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 생중계 노렸나…현장에 액션캠과 돌격소총
15일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 시도를 한 용의자가 사건 현장에 고성능 촬영 장비인 ‘고프로’를 설치해둔 것으로 확인됐다. 암살 장면을 직접 촬영하거나, 인터넷으로 생중계하려 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15일 AP 등에 따르면, 당국은 이날 용의자가 총을 겨누고 있던 플로리다주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내 덤불에서 조준경이 달린 AK-47 유형의 돌격소총을 발견했다. 바로 앞에 세워져 있던 울타리에는 고프로와 가방 2개가 걸려 있었다.
고프로는 스포츠나 레저 활동 촬영을 전문으로 개발된 ‘액션 캠코더’의 대표적인 제품이다. 광각 기능을 탑재한 초소형 기기로 휴대가 쉬워 일상적인 야외 촬영에도 많이 쓰이며, 인터넷 생중계를 할 때도 많이 쓰인다. 고프로가 소총이 발견된 현장 울타리에 장착돼 있었다는 점 때문에 용의자가 사격과 그 결과를 촬영하려고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의자가 두고 간 AK-47 소총은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자동소총으로, 세계 총기 역사상 최악의 살상무기로 꼽힌다. 세계 곳곳의 정부군, 반군, 테러단체, 마피아, 사설 경호원 등이 사용하고 있으며 세상에서 살인에 가장 많이 사용된 도구라는 악명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암살 시도는 이날 오후 그가 소유한 골프장에서 발생했다. 용의자는 골프를 치고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있는 지점에서 274∼457m가량 떨어진 곳에 숨어있다가 총구를 겨눴으며, 비밀경호국(SS) 요원들은 이를 발견하고 사격했다. 용의자는 소총을 떨어뜨리고 차를 타고 도주하다가 지역 보안관에 체포됐다.
용의자는 하와이 출신의 58세 남성으로 확인됐다. 수사당국은 범행 도구를 토대로 볼 때 암살 시도는 명백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용의자가 입을 닫고 있어 범행 동기는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큰 관심을 보였고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구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23년 3월 25일자 뉴욕타임스 기사 인터뷰에서 자신이 2022년 우크라이나에서 몇 개월을 보냈으며 탈레반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에서 탈출한 군인 중에서 우크라이나를 위해 싸울 사람들을 모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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