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준금리 9월부터 내려 4% 도달… 대선 후 장기채 금리 상승”
“과거 같은 초저금리 시대가 오진 않겠지만, 지금 채권에 투자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운용 자산(AUM) 규모만 1조5000억달러(약 2024조원)에 달하는 프랭클린 템플턴의 소날 데사이(Sonal Desai) 채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인터뷰에서 “올해 9월부터 기준금리가 점진적으로 떨어질 것”이라며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종 도달 금리를지금보다 1.25~1.5%포인트 떨어진 연 4% 이상으로 예상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새로 발행되는 채권 금리는 이전에 발행된 채권 금리보다 낮아진다. 그럼 기존 발행된 채권의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져 가격이 오르고, 금리 인하 전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는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데사이 CIO는 미국 장기채의 경우 대선 후 미국 정부의 재정 악화로 수익률이 올라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데사이 CIO는 현재 프랭클린 템플턴에서 2000억달러(약 271조원)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고 있는 인물이다. 지주사 프랭클린 리소시스 이사회 일원으로서, 회사 전체 전략과 투자 방향을 정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올해는 ‘포브스’가 선정한 ‘50 over 50(50세 이상 여성 50인)’ 투자 부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올해 금리 인하 시기와 빈도를 어떻게 전망하는가.
“우리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9월 25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11월과 12월에 각각 한 번씩 금리를 추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 많은 분석가가 공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을 기대하지만, 우리는 점진적이고 온건하게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총 125~150bp 정도 금리 인하할 것으로 보이며, 최종 금리는 결국 연 4%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금리가 떨어진다는 전망 때문에 채권 투자를 추천하는 목소리가 크다.
“금리가 낮았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직후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때와 달리 지금은 장기 금리가 더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이번 채권 투자는 큰 수익을 올리기보다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데 더 적합하다고 본다.”
과거 같은 초저금리 시대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 같다. 그럼에도 채권이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보는가.
“여전히 채권은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투자처다. 현재 실질 금리가 역사적 고점에 있어 여전히 채권에 투자하는 게 매력적이라고 본다. 이는 지난 2년간의 긴축 통화정책의 결과다.”
현재 미국 채권시장의 밸류에이션은 어떤가. 지금 개인 투자자가 미국 채권시장에 진입하기에 좋은 시점인가.
“현재 미국 채권 부문의 스프레드(국채와 같은 무위험 자산과 기업 채권과 같은 위험 자산 간의 수익률 차이)가 좁아져 있어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은 편이다. 그렇지만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기관의 재무 상황이 견고하다. 이들이 저성장 환경에 잘 대비하고 있다고 본다. 미국 대선과 관련된 불확실성으로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지만, 우리는 경기 침체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불안정한 시장 상황은 투자자가 채권을 투자 포트폴리오에 추가하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전반적인 채권 수익률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있다. 지금이 채권시장에 진입하기 좋은 시기인 것은 맞다.”
그렇다면 어떤 채권 전략을 추천하는가.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시장 변동성은 계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우리는 더 높은 시장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 즉, 보다 안전하고 품질이 높은 자산, 즉 신용도가 높은 채권이나 안정적인 투자처에 투자하는 것이 시장의변동성이나 경제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수익을 지급할 가능성이 큰 투자처를 찾으라는 뜻이다.”
금리 인하가 임박한 시점에서 단기채와 장기채 비중을 어떻게 가져가는 게 좋다고 보는가.
“연준이 올해 9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단기채가 혜택받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앞으로 5~6개월 동안 선거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에, 더 긴 기간 보유할 수 있는 채권에 추가로 투자하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문제는 이번 대선으로 어떤 정권이 들어서든, 재정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정부가 많은 돈을 빌리게 된다는 뜻이고, 수익률 곡선의 가파른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즉 장기채의 수익률이 더 상승(채권 가격은 하락)할 수 있다는 뜻이다.”
만약 새 정부에서 경제 부양책을 시행하면 채권 같은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금까지 공화당과 민주당이 발표한 정책 의도를 보면, 앞서 언급한 대로 다음 임기 동안 큰 재정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그 방식은 다소 다르다.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세금은 현재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고, 지출에 대한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반면 민주당이 승리한다면 세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으며 지출도 더 많이 증가할 것이다. 결국 백악관, 상·하의원 조합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으나, 미국 정부의 지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재정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투자자의 요구로) 장기채 수익률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채권 투자 전문가로서 개인 투자자에게 조언을 한다면.
“채권 투자를 포트폴리오에 할당하는 것은 여전히 합리적인 투자 전략이라고 본다. 채권은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에서 변동성을 완화하는 중요한 장치다.”
Plus Point
美 단기채 323조원 사들인 버핏 중앙은행 연준보다 보유량 많네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이하 버크셔)가 미 연준보다 미 단기채를 더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버크셔는 8월 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2분기 재무 보고서에서 1년 이하 단기채인 TB(T-bills) 보유 규모가 2346억달러(약 323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작년 말(1300억달러)보다 80%가량 늘어난 셈이다. 특히 이는 7월 31일 기준 연준의 TB 보유량(1953억달러)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물론 연준은 TB 외에도 중장기채와 물가 연동채 등을 포함해 4조4000억달러(약 5937조원) 이상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 버핏은 오래전부터 미 단기채 투자를 추천해 왔다. 올해 5월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도 그는 미 단기채 투자를 ‘가장 안전한 투자’라고 밝힌 바 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현재 시장에서 버핏이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 국채에 자금을 할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버핏이 주식시장 침체를 예상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버핏은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비중이 높았던 애플 주식을 올해 들어 절반가량 매도한 바 있다. 석유 대기업 셰브런과 코카콜라 지분도 일부 줄여 2분기에만 총 755억달러(약 102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버크셔가 보유한 현금과 단기채는 6월 말 기준 총 2769억달러(약 374조원)로,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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