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보며 일본 가수·일본 노래 응원해요" [올댓체크]

윤혜주 2024. 9. 17.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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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이 중요한 시대, 역설적으로 언론은 소통을 게을리 한다는 점에 착안해 MBN디지털뉴스부가 '올댓체크' 코너를 운영합니다. '올댓체크'에서는 기사 댓글을 통해 또 다른 정보와 지식, 관점을 제시합니다. 모든 댓글을 꼼꼼히 읽어보고 기존 다뤄진 기사 너머 주요한 이슈를 한번 더 짚어보겠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트로트 가수들이 무대에서 서로 경쟁하고, 일본어 가사와 한국어 해석 자막이 달립니다. 지난 4월부터 방영된 MBN 예능 '한일가왕전'과 그리고 한일가왕전의 후속 '한일톱텐쇼' 이야기인데요. 말만 ‘대항전’이지 갈등 없는 한일전은 처음이라는 반응입니다.

지난 10일 방영된 '한일톱텐쇼'에선 일본팀의 가수 스미다 아이코가 처음으로 정통 한국 트로트에 도전했다

지난 10일 방송분에서는 일본팀의 가수 스미다 아이코가 처음으로 정통 한국 트로트에 도전, 서주경의 '쓰러집니다'를 불렀는데요. 해당 무대는 유튜브 채널(MBN MUSIC)에도 소개됐는데, 누리꾼들은 "아이코가 부르면 지겨운 트로트도 신선하게 들리는 마법", "날이 갈수록 한국어 발음이 와 그리 발전하노? 너무 좋다", "아이코 무대 연기에서 60년대 한국 정서가 묻어난다", "아이코! 출국금지!", "아이코 한국 정착해라" 등의 댓글을 달고 응원했습니다.

유튜브 영상 댓글 캡처

그런가 하면, 일본 노래를 부르는 한국 가수들을 향한 일본 누리꾼들의 댓글도 이어졌습니다. "별사랑은 정말 대단해", "별사랑은 감성 장인의 모습을 잘 보여줬다. 노래만 듣고 있으면 한국인이 부르는지 일본인이 부르는지 알기 어려울 정도로 훌륭했다"며 호평 한 겁니다.

또 한일 가수의 듀엣 무대 영상에도 믿고 보는 듀엣이라는 반응이 다수였지, 일본 가수, 일본 노래가 왜 방송에 나오느냐 같은 반응은 거의 찾기 어려웠습니다.

일본 가수 마코도와 한국 가수 신성이 송대관의 사랑해서 미안해를 부른 듀엣 무대 영상

이 같은 흐름의 근원은 무엇일까요. 상당수 전문가들은 K팝이 세계적 인기를 끌며 형성된 주체성을 꼽았습니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뒤 1998년 김대중 정부에서 일본 대중문화 유입이 단계적으로 실시됐고, 2004년부터는 영화, 음반, 게임, 출판 등 전면 개방됐습니다. 하지만 일본 문화 자체가 워낙 앞서 다소 배타적이었는데요.

임성규 대중문화평론가는 “당시 아시아 1등 J팝도 몰래 들은 사람이 있었다”며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음악은 위해적인 부분이 더 많을 거라는 생각에 잘 소개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K팝이 급성장하며, 지금은 1020세대가 문화적 자신감을 바탕으로 일본 음악을 수용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도 지난 2018년, 한일합작 아이돌 그룹 아이즈원의 노래에 일본어 가사가 있다고 방송 불가 판정을 받았던 점을 언급하며, “이제는 일본 문화에 대한 경계심보다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마음이 있고, 시청자들이 신선하게 느끼는 것 같다”고 짚었습니다. 이와 함께 유튜브와 쇼츠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일본 음악을 접할 기회가 늘면서 각계각층이 소비하는 대중문화 형태도 바뀔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습니다.

한국 가수 별사랑이 일본 노래 '사치코'를 부르고 있다

이와 함께 조희용 전 일본연구센터 소장은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60여 년이 흐르면서 한일 양국 사이 경제, 문화, 안보 협력까지 개방이 많이 됐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상당히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하고, 일본인들도 한국을 방문하면서 시민 사회에서는 이미 서로에 대한 거부감이 약화되고 순화됐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MBN 한일톱텐쇼에 대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은 시민들의 의식이 일본에 대해 이 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며 "우리가 오히려 일본과의 관계를 선도해 나갈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따뜻한 한일전으로 호평을 받고 있는 MBN 한일톱텐쇼는 오늘(17일) 오후 10시 추석을 맞이해 '한일 명곡 대잔치' 특집으로 꾸며집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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