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가족 보기도 미안"...일은 일대로 했는데 '절망적 상황'
30년 넘게 건설 현장에서 기중기를 몰아 온 A 씨는 다가오는 한가위에 한숨이 나옵니다.
지난 4월부터 구청에서 발주한 복합센터 공사를 맡았는데,
계약을 맺은 건설사가 장비대금 지급을 차일피일 미루더니 3개월 만에 잠적해 버린 것입니다.
[A 씨 / 기중기 기사 : 4월부터 현재까지 수익이 없으니까 생활이 좀 어렵고 가족들 보기도 미안하고 그런 상태입니다. 카드가 대부분 연체가 된 상태고 일단 또 부가세를 먼저 신고를 해야 하니까 금전적인 어려움이 있습니다.]
받지 못한 대금은 3천4백여만 원.
몇 달 동안 수입이 끊기다 보니 생계를 유지하기도 빠듯합니다.
[A 씨 / 기중기 기사 : (명절에) 가족들끼리 모이고 이랬었는데 현재로써는 다 연락을 일단 차단하고 우리 식구들만 조용히 있을 계획입니다. 부모님 찾아뵙는 건 나중의 일이고 일단 저희도 살아야 되니까….]
A 씨처럼 최근 건설업계에서는 임금이 밀린 노동자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올해 상반기 체불 임금은 1조 436억 원.
이 가운데 23.7%가 건설업에서 발생했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6% 포인트 늘었습니다.
심지어 임대차 계약을 맺지 않는 불법 하도급이 만연한 업계 특성까지 더해지면서 건설업 임금 체불 문제는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도저히 체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노동자들은 결국 시청과 국회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임대차계약을 맺지 않으면 처벌을 강화할 수 있도록 법안을 마련해달라는 것입니다.
[장옥기 / 민주노총 건설노조 위원장 : 법이 제정돼야 저희 건설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하고 체불 걱정 없이 현장에서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은 일대로 해놓고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하는 체불 임금 노동자들.
모처럼 떨어진 가족들과 만나는 추석 연휴가 기쁨보다는 걱정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YTN 임예진입니다.
촬영기자ㅣ류석규
디자인ㅣ이가은
자막뉴스ㅣ이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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