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베테랑2'로 돌아온 류승완 감독 "애정 컸던 영화, 9년 걸린 이유 있었죠"
류승완 감독이 천만 영화 '베테랑'의 후속작을 9년 만에 내놓게 된 계기를 밝혔다. 애정이 컸던 현장이었기에 자연스럽게 속편에 대한 무언의 약속을 했지만, 성공작의 반복 재생산을 하고 싶지 않은 마음에 고민하며 무려 9년이 걸렸다고 털어놨다.
류승완 감독은 지난 11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영화 '베테랑2'의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베테랑2'는 13일 개봉하며, 국내 개봉에 앞서 칸영화제와 토론토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국제 무대에서 먼저 주목받았다.
'베테랑'이 개봉 당시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크게 성공했지만, 후속이 나오는데까지 무려 9년이나 걸린 만큼 이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이에 대해 류 감독은 "사연이 길다. 사실 '베테랑'을 만들 때 대형 규모의 영화가 아니었다"며 1편을 만들 당시의 상황을 회상했다.
그는 "'베테랑'은 배우들, 스태프들과의 애정도가 높아서 자연스럽게 서도철의 뒷이야기를 더 만들어가자는 무언의 약속이 형성됐고, 끝나자마자 의상을 보관했다"라면서도 "당시에 목표는 400만이었는데, 3배가 훌쩍 넘는 성공을 거두니 차기작을 만드는 것에 대한 부담이 생겼다. 약간 겁이 났다"라고 털어놨다.
'베테랑' 이후에도 극장가에는 다양한 형사물이 쏟아져 나왔다. 류 감독은 "'범죄도시'처럼 사랑받는 프랜차이즈가 생긴다는 건 좋은 일이다. 개봉 때마다 저도 가서 보고 온다"면서도 "'베테랑'이 갔던 것보다 더 나아가 성취하는 것들이 나오니까 반복하면 위험하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라고 생각의 변화를 밝혔다.
이어 그는 "그랬을 때 비난했던 제 자신을 변호하고 있더라. 사실 거리를 두고 보면 내가 아는 건 아무것도 없는데, 내 감정에만 충실해서 분노했던 것들은 정당한가. 내가 기준으로 삼는 정의는 옳은 것인가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래서 베테랑 속편은 위험한 선택일 수 있지만 얘깃거리가 되는 질문은 던져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2편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베테랑2' 언론시사회 후 평단의 반응은 엇갈렸다. 강력한 빌런인 재벌 3세 조태오를 등장시켜 직관적인 스토리 전개로 통쾌함을 줬던 '베테랑'과 달리, '베테랑2'는 빌런의 서사가 자세히 설명되지도 않고 스토리는 복합적이다. 어쩌면 '베테랑'이 성공한 요인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검증된 방식을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궁금했다.
류 감독은 "반복 재생산은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성공 패턴을 반복하다 무너지는 시리즈도 봤다. 만약 속편이 3~4년 텀으로 만들어졌다면 가능할 수도 있었겠지만 9년이나 지났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다만 그는 "박력을 느끼게 하는 건 장르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해 액션의 강도를 높였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베테랑2'의 빌런으로 등장하는 '박선우'에 대한 서사를 충분히 풀어내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가장 두려운 공포의 형태는 실체 없이 발생하는 거다. 근원을 알 수 없는 형태의 악으로부터 발생되는 현상이 중요했다. 전작과 다르기 위해서는 그런 형태가 형사 입장에서도 갑갑하고, 딜레마에 처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류 감독은 "항상 저 같은 경우는 가면 갈수록 극장에서 보는 특별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각적 스펙터클이 됐건, 뼈가 부서지는 경험을 하는 형태이건, 한 대 쥐어박는 쾌감이건 내가 모르는 몇 백 명의 사람들과 함께 숨죽여 같이 응원하고 한순간에 해소하는 이 경험을 특별하게 만들고 싶다는 게 제 목표"라며 '베테랑2' 역시 극장을 찾아 즐겨주기를 당부했다.
[사진출처 = CJ ENM]
YTN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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