 귀농에 관심이 많았고 미래에 가치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 이번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알게 돼 신청했다"며 "어머니도 귀촌에 관심이 있어 함께 왔다"고 했다.
부산 연제구에서 가정폭력 상담사로 일하던 은숙씨는 "피해 여성들을 상담하면서 정신적으로 너무 피폐 해졌는데 주말 농장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치유가 되는 것 같았다"며 "직장을 퇴직하고 귀농·귀촌을 하기 위해 여러 교육을 받는데 교육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이런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생인 인애씨는 가족이 있는 경기 용인에서 밀양으로 왔다. 그는 "대학을 휴학하고 도시 생활을 잊고 싶었다"며 "밀양에 와보니 한옥 고가가 있는 마을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아파트와 번화가 가 있는 도심이 공존해 다양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간 밭 이랑을 직접 고르고 알타리 무와 겨울추의 씨를 파종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평소 안쓰던 근육을 사용하면서 온몸이 쑤시고 무더운 날씨로 지칠 때도 있지만 하나둘씩 농업을 배우며 '대농'의 꿈을 키우고 있다.
영숙씨는 "일을 배우면서 농가 실질 소득을 여쭤보니 시골에서도 큰 비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부지런히만 움직이면 얼마든지 기회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영인씨는 "어머니는 이 마을이 된장특화마을이라 된장을 만들어 팔아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고 저는 버섯 농사를 지으면 좋을 것 같아 종묘 공부를 하고 있다"며 "막상 시작하니 버섯 농사를 통해 장수풍뎅이를 기르거나 체험농장 등 계속 생각이 확장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인애씨는 "대학에서는 성취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이곳에서는 모종을 심고 물을 주면 작물이 성장해 성취감이 강하게 느껴진다"며 "적성에 맞는다면 농촌에 정착하고 싶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농촌 살아보기 프로그램을 통해 마을의 정을 느낀 점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이 마을민박에 입주하자 주민들은 환영회를 열어 첫 인사를 나눴고 매일 마을 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을 선생님 삼아 귀농을 배우고 있기 때문이다.
참가자들은 "농사를 배우며 일손을 거들면 손수 마련한 음식도 주시고 묵고 있는 숙소로 먹을 것도 가져다 주신다"며 "정이 많은 동네라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이들 4가구는 밀양 귀농·귀촌 가구와의 간담회, 마을회의, 봉사활동 등 마을체험과 우수농장 견학, 농작물 수확, 가공 등을 통해 농촌 생활을 배우게 된다.
프로그램이 끝나는 11월의 자신의 모습이 어떨지를 묻자 참가자들은 "귀농·귀촌을 글이나 매체만으로 하기는 힘들다 매 단계마다 난관이 있다"며 "농촌에서 살아보기가 체험만 하는 것이 아닌 정착을 위해 한 단계 더 들어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pms71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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