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받으니 반짝… 여탕 안에 있던 ‘수상한 바위’ 정체는

일본에서 한 남성이 직접 만든 ‘가짜 바위’ 속에 카메라를 넣고 온천에서 목욕하는 여성 1000명을 불법으로 촬영한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10일(현지시각)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후쿠시마현에 사는 남성 A(31)씨는 지난 5월 야마가타현 한 온천에서 경찰에 체포됐다. 당시 목욕 중이던 여성은 온천 안에 놓인 바위에서 빛이 반사되는 모습을 발견하고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카메라가 내장된 가짜 바위. SCMP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짜 바위를 회수한 뒤 카메라를 찾으러 온 A씨를 체포했다. 그는 경찰에 온라인상에서 렌즈를 구매하고 점토와 갈색 플라스틱을 사용해 카메라를 숨기기 위한 가짜 바위를 만들었다고 자백했다.

경찰에 따르면 그는 카메라 케이블을 숨기기 위해 선을 갈색 테이프로 감싼 다음 모바일 배터리에 연결했다. 등산가 복장을 한 뒤 안 보이는 곳에 숨어 카메라를 움직이며 주변을 관찰했다고 한다.

경찰은 A씨의 카메라에서 44명의 피해자를 발견했다. A씨는 지난 2022년부터 온천을 돌아다니며 약 1000명의 여성을 촬영했다고 자백했다. 그는 아동 포르노를 소지한 혐의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계획적이고 반복적인 범죄”라고 비난하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판결은 오는 17일에 내려질 예정이다.

지난해 일본에서 발생한 공공장소 불법 촬영 범죄는 5730건에 달한다. 도쿄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불법 촬영을 한 가해자는 최대 6개월의 징역 또는 최대 50만엔(약 468만원)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