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마을 학교 ‘재학생 0명’ 눈앞…모교 사라져
[KBS 창원] [앵커]
추석 연휴, KBS창원은 경남의 인구 소멸 문제를 진단하는 연속 기획을 마련했습니다.
계속된 학령인구 감소로 문을 닫는 우리 고향의 모교들이 점차 늘고 있는데요.
사상 최저의 합계출산율로 경남의 미래 인구를 예측해 보니, 폐교에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김효경 기자입니다.
[리포트]
150여 명이 사는 작은 섬, 통영 곤리도입니다.
섬 꼭대기에는 초등학교 분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학교의 유일한 재학생은 6학년 이지미 양.
모든 수업은 담임 선생님과 학생, 단 두 명이 전붑니다.
["(무지갯빛 환한 불이 살아났다.) 고개를 갸웃하신 건 역시 아버지였다."]
졸업식까지 남은 기간은 다섯 달 남짓.
887번째 졸업생이 배출되면 분교 재학생은 한 명도 남지 않습니다.
[이지미/통영 산양초 곤리분교 6학년 : "졸업식 가면 왠지 너무, 안 운 언니들도 있었는데, (저는) 좀 울 것 같은데, 울고 슬프고 아쉽고 하는 느낌이 들 것 같아요."]
내년 새 학기 신입생이 없어, 학교는 폐교 수순을 밟게 됩니다.
[허태욱/통영 산양초 곤리분교 선생님 : "이제 학교는 폐교가 될 예정이고요. 아마 (입학할) 다른 학생이 생기더라도 (곤리 분교가)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올해 경남의 초등학교 입학생 수는 2만 4천여 명, 의령이 84명으로 가장 적고 창원이 7천6백 명으로 가장 많습니다.
KBS가 국토연구원과 함께 경남의 미래 인구를 예측했더니, 50년 뒤 의령과 하동, 산청과 함양, 합천의 초등학교 입학생은 한해 10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취재기자가 다녔던 부산의 모교를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취재기자가 다니던 2003년, 6학년 학생 수는 172명이었지만 현재 6학년 학생은 112명, 65% 수준입니다.
[고난영/부산 연신초 교장 : "(과거에) 학급 수가 35, 36학급으로 각 학급의 학생 수도 많았었습니다. 각 학교의 학생 수가 줄어서 학급수도 줄어드는 것 아닌가…."]
학교의 붕괴는 지역사회, 나아가 공동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홍인기/좋은교사운동 초등정책팀장 : "학교가 있을 때 마을과 학교가 없는 마을은 완전히 다르죠. 학교가 없어지면 젊은이들이 아이들을, 교육을 위해서 우리는 교육이 너무 중요해서 (지역을) 다 떠나게 됩니다."]
유례를 찾기 힘든 우리나라의 저출생 문제, 지역 소멸까지 이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사회적 질문을 던져야 할 땝니다.
KBS 뉴스 김효경입니다.
촬영기자:최현진/그래픽:백진영
김효경 기자 (tellm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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