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5세 밀어치기 장인이 미쳤다, 5주만에 AVG 5푼 올렸다…2504안타 레전드는 이것을 칭찬했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헤이수스가 다리를 들 때 거의…”
KIA 타이거즈 ‘밀어치기 장인’ 김선빈(35)은 6월11일 인천 SSG 랜더스전 도중 갑자기 교체되더니 다음날 1군에서 빠졌다. 내복사근 부상이었다. 6월28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서 돌아왔으나 ‘암흑의 7월’을 보내야 했다. 7월에만 타율 0.233 3홈런 8타점으로 침묵했다.
8월 시작 후 첫 5경기서도 침묵 모드였다. 8월8일 광주 KT 위즈전을 마치자 타율이 0.274까지 떨어졌다. 1군에서 말소될 당시 타율 0.313서 무려 4푼을 까먹은 것이었다. 컨택 커버리지가 넓어서 국내 우타자들 중 밀어치기를 가장 잘 한다는 평가가 무색할 정도의 부진이었다.
그러나 8월9일 광주 삼성 라이온즈전을 기점으로 사람이 달라졌다. 5주가 흘렀다. 15일 광주 키움전을 마치자 타율이 0.324까지 치솟았다. 시즌 극초반을 제외하면, 시즌 통틀어 가장 높은 타율이다. 8월27일 광주 SSG전부터 13경기 연속안타다. 이 기간 9경기서 멀티히트, 그 중 5경기서 3안타를 쳤다.
김선빈은 테이블세터, 중심타선, 중심타선을 뒷받침하는 6~7번 타순까지 커버할 수 있는 선수다. 감독이 라인업을 짤 때 가장 선호하는 선수일 수밖에 없다. 1번과 4번 정도를 빼면 어디에 들어가도 좋은 타자이기 때문이다. 15일 키움전서 나성범이 하루 쉬자 5번 타순에 들어가 또 3안타를 날렸다.
이날 키움 선발투수는 리그 대다수 타자가 까다롭게 여기는 좌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였다. 헤이수스는 포심과 투심을 많이 쓴다. 몸쪽 승부를 주저하지 않는 공격적인 투수다. 힘 있는 투수라서 공략이 쉽지 않지만, 김선빈은 거침이 없었다.
경기를 중계한 ‘2504안타 레전드’ KBS N 스포츠 박용택 해설위원은 “투수와 같은(투구) 리듬을 가장 잘 맞히는 타자”라고 했다. 투수에 따라 타격 타이밍에 미세하게 변화를 줘야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 말처럼 쉽지 않은 그 작업을, 김선빈이 잘 한다.
구체적으로 박용택 해설위원은 “헤이수스가 다리를 들 때 거의 (김선빈도 다리를)같이 들어요. 공을 던지면 같이 스윙을 시작한다. 손이 아니라 하체부터 돌기 시작한다. 그러다 보니 많은 공을 좋은 히팅포인트에서 컨택한다”라고 했다.
또한, 박용택 해설위원은 밀어서 좋은 타구를 많이 생산하는 것을 두고서도 “배트 헤드가 그만큼 끝까지 잘 남는다는 뜻이다. 그러면 좋은 컨택을 할 수 있다. 헛스윙률이 떨어진다”라고 했다. 결국 이 역시 투수의 투구 타이밍을 잘 맞췄기 때문이다.
김선빈이 극도의 슬럼프를 겪을 땐 이런 모습이 당연히 안 나왔다. 그러나 8월들어 본 궤도에 진입하자 자신의 장점을 다시 잘 살린다. 그 모습을 되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을 것이고, 결실도 맺었다. 자신만의 타격에 대해 확실하게 정립 돼있기 때문에 흔들려도 돌아올 수 있었다. 약 5주만에 타율 5푼을 올리는 건, 절대 우연히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다.
KIA 타선은 막강하다. 김선빈 주전이 총출동할 때 6번 타순이 적격이다. 6번 타자가 터지면 중심타선에서 끌어올린 득점력을 극대화, 빅이닝을 만들 확률이 높아진다. 아울러 중심타선과 하위타선 사이에서 연결고리 역할도 할 수 있다. KIA는 현재 김선빈의 역할, 그 효과를 확실히 느낀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2주 남은 게 아쉽다고 느낄 정도의 맹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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