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증가하는 미숙아망막병증과 소아사시 치료는?
[김기영 경희대학교병원 안과 교수] 소아 안질환이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의 시력 이상을 자각하지 못할 때가 많고, 시력에 문제가 생겨도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소아청소년기에는 보호자 등 주변 사람이 눈의 이상 징후를 빨리 알아채고 적절히 치료·관리해줘야 한다. 소아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안과질환에는 미숙아망막병증과 소아 사시가 있다
미국 안과학회에서는 출생 후 4~6주 사이 또는 재태주수 31~33주 사이에 첫 검사를 시행할 것을 권하고 있다. 실제로는 환아의 건강 상태와 미숙아망막병증의 진행 속도에 따라 검사의 시기, 간격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병이 진행될수록 치료결과가 좋지 않으므로 진단 후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현재 미숙아망막병증 1차 치료로 쓰이고 있는 레이저 광응고술은 무혈관 망막 부위에 레이저를 조사해 망막의 산소 요구량과 혈관성장인자의 발현을 줄이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이 치료법은 레이저로 인해 주변부 망막에 흉터가 남게 되고, 이로 인해 무혈관 부위에 망막의 혈관화가 이뤄지지 않으며, 추후 주변부 시야의 결손이 발생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한편, 최근 시도되는 유리체강내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입술은 기존 레이저 광응고술보다 술기가 간편하고 소요시간이 짧으며, 망막에 흉터가 남지 않아 상대적으로 주변부 시야를 보존할 수 있으며 무혈관 부위에 정상적인 혈관화가 진행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안내염, 백내장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약물의 전신적 흡수로 인한 신경계 또는 타 장기의 발달 장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최근에는 미숙아망막병증에서 유리체강내 약물 주입량을 성인의 1/5에서 1/40까지 줄여 치료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신적 부작용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사시는 두 눈이 정렬되지 않고 서로 다른 지점을 바라보는 질환을 말한다. 한쪽 눈이 밖으로 돌아가면 외사시, 코 쪽으로 몰리면 내사시라고 일컫는다.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이상이나 외상, 뇌질환 등이 원인으로 손꼽히지만, 정밀한 검진에도 불구하고 정확한 원인을 모르는 경우도 많다.
소아 사시 환자의 경우, 정면을 주시하는 눈은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시력이 정상적으로 발달한다. 하지만, 돌아간 눈은 사용하지 않으면서 시력이 발달하지 못하고 약시가 되는 경우가 있다. 약시는 안과 정밀검사로는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데, 시력표 검사를 하면 양쪽 눈의 시력이 두 줄 이상 차이나고, 안경을 써도 시력이 잘 나오지 않는다. 약시는 환자의 나이가 어릴수록 치료 성공률이 높으며, 초등학교 이후에는 그 효과가 떨어진다.
아이가 TV를 보거나 사물을 주시할 때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거나 기울인다면 사시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밝은 햇빛에 한쪽 눈을 찡그리고, 자주 눈을 비비거나 깜박거리는 경우도 간헐적 외사시일 가능성이 있다. 특히 아침에 일어난 직후나 졸려 할 때, 한쪽 눈이 돌아가는 경우가 있는지 관찰할 필요가 있다.
소아 사시의 치료는 사시의 종류와 정도에 따라 다르다. 안경을 착용하거나 가림 치료 혹은 수술적 치료가 대표적이다. 원시로 발생한 내사시인 경우, 안경을 착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원시에서의 안경 착용은 눈의 과도한 조절을 막아줌으로써 눈이 안으로 몰리지 않게 도와주는 것이다. 가림 치료는 잘 보이는 눈을 안대로 가려 반대쪽 사시안으로만 물체를 보도록 해 눈의 기능을 살리고 약시를 방지한다.
소아에서 가림 치료는 잘 안 보이는 눈으로 봐야 하는 불편함 때문에 스스로 안대를 떼어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으므로, 보호자의 관심이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는 안구의 재정렬을 위해 눈을 움직이는 근육의 부착부위를 조절하여 힘을 약화시키거나 강화시키는 방법이다. 흰자위를 덮고 있는 결막에 조그만 절개를 통해 한 눈 또는 양 눈의 외안근을 수술하게 된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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