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로 ML 문 열리나했더니…KBO 구원왕 'ERA 10.42 붕괴' 시즌 마무리, 충격 그 자체였다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KBO 리그 구원왕이 끝내 메이저리그 무대 조차 밟지 못하고 시즌을 마무리하다니. 올해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던 한국인 우완투수 고우석(26)이 결국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고우석이 소속된 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더블A 펜사콜라 블루와후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 위치한 블루와후스 스타디움에서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더블A 몽고메리 비스킷츠를 상대로 연장 10회 접전 끝에 6-5 승리를 거두고 2024시즌 일정을 마쳤다. 이날 펜사콜라는 투수 7명을 기용했으나 고우석은 끝내 등판하지 않았다.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펜사콜라는 이날 경기를 끝으로 이번 시즌 일정을 끝냈다. 이는 곧 고우석의 2024시즌도 사실상 마무리됐음을 의미한다.
올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애미를 거치며 마이너리그 트리플A와 더블A에서만 뛰었던 고우석은 마이너리그에서 44경기에 나와 52⅓이닝을 던져 4승 3패 3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6.54를 남기는데 그쳤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LG 트윈스 구단의 허락을 받아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한 고우석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에 계약을 맺어 마침내 빅리그 입성에 성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46에 그치며 최악의 부진을 겪은 고우석은 서울시리즈에 앞서 열린 친정팀 LG와의 스페셜게임에서 이재원에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부진, 결국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맛봤다.
샌디에이고 산하 더블A 샌안토니오 미션스에서 2024시즌을 맞은 고우석은 10경기에 나와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38로 그리 인상적인 투구는 남기지 못했다.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바로 트레이드 소식. 샌디에이고는 지난 5월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즈를 영입하기 위해 마이애미에 고우석과 유망주 3명을 묶어서 보내는 4대1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고우석이 마이애미로 이적하면서 메이저리그 승격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당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던 마이애미는 본격적인 리빌딩에 착수한 팀이라 고우석에게도 머지 않아 메이저리그로 콜업할 것이라는 예상이 줄을 이었다.
실제로 피터 벤딕스 마이애미 단장은 트레이드로 고우석을 영입한 직후 "고우석은 한국에서 좋은 경력을 쌓았다. 한국 같이 익숙하지 않은 해외 리그에서, 새로운 언어를 쓰는 나라로 오게 되면 적응이 어려울 수 있다. 우리는 고우석이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본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마침 마이애미는 지난 7월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맞춰 태너 스캇, 브라이언 호잉 등 주요 불펜투수들을 트레이드로 내보내면서 불펜투수진이 헐거워졌다. 그럼에도 고우석을 바라보는 시선은 냉정 그 자체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고우석이 마이애미 이적 후 뭔가 나아진 모습을 보여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바꿔입자마자 마이애미 산하 트리플A 잭슨빌 점보쉬림프에서 활약한 고우석은 16경기에 나와 21이닝을 던져 2승 1홀드 평균자책점 4.29를 남기며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여주지 못했다. 끝내 더블A로 강등된 고우석은 펜사콜라 소속으로 18경기에 등판해 19이닝을 던졌으나 결과는 2승 1패 2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10.42로 처참했다. KBO 리그 구원왕의 빅리그 도전은 그렇게 실패로 끝났다.
2017년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2019년 65경기 71이닝 8승 2패 3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2로 활약하며 LG의 마무리투수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2021년 63경기 58이닝 1승 5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2.17로 활약한 고우석은 2022년 61경기 60⅔이닝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뛰어난 투구를 보여주면서 생애 첫 구원왕에 올라 야구 인생의 전성기를 맞았다. 지난 해에는 정규시즌의 아쉬움을 한국시리즈에서 풀었다. 정규시즌에서는 44경기 44이닝 3승 8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3.68로 아쉬움을 남긴 고우석은 한국시리즈에서 LG의 통합 우승을 확정하는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으며 헹가래 투수로 등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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