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립 뮤지엄 ‘연합展’⋯ 우리가 사랑한 실학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 기념 유쾌한 반란
道 최초 동·북부 공·사립뮤지엄 6곳과 합심
남·북부 권역 간 문화 불균형 해소 온힘
경기문화재단 실학박물관이 경기 남·북부의 문화예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북부 권역에 있는 사립 뮤지엄들과 똘똘 뭉쳤다. 실학박물관을 비롯한 동·북부의 공·사립 뮤지엄 7곳은 같은 주제로 각기 다른 연합전시를 추진해 경기 북부의 문화예술 활성화에 시동을 건다.
16일 실학박물관에 따르면 실학박물관은 2억원의 예산을 들여 내년 3월까지 경기 동·북부 공·사립 뮤지엄 6곳과 함께 ‘다산 정약용과 한강’이라는 공동 주제로 연합전을 개최한다. 실학박물관 개관 15주년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연합전은 경기도 내 최초로 공·사립 뮤지엄이 북부 권역의 문화 활성화를 위해 손을 잡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서 경기 남부 권역과 북부 권역간에는 문화시설 불균형 등으로 인한 문화 격차가 심각한 점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경기도의회 문화체육관광연구회가 지난해 발표한 ‘경기도 남부·북부의 문화관광 분야 격차 해소 및 균형발전방안 연구’를 보면 2021년 기준 남부엔 박물관이 85곳(66.4%) 있는 데 비해 북부엔 43곳(33.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관 역시 남부엔 36곳(66.6%), 북부엔 18곳(33.3%)이 있어 북부의 문화시설 수가 남부의 절반에 불과했다.
특히 연구회가 지난해 도 공무원 391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경기북부가 남부보다 문화관광 분야가 낙후돼 있다고 생각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57.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에 뮤지엄 7곳은 연합전시를 통해 동·북부 지역의 박물관, 미술관을 더욱 알려 북부 도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늘리고, 한강·정약용 등을 통해 북부 지역의 문화관광 활성화를 꾀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서호미술관은 ‘다산, 강따라 마주하다(10월18일~12월8일)’ 전시를 통해 두물머리에서 북한강과 남한강이 하나의 강으로 합쳐져 한강으로 흐르는 지점을 주제로 풀어낸다. 정정주, 고산금, 신형섭, 강애란 등 4명의 작가가 다산이 추구했던 실학의 세계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는 전시를 펼친다.
한강뮤지엄은 정약용의 생각과 지혜를 재조명하는 현대미술전 ‘타라탁탁-열수(洌水)의 꽃, 정약용의 아언각비(雅言覺非)(10월1일~2025년 3월9일)’를 개최한다. 열수는 정약용이 고향인 한강변을 지칭했던 말이고, 아언각비는 유배 후 고향으로 돌아와 1819년 저술한 서적이다. 한강뮤지엄은 열수를 주제로 한 실외전에서 한강에 대한 정약용의 애정을 보여주고, 아언각비를 주제로 한 실내전에서 현대인의 말과 정보를 되짚어 보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특히 실학박물관은 아버지 정약용이 아들들에게 내린 ‘하피첩’, 정약용이 고향의 사계절을 노래한 ‘소천사시사’ 등의 유물을 현대예술로 표현한 전시 ‘정약용과 한강, 두강(斗江)에서 만나다(12월~2025년 2월)’를 선보인다. 실학박물관은 연합전시를 종합해 현대예술과 실학의 학술을 융합할 계획이다.
또 우석헌자연사박물관은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을 중심으로 한 교육 체험 행사 ‘정약용을 그리다(10월1일~31일)’를 기획했다. 광물, 화석, 암석 채취 자료를 바탕으로 ‘한강’과 ‘정약용’을 주제로 한 3종의 역사·과학 융합형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와 함께 모란미술관은 정약용의 기예론에 담긴 정신을 실현하는 ‘모란 청소년 입체미술 공모행사(8월22일~12월27일)’를, 프라움악기박물관은 정약용을 기념해 야외 오페라와 실내 한국 가곡을 공연하는 ‘음악이 흐르는 한강(10월26일)’을, 남양주시립박물관은 ‘정약용 문화제’ 기간에 ‘다산 정약용, 실학을 집대성하다(10월11일~12일)’ 문화행사를 개최한다.
한국희 우석헌자연사박물관장은 “공·사립 뮤지엄이 만나면 각각 다른 콘텐츠로 엄청난 시너지를 낼 수 있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한 걸음을 뗀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며 “경기도의회와 경기문화재단 등의 도움으로 첫 단추를 잘 끼었으니 발전적으로 나아가 경기 북부의 자연, 역사, 유물 등을 널리 알리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필국 실학박물관장은 “공·사립 뮤지엄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지역사회,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길 바란다”며 “실학의 현재적 가치, 실학의 동시대성을 조명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 현재 당면한 문제들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실학의 가치가 관객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석균 경기도의회 의원(국민의힘·남양주 1)은 “뮤지엄들의 ‘유쾌한 반란’으로 관객들이 새로운 시도, 재창조의 가치를 느끼게 될 것”이라며 “연합전시를 플랫폼화 해 해마다 동·북부 뮤지엄들이 도민에게 새롭게 다가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지원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보람 기자 kbr1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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