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음악인생 되돌아본 박진영…"더 오래 춤추고 노래할래요"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신인 때부터 제가 원했던 것은 하나였어요. 오래오래 여러분 앞에서 춤춰드리고, 노래 불러드리고, 신나게 하고, 감동을 드리는 것이 꿈이었죠. 그렇게 30년을 드디어 채웠습니다."
무대의 막이 열리고 박진영이 데뷔앨범 타이틀곡 '날 떠나지 마'를 노래하기 시작하자 공연장을 메운 관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후렴을 따라 부르고, 특유의 안무 엉덩이춤을 따라 추기 시작했다.
노래와 춤으로 모두를 신나게 만들고 싶다는 박진영의 진심은 30년 전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16일 KBS 2TV에서 방영된 추석 특집 프로그램 'KBS 대기획 - 데뷔 30주년 특집 딴따라 JYP'는 그의 진심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1994년 '날 떠나지 마'로 데뷔한 박진영은 댄스 가수이자 가요계를 대표하는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올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박진영은 '그녀는 예뻤다', '난 여자가 있는데' 등 감각적인 가사와 안무가 돋보이는 히트곡으로 가요계에 파장을 일으켰다. 댄스 가수에게 따라붙던 '딴따라'라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바꿔놓은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1997년에는 태영기획을 설립해 지오디(god) 등을 제작했으며 박지윤의 '성인식', 엄정화의 '초대'를 작곡하기도 했다. 2001년부터는 JYP엔터테인먼트의 수장으로 비, 원더걸스, 투피엠, 트와이스에 이르는 K팝 스타를 배출했다.
박진영은 이날 방송에서 150분간 29개의 무대를 선보이며 음악 인생 30년을 수놓은 순간들을 되돌아봤다. KBS는 지난달 30일 여의도 KBS 홀에서 진행한 공연을 녹화해 송출했다.
박진영은 방송 내내 힘을 뺀 듯하면서도 절도가 느껴지는 춤사위로 관객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공기 반 소리 반'으로 널리 알려진 특유의 가성을 동반한 창법은 관객의 추억을 되살렸다.
특히 박지윤의 '성인식'을 커버한 박진영이 뒤로 돌아 다리를 쫙 벌리고 춤을 추기 시작하자 객석에서 큰 환호성이 터졌다.
이날 방송에서 박진영은 지오디, 원더걸스, 트와이스 등 자신을 거쳐 간 후배 가수들과 무대를 함께하며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다시금 입증했다.
지오디의 '촛불 하나'와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에서는 수많은 히트곡을 써 내려간 그의 작곡 능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객들이 투피엠의 '어게인 & 어게인'과 원더걸스의 '쏘 핫' 안무를 추는 장면에서는 안무가로서의 기량이 드러났다.
함께 무대를 꾸민 후배들은 입을 모아 자신을 아티스트로 성장시켜 준 박진영에게 감사를 표하며 훈훈한 광경을 연출했다.
데뷔 초기 어려웠던 과거를 회상한 박준형은 "(박진영과) 같이 살던 시절 비닐봉지에 가득 사줬던 아이스크림을 아직도 기억한다"며 "나한테는 아기였지만, 아빠 같은 아기였고 영웅이었다. 슬쩍 반말해도 아이스크림을 사주니까 봐줬던 기억이 난다"며 모두를 웃겼다.
비는 "20년 넘게 활동하며 약해질 때마다 형을 많이 생각했다"며 "형이 지나간 길을 걸으며 형이 얼마나 외롭고 쓸쓸했을까 생각한 적도 있다. 진영이 형의 소개를 받아 슈퍼 루키로 이 무대에 올랐던 제가 형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어 영광"이라고 박진영을 치켜세웠다.
JYP엔터테인먼트의 작곡가로 동고동락하며 제작자로서의 역량을 키운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영상 메시지를 남겨 박진영을 놀라게 했다.
방 의장은 "진영이 형과 저는 어떤 관계로 규정할 수 있는 사이가 아닌 형제"라며 "평생 음악하고 무대에 서고 싶다고 했는데, 꿈꾸는 무대를 불태우고 행복하게 무대에서 내려가면 좋겠다. 40주년에도 이런 자리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영은 2시간 넘는 공연에도 지친 기색 없이 격한 안무를 소화하며 무대를 즐기는 '딴따라'의 진면모를 보였다. 관객들이 후렴을 따라 부르는 모습을 보며 제자리에서 방방 뛰며 기뻐하는 모습에서는 변치 않는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공연 말미 '피버', '스윙 베이비'로 분위기를 한껏 띄운 그는 '허니'에 이어 재차 '날 떠나지마'를 부르며 공연을 마쳤다. 박진영은 그의 이름을 연호하는 관객들을 바라보며 환갑을 맞이하는 8년 뒤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환갑까지 8년 남았는데 제 노래와 춤 아직 괜찮죠? 감사합니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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