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폐기물 운반 타인 위탁, 변경 허가 불필요…실제 운반자 살폈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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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사업자가 폐기물 운반 업무를 타인에게 위탁했다면 관할 관청으로부터 직접 변경 허가를 받을 의무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은 조 씨가 A 씨에게 운반 업무 자체를 위탁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이어 위탁이 맞다면 '증차'에 해당하지 않을뿐더러 조 씨가 관할관청의 변경 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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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용 사업자가 폐기물 운반 업무를 타인에게 위탁했다면 관할 관청으로부터 직접 변경 허가를 받을 의무는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23일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69살 조 모 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습니다.
폐기물 중간재활용업자인 조 씨는 지난 2019년 11∼12월 폐기물 운반 차량 대수를 기존에 허가받은 것보다 늘리면서 관할 관청으로부터 변경 허가를 받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에 따라 폐기물 재활용업자는 운반 차량을 증차하려면 변경 전에 관청으로부터 허가받아야 합니다.
조 씨는 재활용 선별장에서 남는 폐플라스틱을 자신의 사업장으로 가져와 처리하는 일을 했는데, 차량이 부족해 다른 사업자인 A 씨와 별도 운반 계약을 맺었습니다.
그런데 A 씨와의 계약으로 새로 투입된 차량에 폐기물 수집·운반증이 부착되지 않아 문제가 됐습니다.
알고 보니 A 씨는 폐플라스틱에 대한 수집·운반업 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건의 쟁점은 A 씨가 조 씨에게 차만 빌려준 것인지, 폐플라스틱을 옮겨주는 일까지 했는지였습니다.
차만 빌려줬다면 무단 증차한 조 씨의 책임이지만 직접 운반업을 했다면 무허가로 일한 A씨의 책임이 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조 씨가 A 씨로부터 차량을 빌린 다음 무단으로 직접 운반업을 했다고 보고 재판에 넘겼습니다.
1·2심 법원도 검찰 주장을 받아들여 조 씨에게 벌금 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대법원은 조 씨가 A 씨에게 운반 업무 자체를 위탁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차량을 임차해 폐기물을 운반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차량을 실제로 운전한 사람이 누구인지 등을 심리함으로써 계약의 실질이 무엇인지 판단할 수 있었음에도 원심은 이에 관해 전혀 심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대법원은 이어 위탁이 맞다면 '증차'에 해당하지 않을뿐더러 조 씨가 관할관청의 변경 허가를 받을 필요도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은 "업무의 위탁에 해당해 위탁자가 수집·운반 차량을 지배·관리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까지 '운반 차량의 증차'를 했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위탁자에게까지 관할관청의 변경 허가를 받을 것을 요구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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