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위기 두번 넘은 트럼프 지지층 결집 호소…초박빙 美 대선 또 출렁

류정민 특파원 2024. 9. 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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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앞둔 시점서 또 암살 시도, 트럼프 측근 '민주당이 원인 제공' 주장도
위스콘신·NC 등 경합주 이달부터 사전투표…오바마 "민주당 결집" 호소
미 대선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대통령 선거를 51일밖에 남겨 두지 않은 15일(현지시간)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노린 암살 시도 사건이 또 발생했다.

지난 7월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약 두달 사이 미국 전직 대통령이자 대선 유력 주자가 두 차례나 살해 위협에 처한 것으로, 초박빙 구도로 흐르고 있는 2024년 미 대선에 이번 암살 시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 수사당국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요일을 맞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본인 소유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측근들과 골프를 치던 중 총기에 의한 암살 시도에 노출됐다.

이날 오후 1시 30분경, 미국 비밀경호국(SS) 요원이 트럼프보다 300~500야드(274~457m) 떨어진 한두 홀을 앞서 이동하다 소총 총구를 발견했다. 경호국 요원들이 트럼프 일행을 향해 '엎드려라'(get down)라고 외치며 곧바로 대응사격에 나서는 등 발 빠른 조치를 취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시 한번 암살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한 기자회견 중 경찰이 용의자의 총기 사진을 들고 있다. 2024.09.16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뉴욕타임스(NYT)는 익명의 수사당국자를 인용해 용의자가 하와이 출신의 58세 남성인 라이언 웨슬리 라우스(Ryan Wesley Routh, 58세)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고문인 수지 와일스와 크리스 라시비타는 캠프 직원들에게 사건 직후 보낸 이메일을 통해 용의자를 '사악한 괴물'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특히 라시비타 등 공화당 진영 인사들은 이날도 민주당이 트럼프를 향해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며 공세를 펴는 게 그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원인이라고 주장하며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트럼프 캠프는 이날 사건이 보도된 후 지지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새로운 기부를 요청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평소 자주 글을 올리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사건 당일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측근 인사들은 앞다퉈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이번 사건이 지난 10일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와 대선 TV토론에서 판정패했다는 평가를 만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더구나 이달부터 위스콘신, 노스캐롤라이나 등 경합주를 포함한 부재자를 대상으로 한 사전투표가 속속 시작된다는 점에서 지지층의 투표율을 높이는 게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발등의 불과 같은 시급한 과제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2일 (현지시간)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9.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NYT에 따르면 이달 11일 앨라바마주를 시작으로 19일에는 경합주인 위스콘신주가 부재자를 대상으로 한 우편투표 발송을 시작할 예정이다. 20일에는 미네소타와 사우스다코타가 우편 발송과 대면 사전 투표를 시작하며, 버지니아주는 대면 사전 투표를 시작한다.

21일까지는 노스캐롤라이나를 포함한 11개 주가 우편 투표 용지를 발송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위스콘신과 노스캐롤라이나 등은 이번 대선 결과의 키를 쥐고 있는 경합주로 분류된다.

10명의 선거인단이 걸린 위스콘신의 경우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인 바이든 대통령이 49.45%의 득표율로, 48.83%의 득표율을 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불과 0.62%포인트(p)로 앞서며 10명의 선거인단을 가져가며 대선에서 승리했다. 2016년에는 트럼프가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47.22%대 46.45%로 0.77%p의 근소한 우세로 10명의 선거인단을 획득하는 등 지지층 결집에 힘입어 경합주에서 우세를 보이며 백악관에 입성했다.

트럼프의 측근인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사우스캐롤라이나)은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트럼프와 통화했다면서 "트럼프는 미국을 구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결의를 다지고 있다"라고 썼다.

캠페인의 선임 고문인 댄 스카비노 주니어는 펜실베이니아 유세 총격 사건 직후 트럼프가 외친 정치적 결집의 구호인 "싸우자, 싸우자, 싸우자!!!!!'(FIGHT, FIGHT, FIGHT!!!!!)라며 다시 한번 결집을 촉구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지난 12일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선거 집회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24.09.1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민주당 인사들도 지지자들의 결집을 촉구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엑스에 "선거일까지 50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번 선거를 그저 지켜만 보기에는 너무 많은 것이 걸려 있다"면서 "그러니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참여해달라. 해리스-월즈 후보를 위해 문을 두드리거나, 전화를 걸어봐 달라. 친구, 가족, 이웃에게 이번 선거에서 투표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이야기해달라"라고 투표를 독려했다.

한편 일부 소셜미디어 사용자들이 이번 골프장 암살 시도를 '연출된 사건'이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퍼트렸는데, WP는 이를 두고 대선을 앞두고 민주 대 공화로 양분화된 미국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 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발생한 암살 미수 사건과 관련해 출동한 경찰이 조사를 하고 있다. 2024.09.16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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