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연휴 뒤 세일즈 외교 재시동…체코 '원전' 교두보 유럽 진출 구상 박차

김지훈 기자 2024. 9.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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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일 체코 공식방문, '원전동맹' 구축
"경제, 과학 등 전방위 협력 발전 협의"
"유럽시장 진출 거점" 재계 총수 집결
한국형고속철도·첨단산업 등도 협력 논의
[워싱턴=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75주년 정상회의가 개최된 미국 워싱턴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체코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4.07.11.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훈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추석 연휴 뒤 체코를 교두보 삼아 유럽 시장 진출 기반을 다지기 위한 세일즈 외교에 나선다. 체코 원자력발전소(원전) 건설 사업이 최종 계약까지 차질없이 성사될 수 있도록 협력 의지를 공고히하기 위해서다.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서의 제3국 공동 진출 가능성도 타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통령은 오는 19일 2박4일 일정의 체코 공식방문 순방길에 오른다. 지난 7월 프랑스를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체코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겠다는 확고한 협력 의지를 전하며 '원전동맹'의 본격 시작을 알리기 위해서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지난 12일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이번 체코 공식방문을 계기로 한-체코 간 원전동맹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라며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원전'을 넘어 경제, 과학기술, 교육, 인적교류 등 전방위 협력관계로 발전시키는 방안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 생태계 전 주기 협력 방안 논의"

윤 대통령은 순방 기간 페트르 파벨 대통령과 페트르 피알라 총리를 만나 외교안보와 경제 분야 협력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가장 큰 이슈는 원전 협력이다.

체코는 지난 7월 한수원을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미국계 원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원전 기술 독자성 등을 이유로 입찰 자격에 문제를 제기했으나, 이달 초 한국을 방문한 토마쉬 포야르 체코 국가안보보좌관은 윤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한국과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 최종계약을 체결하게 될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수원이 우선협상자대상자로 선정된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은 2기에 약 24조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체코 정부가 추가로 2기(테믈린 3, 4호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이 사업에도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원전동맹'의 토대를 다지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두코바니 원전 건설 사업의 성공을 위한 지원 의지를 확인하는 한편, 원전 분야 산학연(산업계·학계·연구개발)이 대거 동행해 원전 설계, 운영, 핵연료 방사성폐기물 관리 등 원전 생태계 모든 주기에 걸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는 체코 원전 건설 사업을 시작으로 주변 국가들의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수주에도 도전하겠다는 전략적 접근으로 볼 수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7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미국 워싱턴 D.C.에서 체코뿐만 아니라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등 주요국 정상들과 별도의 양자회담을 열어 신규 원전 협력 등을 논의하는 등 원전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유럽시장 진출 거점, 재계 총수 총집결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이 경제사절단으로 총출동한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50~60개 기업들이 동행한다. 유럽시장 진출 거점으로서 협력 잠재력이 큰 만큼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산업 협력과 관련해서는 미래차, 배터리, 첨단로봇 등 첨단산업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업무협약(MOU)도 체결될 전망이다. 양국 간 무역투자촉진프레임워크(TIPF) 협정도 체결될 예정이다. 대한상의가 체코상의 등과 함께 개최하는 비즈니스포럼에서 첨단산업, 고속철도, 우크라이나 재건 등 협력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

고속철도 협력 논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체코는 유럽의 중앙부에 위치해 '유럽의 심장'으로도 불리는 나라다. 폴란드, 독일, 오스트리아, 슬로바키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동유럽과 서유럽을 연결하는 지역에 있다. 정부는 이러한 체코와 고속철도 산업에서 협력을 본격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럽 고속철도 시장의 경우 프랑스와 일본이 주도하고 있는데 여기에 도전장을 던지겠다는 것이다.

이번 순방 계기에 체코가 추진 중인 독일, 폴란드, 슬로바키아 연결 고속철도에 한국 기업이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6월 윤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방문 계기에는 2700억원 규모의 한국형 고속철도 수출 계약이 체결된 바 있다. 여기에 이어 체코와의 고속철도 협력도 궤도에 오를 경우 우크라이나 인프라 재건 사업 등에서도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 양국은 항공우주, AI 디지털, 양자과학기술 등 새롭게 협력할 분야들도 발굴해 나갈 계획이다. 양국 간 인력 교류도 확대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주요 연구기관 과 대학 간 MOU를 체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연휴 기간에도 체코 순방 주요 의제를 최종 점검하고 있다. 이번 세일즈 외교에서 성과를 내 국정 동력을 살려나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ikim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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