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암살시도] 경호실패론 또 고개…선대위는 일단 비밀경호국에 감사
신속 포착해 대응 성공…"현직 대통령 수준에는 미달"
골프 등 활동반경 넓은 트럼프 두고 안전우려 지속될 듯
(서울=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향한 암살 시도가 지난 7월에 이어 15일(현지시간) 또 발생하면서 비밀경호국(SS)의 경호실패론이 다시 불거졌다.
비밀경호국과 현지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본인 소유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치던 중 골프장 밖에서 AK-47 유형 소총으로 무장한 용의자를 경호국 요원이 발견해 사격했다.
사법당국은 이 사건을 암살 시도 사건으로 규정하고 하와이 출신의 58세 남성으로 알려진 용의자를 체포해 수사 중이다.
경호국 요원은 약 한 홀 정도를 앞서가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300여m 떨어진 덤불 속에 숨어있던 용의자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덕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지난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야외유세 중 암살 시도 총격을 받고 귀를 다친 지 두 달여 만에 또다시 암살 미수 사건이 벌어지면서 비밀경호국의 경호가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전현직 미국 대통령과 그 가족, 주요 정당 대선후보 등을 경호하는 비밀경호국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7월 피격 사건 당시 총격범이 유세장 인근 건물의 지붕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나 이를 차단하지 않아 강한 비판을 받았다.
이에 킴벌리 치틀 당시 비밀경호국 국장이 경호 실패 책임을 지고 같은 달 23일 사임했다.
이후 유세현장 등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가 한층 강화됐음에도 또다시 암살 미수 용의자가 접근한 것을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비밀경호국의 넓은 범위 보호 능력에 대해 의문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NYT는 "총격범이 망원경 달린 반자동 소총을 가지고 전직 대통령에게 300∼500야드 거리까지 갈 수 있었다는 사실은 버틀러 총격으로 노출된 시급한 문제들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과,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정치 환경에 비밀경호국이 대응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고 짚었다.
현지 사법당국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호 수준이 올라갔지만 현직 대통령보다는 못 미치는 부분이 있다고 인정했다.
팜비치 카운티의 릭 브래드쇼 보안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만약 그(트럼프 전 대통령)가 현직이었다면 우리는 골프 코스 전체를 에워쌌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는 현직이 아니기 때문에 보안은 비밀경호국이 경호 가능한 지역으로 제한됐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일단 비밀경호국이 발 빠르게 대응해 그를 보호했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선캠프의 크리스 라시비타와 수지 와일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저녁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행했던 모든 사람은 비밀경호국의 훌륭한 노력 덕에 안전하다"고 말했다.
공화·민주 양당 의원들은 용의자가 어떻게 트럼프 전 대통령 가까이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했다고 NYT는 전했다.
7월 암살시도 사건 때 경호 실패를 조사하는 상원 소위원회 위원장인 리처드 블루먼솔(민주·커네티컷) 상원의원은 "두 번째 사건의 사실은 매우 면밀한 주의와 조사를 요한다. 공격 무기와 명백하게 관련된 두번째 심각한 사건은 매우 우려스럽고 끔찍하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7월 총격 사건 때 부실경호 조사 결과 비밀경호국을 감독하는 국토안보부의 잘못된 관리와 예산, 사기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레이엄 의원은 요원들이 "집중력을 잃었으며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다. 그들은 일만 하고 생활이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로널드 로 비밀경호국 국장 대행은 이날 암살미수 사건과 관련해 의원들에게 보고했으며, 플로리다주로 이동하고 있다고 NBC뉴스는 전했다.
로 국장 대행은 25년간 비밀경호국에서 근무했으며 치틀 전 국장이 사임하기 전까지 부국장을 맡았다.
inishmor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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