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달이 울리고 웃긴 게임들

김형근 2024. 9. 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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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보름달이 떠오르는 추석이 다가온다.
올해도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풍성한 오곡백과의 추수에 감사하고 조산의 얼을 기리는 뜻 깊은 민족 전통의 명절인 추석은 많은 이들에게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선사했다.

그리고 추석 날인 음력 8월15일 보름달이 떠오르는 만큼 추석을 상징하는 것 중 보름달이 빠지지 않고 있다. 올해는 열대야 속 구름 사이로 보름달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예보가 이어지며 가족들과 함께 하는 달구경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달은 우리가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천체인 만큼 전 세계에서 달은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동양권에서는 긍정적으로, 서양권에서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반대로 쓰이는 경우도 많았고, 이런 다양한 달과 관련된 이야기들은 수많은 활자와 영상 미디어, 그리고 게임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에 데일리게임은 2024년 추석을 맞이해 달을 주제로 하거나, 중요한 요소로 삼은 게임들이 등장했는지에 대해 과거를 돌아보기로 했다.

포탈건의 위력은 달까지 닿았다.
◆ '달'까지 포탈건이 닿을 수 있을까? '포탈2'

1인칭 슈터 퍼즐 플랫폼 게임 시리즈 '포탈'은 포탈건과 다양한 장비를 활용하며 공간 퍼즐을 풀고 이야기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복합 장르 퍼즐의 즐거움을 이용자들에게 선사한 게임이다.

이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프랜차이즈 두 번째 게임 '포탈2'는 1편의 주역인 첼과 글라도스의 새로운 관계와 함께 이야기의 배경이 된 애퍼처와 소유주 케이브 존스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를 다루며 1편 이상의 재미를 줬다.

특히 2편에 새롭게 등장했던 인격 코어 휘틀리는 덤벙대는 성격에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초반 여정에 동반자 역할을 담당했고, 자신이 글라도스 대신 통제권을 갖게된 뒤의 교활한 악당으로써의 행보로 반전 캐릭터로써의 면모를 보여줬다. 또한 한 때 서로 죽이려고 치열한 대결을 펼쳤던 했던 첼과 글라도스의 협력이라는 귀한 장면을 이끌어내며 게임 성공의 숨은 공신 역할도 담당했다.

다양한 난관을 헤쳐 나가던 첼과 글라도스가 휘틀리의 함정에 빠져 위기를 맞이한 순간 달을 향해 첼이 포탈건을 쏘자 달 표면에 포탈이 열리는데, 이 순간은 개발자들의 상상력에 이용자들이 놀라움을 표시한 명장 면 중 하나로 꼽힌다.

멀리 달에 포탈을 여는 순간과 포탈에 빨려 들어가 달 표면에서 몸부림치는 순간, 그리고 그러한 가운데 저 멀리 보이는 지구의 모습은 게임임을 알고 보더라도 참 아름답고 잘 구현됐다는 생각이 들게 되는데, 이 장면들의 달과 지구의 모습이 단순한 재현이 아닌, 나사((NASA, 미 항공우주국)가 직접 촬영했던 실제 달과 지구의 모습이라는 점이 엔딩서 드러나 정신 없는 마지막 전투를 치렀던 이용자들이 박수를 치며 개발자들의 센스에 감탄하기도 했다.

달 기지의 위기를 과학의 힘으로 벗어나야 한다.
◆ 나사가 직접 참여한 게임 '문베이스 알파'

'포탈2'가 잠시나마 달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게임이었다면 '문베이스 알파'는 게임 개발 과정에 나사가 참여한 게임으로 사실적인 달 탐험을 경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줬다.

지난 2010년 온라인 서비스인 스팀을 통해 처음 공개된 '문베이스 알파'는 나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메리카즈 아미' 게임 시리즈로 유명한 아미 게임 스튜디오(구 ARMA 게임 스튜디오)와 나사의 체험형 게임을 개발한 버추얼 히어로즈에서 개발한 가상 체험 게임이다.

언리얼 엔진 3 기반으로 제작된 '문베이스 알파'는 2032년의 달 탐사기지에 운석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해 이용자가 조작하는 연구진들이 그 문제들을 해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오프라인은 물론 최대 6인까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방식까지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이 제공된다.

특히 다른 이용자에게 전달할 이야기를 글로 입력하면 기계음으로 말해주는 기능이 있어 한때 북미 지역에서 높은 인기를 누린 바 있으며, 미션보다 이 기능을 이용해 채팅 프로그램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한편 이 게임과 이름이 비슷한 '문베이스'라는 웹게임도 존재했는데, 즐길 수 있는 방식은 달랐지만 월면차의 움직임, 달의 표현 정도가 웹게임의 수준에서는 굉장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눈물샘을 자극하는 명작 스토리 게임 '투 더 문'
◆ 인생 마지막 소원 '달로 가는 여행'에 동참하는 '투 더 문'

2011년 11월에 인디 개발사 프리버드 게임즈에서 출시된 '투 더 문'은 10년 이상 게임 팬들로부터 달을 주제로 한 게임 중에서도 가장 감동적인 게임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이 게임은 사람의 기억을 바꾸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마지막 소원을 이뤄줘 행복한 죽음을 맞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대중화된 세계를 배경으로 달에 가고싶어 하는 주인공 조니의 꿈을 이루기 위한 여정을 그리고 있다.

이 게임의 목적은 기억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다양한 사건과 마주하며 왜 주인공 조니가 달에 가기를 원하는가를 밝혀내는 것으로, 일본식 롤플레잉 풍의 아기자기한 그래픽과 간단한 조작의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스타일의 게임 진행을 통해 감동 가득한 동화 한 편을 읽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여기에 '식물 대 좀비' 사운드트랙의 작곡가이자 '라쿠엔'의 개발자로도 잘 알려진 로라 시기하라가 참여한 테마곡 '에브리씽즈 올라잇(Everything's Alright)'과 사운드트랙의 곡 역시 게임의 완성도를 한층 높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다하다 달과도 싸우라는 게임 '데드 스페이스3'.
◆ 인류여 절망하라! 달이 최종 보스로 등장한 '데드 스페이스3'

서양에서의 달의 부정적 이미지가 가장 극대화된 게임을 꼽자면 비세랄 게임즈에서 개발하고 일렉트로닉 아츠에서 출시한 '데드 스페이스3'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주를 무대로 한 서바이벌 호러 프랜차이즈 '데드 스페이스'의 세번째 작품인 '데드 스페이스3'는 '우주공돌이' 아이작 클라크가 얼음 행성 타우 볼란티스에서 공격해오는 네크로모프와 유니톨로지 교도들을 물리치고 생존하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게임에서는 최종 보스로 타우 볼란티스의 위성인 '브레드렌 문'이 등장하는데 그 정체는 거대한 하나의 네크로모프 지성체로 행성 표면의 생명체나 사체, 그리고 행성의 지반 일부를 흡수한 레드 마커들이 블랙 마커를 중심으로 뭉치는 '합일'의 과정을 통해 형성된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게임 내 등장하는 다양한 크기의 네크로모프 중 가장 큰 크기를 자랑하며 게임의 최종 보스 답게 압도적인 공격력과 불합리할 정도의 공격 패턴으로 아이작과 그 동료를 괴롭히며 데스신 조차도 발판째로 달에 잡아먹히며 끝나는 허무하다면 허무하지만 압도적인 공격력의 차이에서 오는 무기력감을 잘 보여준다.

온갖 고생 끝 달을 물리치면 달은 활동이 정지되며 타우 볼란티스에 충돌해 최후를 맞이하지만 이미 형제 달들을 불러들였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DLC '어웨이큰드'에서는 이 형제 달들이 대규모로 지구 근처에 모습을 드러내며 이용자들에 다시 한 번 절망을 안기고 결말을 맞이한다.

지구서 난리치더니 갑자기 집인 달로 돌아가겠다고 또 소동을 벌인다.

◆ 엽기토끼들의 집이 달이라고? '래비즈: 고 홈'

유비소프트의 인기 액션 게임 레이맨 시리즈의 감초 캐릭터로 다양한 슬랩스틱 코미디를 선보인데 이어 슈퍼마리오와의 컬래버레이션 게임의 주역으로도 활약한 래비드들도 실은 집이 달이었다.

엽기토끼 래비드들이 단독 주인공으로 등장한 닌텐도 위용 액션 게임 '래비드: 고 홈'은 앞서 등장했던 세 편의 등장 작품에서 온갖 사고를 치고 다니던 래비드들이 갑자기 집인 달로 돌아겠다며 벌이는 분투기를 다루고 있다.

이 우격다짐 토끼들은 달까지 닿는 기둥을 세워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단순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의 사정은 아랑곳 않고 쇼핑 카트를 타고 돌아다니면서 온갖 물건들을 닥치는대로 쓸어 담는다. 덕분에 게임의 배경이 되는 곳들은 난장판이 되고 추격자들까지 따라 붙지만 래비드들의 기세는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다.

그리고 엔딩에서 그동안 모은 잡동사니들과 함께 달로 향하는 래비드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미소가 지어지는 동시에 그동안의 고생에 살짝 피로도 느껴진다.

솔직히 이 게임에서 달은 이용자가 래비즈를 조작해 게임을 클리어해 가야할 목적지에 불과하지만 그 목적지를 향한 무서운 집념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슬랩스틱 코미디는 '알고보니 달토끼'였던 엽기토끼들의 집으로의 여정을 함께하는 이용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한다.

'워크래프트3'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의 이미지가 많이 바뀐 '달의 여사제'.
◆ 나이트 엘프의 영웅들 '달의 여사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워크래프트' 프랜차이즈에 등장하는 나이트 엘프 진영에는 달을 숭상하는 '달의 여사제(Priestess of the Moon)'라는 유닛이 존재한다.

'워크래프트3'의 영웅 유닛은 물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NPC 및 사제 계열 캐릭터로 등장하는 '달의 여사제'는 나이트 엘프 종족이 숭배하는 달의 여신 '엘룬'을 섬기며 빛을 발하는 은 갑옷에 마법의 활을 챙겨 여명의 설원의 눈 호랑이들을 타고 전쟁터로 뛰어든다는 설정을 가지고 있다.

원거리 공격에 특화된 민첩 영웅이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기본 공격 속도는 원거리 지능계열 영웅보다 낮고 밸런스 문제로 민첩과 관련한 너프를 받아 아쉽다는 평가를 많이 받는다. 이에 존재 가치로까지 평가받는 '정조준 오라' 스킬을 활용해 주변 아군 유닛의 원거리 공격력을 높이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또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는 게임에서의 사제 컨셉트와 역할이 힐러 또는 캐스터다보니 원작의 설정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설정의 피해자'로 자리하고 있다. '별 조각'이라는 고유 스킬이 존재하긴 했지만 종족별 평준화를 위해 삭제되고, '정조준 오라'는 사냥꾼에게, '별똥별'은 드루이드의 스킬이 되며 이름만 남게 됐다.

대신 나이트엘프 수장 티란데 위스퍼윈드가 원작의 스킬을 일부 재현하고 NPC들이 '워크래프트3'의 주요 대사를 이야기해 아쉬우나마 원작의 요소를 간접 경험할 수 있다.

김형근 기자 (noarose@dailygam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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