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 2일 만에 첫 탈락자 발생…50년 노포 중식당 사장의 '후계자 찾기' 도전 ['물려줄 결심' 첫방]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노포 후계자 합숙 2일 차에 첫 탈락자가 발생했다.
16일 첫 방송된 SBS '물려줄 결심'에는 50년 노포 중식당 사장이 후계자를 찾으러 나선 모습이 그려졌다.
'물려줄 결심'은 세월만큼 노쇠해진 체력과 각자의 사정들로 더 이상 가게를 물려받을 사람이 없는 노포의 후계자를 찾는 프로그램이다. 사장의 사적인 면접에는 5인의 MC 미식가 김준현, 요식업 마스터 홍석천, 배우 지예은, 트로트 가수 박지현, 여경래 셰프가 최정예 면접관이 되어 함께한다.
이날 '물려줄 결심'에 후계자를 찾아 달라고 요청한 곳은 2대째 50년 전통의 대구 노포 중식당 아들 사장이었다.
해당 식당은 1대 사장 부부와 아들 부부인 2대 사장 부부가 운영해 왔던 곳으로, 1대 사장의 암 투병으로 가게 운영이 위기에 놓였다. 2대 사장은 50년간 아버지가 지켜온 맛을 변함없이 이어나가기 위해 후계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도움을 요청했다.
2대 사장은 "음식은 자존심이 있어야 한다"며 "그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하는 음식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또한 "볶음밥을 볶는데 7년이 걸렸다. 볶음밥도 과학적 음식이다. 밥이 질 때, 고슬할 때, 파에 수분이 많을 때 등 모든 것을 다 잡아내는 기간이 7년 걸렸다"고 설명했다.
김준현은 가게를 물려줄 사람이 왜 필요한지 물었다. 2대 사장은 "아버지가 얼마 전까지 함께 일을 하시다가 담도암이 재발했다. 항암치료 받으셔야 하니까 내가 일을 쉬시라고 했다. 그러다 보니 '내가 아프면 이 맛은 끊긴다. 그 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자녀들은 가업을 잇는 것보다 각자 하고 싶은 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족이 아닌 남에게 비법을 전수하는 데 있어 큰 결심이 필요했다. 많은 사람들이 배우러 왔다가 떠났고, 프랜차이즈 제의도 받았다. 제대로 된 사람 찾기가 힘들다. 목숨을 걸 사람이 있을 거라는 가정 하에 신청했다"며 "음식에 진심이고 센스가 있어서 일을 빨리 배우는 사람이면 좋겠다. 진정성을 가지고 이 맛을 계승해 나갈 사람이면 3년 안에 가르치겠다. 혼자서 가게를 운영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면 내 자본으로 2호점을 내줄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사장과의 1:1 면접이 진행됐다. 여기에는 합숙 과정이 있었으며, 여경래 셰프의 지시 아래 A팀과 B팀으로 팀을 구성해 50년 노포에 어울리는 세트 메뉴를 구상하는 등 쉽지 않은 '후계자 찾기' 여정이 펼쳐졌다.
2대 사장은 알아서 재료를 준비해 요리를 하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매의 눈으로 지켜보고 "그 과정을 보고 싶었을 뿐이다. 얼마나 자기가 맡은 일에 충실한가. 집중해서 하고, 깨끗하게 하고, 위험한 요소들을 배제하면서 차분히 음식을 하는가. 이걸 보러 제가 약속 시간보다 일찍 갔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남훈 지원자 같은 경우는 위험한 행동들이 너무 많았다"고 분석하고, 음식 맛을 확인하고는 "전분은 뭐로 했는가" 등 꼼꼼한 모습으로 지켜보는 MC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했다.
두 번째 면접 결과 A팀이 승리를 차지했다. MC들은 "새내기들의 우승이다"라며 박수를 쳤다. 패배한 B팀 3인 중에서는 박준호 씨가 탈락했다.
2대 사장은 "저도 굉장히 고민도 많았고 안타까웠는데, 나와 같이 호흡하고 같은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다 보니까 조금씩 정리가 되더라"라고 말했다. 이어 박준호의 탈락에 대해 "박준호 지원자는 노포를 물려받기에는 적합하지 않겠다. 물론 음식은 진화하지만 그런 사람들보다는 유지를 해나갈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 옛날 방식을 그대로 지키면서 맛 그대로를 유지할 사람이 필요했던 거다. 그런 부분이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박준호 지원자는 "떨어질 거라고 생각을 안 했다. 배우지 못한 것도 있고 아직 배우러 왔는데 아무것도 못 배우고 간 것도 있다. 아쉽다"며 "튀김가루를 쓴 건 그게 가장 큰 패인이라고 생각한다. 타협한 거니까. 사장님께서는 타협하지 않는 장사를 하시기 때문에 현실과 타협한 결정적인 선택이 가장 큰 패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포츠투데이 김태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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