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답했다 “김건희와 닮은 꼴은, 권력을 사랑한…”
인공지능(AI)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AI를 이용한 정치 캠페인이 해외에서 확산된 가운데, 국민의힘도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이를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상태다. 더불어민주당도 앞서 일부 인사들이 AI를 활용한 선거 캠페인을 시도한 적이 있는 만큼 정치 분야에서의 활용 사례는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치 분야의 특성상 AI가 활용될 여지가 얼마나 될지 의구심도 보이고 있다. AI는 과연 정치 영역에서 어느 정도의 활용이 가능할까. <경향신문>은 16일 명절을 앞두고 대표적인 AI 챗봇인 ‘챗GPT’의 정치인물 분석과 정국 분석 능력을 살펴봤다.
윤 대통령은 닉슨, 김건희 여사는 쑹메이링
챗GPT에게 우선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질문을 내놨다. ‘역사 인물 중 그와 가장 가까운 인물이 누구냐’는 것이다. 질문의 시점에 따라 답이 일부 달라졌지만, 챗GPT는 윤 대통령의 보수적인 정치 성향과 법치와 안보를 중시하는 태도를 바탕으로 그와 유사한 인물들을 추려냈다.
대표적인 인물은 미국의 34대 대통령인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였다. 군 출신으로서 국가 안보와 강력한 대외정책을 중시했던 인물이다. 챗GPT는 “윤 대통령 역시 외교와 안보, 국방 분야에서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강조하는 점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챗GPT는 이밖에 프랑스의 군사 지도자이자 정치인이었던 샤를 드 골과 독일 제국 초대 수상이었던 오토 폰 비스마르크 등을 ‘닮은꼴’로 거론했다. 미국의 37대 대통령 리처드 닉슨도 포함됐다. 챗GPT는 “공권력의 강화와 반공주의를 내세우며 안보를 중요한 가치로 삼았던 기조가 윤 대통령의 성향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워터게이트’와 같은 논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챗GPT는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동해 온 점과 기업가적 성향, 사회적 활동에 대한 적극성 등을 주목했다. 이에 프랭클린 D.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인 엘레노어 루즈벨트,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영부인 재클린 케네디,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영부인 카를라 브루니 등을 유사한 인물로 거론했다. 다만 이 역시 질문한 시점에 따라 답변이 일부 변동됐다.
장제스 전 중화민국 총통의 세 번째 부인이자 정치인인 쑹메이링도 김 여사의 닮은 꼴로 언급된 인물 중 하나였다. 그는 ‘권력을 사랑한 여인’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정치에 개입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한동훈은 김종필, 이재명은 루즈벨트
‘한동훈과 유사한 역사적 인물은 누구인가’라고 묻자, 챗GPT는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그의 특징에 주목했다. 국민의힘 대표로서의 역할이 아직 길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에 한 대표와 유사한 인물로는 미국의 법무부장관이었던 로버트 F. 케네디와,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던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 등을 언급했다.
북송의 재상 포증(포청천)이나 김종필 전 총리도 거론됐다. 챗GPT는 “김 전 총리는 정보기관을 이끌며 초기 한국의 권력기관 개혁에 관여한 인물로, 실용적이고 개혁적인 모습이 한 대표와 유사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치권 일각에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 전 총리와의 관계를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관계에 빗대기도 한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관련해선 루즈벨트 전 미국 대통령과 클레멘트 애틀리 전 영국 총리 등이 언급됐다. 챗GPT는 “루즈벨트의 경우,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이 대표와 비슷한 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정치인으로 농민과 노동자들을 대변했던 윌리엄 J. 브라이언도 이 대표와 비슷한 인물로 꼽혔다. 다만 브라이언은 대선에서 세 번이나 낙선한 바 있어 이 대표가 닮은꼴로 꼽기에 달갑지 않은 인물이다. 또 극단주의 단체 ‘쿠 클럭스 클랜’(KKK단)에 대한 통제에도 미온적인 모습을 보여 비판을 받은 바 있다.
“국가 위기에도 여야 갈등 계속될 가능성”
추석 이후 향후 정국에 대한 분석에서는 챗GPT가 일부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챗GPT는 “2024년 추석 이후 한국 정치 상황은 내년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총선거를 중심으로 매우 역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적었다. 기존에 나와 있는 정보가 부족한 만큼, 지난해 추석 시기의 정국 분석을 관련 정보로 가져와 혼동을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시점을 묻자, “정치적 환경, 지도자의 의지, 그리고 상호 협력의 필요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안보나 경제에 있어 국가적 위기 상황이 왔을 때를 거론했다.
다만 국가적 위기에도 여야의 정치적 갈등은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챗GPT는 “한국 정치에서 주요 정당 간의 경쟁은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위기 대응을 둘러싸고 서로의 정책과 대응 방식에 대한 비판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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