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항공유 사용에 푯값 오를까… 친환경과 가격의 딜레마 [모빌리티&라이프]
지속가능항공유(SAF)는 폐식용유, 농업 부산물이나 대기 중에서 포집한 탄소 등을 이용해 생산한 친환경 대체 연료다. SAF 혼합 연료를 넣은 여객기가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정부가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에 SAF 혼합유 사용을 의무화를 추진하며 소비자의 티켓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피할 수 없는 친환경 비용인 셈이다.
지난달 30일 우리나라에서 국산 SAF를 활용한 국제노선 정기 운항이 시작됐다. 대한항공의 인천발 일본 하네다행 노선 항공편에 SAF를 1% 혼합 사용한 여객기가 투입되며 한국은 전세계 20번째 SAF 급유 국가가 됐다.
운항노선, 기간, SAF 혼합비율 등은 항공사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국내 정유사와 SAF 구매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국제항공 탄소규제가 강화되는 2027년부터는 SAF 혼합의무화 제도 도입이 추진된다. 혼합비율은 1% 내외로, 약 16만t의 탄소배출 감축 효과가 예상된다.
정부는 국내 기업의 관련 연구·개발(R&D), 시설투자가 적기에 이루어질 수 있도록 투자세액공제 확대 방안 등도 검토하고 있다. SAF 생산의 주 원료인 폐식용유 이외에도 동물성 유지, 팜 부산물 등 현재 기술로 활용할 수 있는 해외 바이오자원을 공동 조사하고, 국내 기업이 사용을 희망하는 원료에 대해서는 SAF 생산실증 및 품질검증도 지원할 예정이다.
◆탄소배출은 줄지만 티켓 가격은 상승
SAF는 기존 항공유에 비해 탄소 배출량을 80%까지 저감할 수 있어 전세계에서 사용이 확대되고 있다.
문제는 SAF가 일반 항공유 대비 3배 정도 비싸다는 점이다. 항공유는 항공사 매출원가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아 운임에 큰 영향을 미친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인해 SAF 사용이 확대되면서 향후 10∼15년간 국제 항공요금이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루프트한자, 스위스항공, 오스트리아항공 등을 두고 있는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은 내년부터 EU 회원국 및 영국, 노르웨이, 스위스에서 출발하는 모든 항공편에 최대 72유로(약 10만6000원)의 요금을 추가로 부과할 예정이다.
앞서 에어프랑스-KLM 그룹도 프랑스가 SAF 도입을 의무화하면서 항공기 티켓에 최대 12유로(약 1만8000원)의 요금을 추가했다.
EU 외에도 미국은 2050년까지 항공유 수요의 100%를 SAF로 사용할 방침이다. 일본은 2030년까지 항공유 중 10%를 SAF로 대체할 예정이다. 글로벌 SAF 사용은 2022년 24만t에서 2030년 1835만t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항공유 수출 1위 국가인 우리나라는 그동안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비용 문제 등의 이유로 SAF 시장에서 한발짝 떨어져 있었다.
아직까지는 SAF 사용량이 매우 적어 항공기 티켓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향후 SAF 사용 비율이 늘어날수록 결국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국토부는 향후 SAF 사용 의무화가 항공운임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국제항공 운수권 배분 방식 개선, 가칭 ‘항공탄소마일리지 제도’ 도입,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등 티켓 가격에 직간접적으로 포함된 다른 비용을 상쇄할 수 있는 인센티브 방안을 검토하거나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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