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수준이 그렇지”…‘늘 깎아내리는 상사’ 괴롭힘 가해자일까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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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직 A씨는 6개월째 직장 상사로부터 이런 대우를 받으며 병원 상담을 받고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도 고민 중인데 과격한 폭언이나 폭행, 따돌림 같은 극단적 상황이 아니어서 망설이는 중이다.
A씨 사례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업무능력 및 성과 무시' 유형으로 직장 내 괴롭힘 대상에 해당한다.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를 명시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시행된 이후 매년 신고 건수가 폭증하고 있지만 처벌 된 사례는 많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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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엔 가해자 형사처벌 조항 없어
A씨는 “휴대폰만 보면 상사의 메시지가 뜰까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평가절하에 시달리다 보니 스스로 못난 사람이라는 생각에 우울감이 커져간다”며 “이직을 하더라도 그냥 그만두면 화병이 날 것 같다”고 호소했다.
A씨 사례는 ‘합리적 이유 없는 업무능력 및 성과 무시’ 유형으로 직장 내 괴롭힘 대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상대 측에서 업무에 필수적인 지시였다고 주장하며, 사측을 동원해 A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만들어내며 반박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직장 상사의 연락 빈도와 요구 수준, 지속적인 성과 무시 발언이 일반적인 기준에 견줘 얼마나 지나친 처사인지를 두고 다투게 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제도 시행 첫 해인 2019년 2130건이 접수됐고 2020년 5823건, 2021년 7774건, 2022년 8961건, 지난해 1만960건으로 매년 수천 건씩 늘어났다.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누적 신고 수는 3만9316건이다.
이 중 3만8732건이 처리 완료됐고 개선 지도는 4005건, 과태료 501건, 검찰 송치 709건이었다. 검찰로 송치된 사건 중 총 302건이 기소로 이어져 기소율은 0.78%를 기록했다.
기소까지 이어진 사건이 적은 이유는 해당 법으로는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이 불가능한 점이 꼽힌다. 근로기준법상 형사처벌 규정은 ‘사업주’에 한 해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 근로자 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5인 미만 사업장’, ‘가해자와 소속이 다른 하청∙용역∙위탁노동자’, ‘친인척으로 구성된 가족회사’, ‘프리랜서∙특수고용직’ 등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이 아닌 노동자는 ‘법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은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사례가 압도적으로 많아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또 기준이 모호해 ‘기타’로 종결되는 사례도 많다. 처리 시한이 없고 사업주가 신고자에게 결과를 통보할 의무도 규정돼 있지 않아 신고 후 마냥 기다려야 하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고용부는 이에 대해 “프랑스, 노르웨이, 호주 등 대부분 해외국가가 괴롭힘 정의에 ‘지속 또는 반복성’ 요건을 두고 있다”며 “(괴롭힘 기준을 명확히 해) 예측 가능성과 객관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제도 개선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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