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몰아칠 때 느낌" 무서운 김도영, 8G 남기고 '마침내' 감 잡았다... 36·37호 폭발! 꿈의 40-40 정조준 [수원 현장]
김도영은 1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3번 타자 및 3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3득점을 기록, KIA의 10-5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로써 KIA는 83승 2무 51패로 7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까지 매직넘버 1을 남겨두게 됐다. 이날 경기가 없던 2위 삼성 라이온즈(75승 2무 59패)와 승차는 8경기로 빠르면 17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서 정규 우승을 확정할 수 있게 됐다.
이날 김도영은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2회 말 무사 1, 2루서 김상수의 땅볼 타구를 잡아 3루에 터치 후 2루로 송구해 병살타를 만들더니 3회 초 타석에서는 KT 선발 웨스 벤자민의 초구(시속 146㎞ 직구)를 공략해 비거리 130m 좌중월 홈런을 때려냈다. 9월 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35호 포 이후 보름 만에 나온 36호 포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9회 초 마지막 타석에서는 1사 1, 2루서 김민수의 3구째 직구를 통타해 비거리 125m 중월 3점 아치를 그렸다. 시즌 37호 포. 이에 경기 후 KIA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과 관련해 "경기 초반 김도영의 병살 수비 등 여러 차례 좋은 장면이 있었다"며 "9회 초 박정우의 적시타와 김도영의 쐐기 홈런으로 승부를 결정지었다"고 따로 언급했다.
김도영은 홈런 2개를 추가하며 37홈런 39도루를 기록, 3홈런 1도루만 추가하면 KBO 리그 국내 선수 최초 40-40에 성공한다. 그동안 KBO 리그에서 한 시즌 40-40에 성공한 선수는 2015년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뿐이었다.
매직넘버를 줄인 것만큼이나 반가운 소식은 김도영이 마침내 홈런 감을 잡았다는 것이다. 특히 김민수에게 친 홈런은 바깥쪽 낮게 떨어지는 다소 어려운 코스의 공이어서 살아난 타격감을 실감케 했다.
경기 후 만난 김도영은 "타석에 계속 들어서면서 (감이) 좋아지는 것이 느껴졌다. 마지막 타석에서는 공을 보는 데 완전 (타격감이) 좋았을 때, 4월에 몰아칠 때의 느낌이 들어서 앞으로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마지막 홈런의) 그 코스는 나도 처음 쳐본 것 같다. 그래서 내게도 정말 뜻깊은 홈런이었다. 그 느낌을 계속 기억해야 할 것 같다"면서도 "감 자체는 정말 좋아졌지만, 내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야구가 항상 그렇다. 그래도 좋은 기억을 가지고 타석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 의식하지 않고 똑같이 하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김도영의 말대로라면 KIA가 정규시즌을 8경기만 남겨둔 가운데 3홈런 1도루를 추가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4월의 김도영은 타율 0.385(104타수 40안타) 10홈런 14도루, 출루율 0.426 장타율 0.750 OPS 1.176으로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김도영이 올 시즌 가장 많은 홈런과 도루를 기록한 달로 KBO 리그 최초 월간 10홈런-10도루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 홈런은 타이거즈 역사에서도 뜻깊은 홈런이었다. 김도영은 37호 포를 쏘아 올리면서 2009년 김상현의 36홈런을 넘어 KIA 구단 국내 선수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갈아치웠다.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인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의 40홈런까지도 3개만을 남겨뒀다. 김도영은 "35홈런에서만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2개를 쳐서 앞으로 마음 편히 타석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타이거즈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은 몰랐는 데 정말 영광스럽다. 앞으로 내가 그 기록을 꾸준히 깰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남은 목표는 40-40과 하루빨리 정규시즌 1위를 확정하는 것이었다. 김도영은 "앞으로 남은 목표를 말하라고 하면 당연히 40-40일 것이다. 하지만 항상 목표를 의식하면 좋은 결과가 안 나왔던 것 같다. 그동안 잘 맞은 타구가 잡힌 것도 있어서 소심해지는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똑같이 야구장에 나와 타석에서 좋았을 때 느낌을 가지고 연습하니까 완전 좋았을 때로 되돌아오는 느낌이라 앞으로도 타석에서 내 것만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빨리 매직 넘버를 지우는 게 선수들의 목표다. 모두 광주에서 우승하고 싶다는 생각은 가지고 있었지만, 항상 팀이 이기는 게 팬분들한테도 좋은 장면이라 항상 이기는 야구를 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원=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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