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선물’ 홍삼, 당근마켓에 팔아도 될까

소비자원, 중고거래 플랫폼과 온라인 커뮤니티 조사
건기식 중고거래, 당근마켓‧번개장터에서만 한시적 허용…타 플랫폼은 ‘불가’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홍삼 등 건강기능식품을 진열하는 모습 ⓒ연합뉴스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거래가 금지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을 불법 거래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의약품, 직구한 해외 식품의 개인 거래는 금지돼있다. 건기식 중고거래 역시 허용되지 않으나, 당근마켓과 번개장터에서만 한시·시범적으로 허용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6∼7월 당근·번개장터·세컨웨어·중고나라 등 중고거래 플랫폼과 네이버 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의 의약품‧건기식 유통 현황을 조사한 결과, 571건의 불법 거래를 적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건기식 거래 위반이 294건(51.5%)으로 절반이 넘었고, 해외 직구 식품 거래가 210건(37.8%), 의약품 거래가 67건이었다.

의약품은 약국 등 허가된 장소 외에서는 판매할 수 없다. 그러나 중고거래 플랫폼과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의약품을 판매한 사례 67건이 적발됐다. 비만 치료 주사제 등 처방이 필요한 전문의약품이 15건, 일반의약품 42건, 그 외 한의원 등을 통해 처방·조제 받은 한약 10건이었다. 이 중 37.3%(25건)는 네이버 카페에서 거래됐고 중고나라(17건)와 당근(13건)에서도 거래됐다.

비만치료 주사제 등 의약품·건기식 중고거래 게시물 ⓒ한국소비자원 제공

의약품·건기식 중고거래 적발 현황 ⓒ한국소비자원 제공

건기식 중고거래는 허용되지 않았지만, 정부가 지난 5월부터 당근마켓과 번개장터에서만 1년간의 중고거래를 시범 허용했다. 미개봉·잔여 소비기한 6개월 이상·표시사항 확인 가능·실온 또는 상온 보관제품 등 조건을 지켜야 하며, 오는 2025년 5월까지만 한시적으로 거래가 가능하다. 영리 목적의 판매를 방지하기 위해 연간 10회 이하, 누적 금액 30만원 이하로 횟수와 거래 금액도 제한했다.

당근마켓과 번개장터 외 플랫폼에 건기식 중고거래 글을 올린 사례는 124건이 적발됐다. 소비자원은 또 당근마켓·번개장터에 글을 올렸지만 이미 개봉한 상품(91건), 소비기한 임박 상품(44건), 표시사항 확인 불가 상품(34건), 냉장·냉동 보관 상품(7건) 등 중고거래 요건을 어긴 170건을 적발했다.

개인이 자가 사용 목적으로 직접 구매(직구)하거나 구매대행을 통해 국내에 들여온 해외 식품 등을 판매하는 사례 210건도 적발됐다. 직구한 해외 식품 등은 수입식품안전관리 특별법에 따라 판매가 금지된다.

앞서 중고거래 플랫폼들은 소비자원의 요청에 따라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일부 부적합 의약품과 건기식 등 유통을 선제적으로 차단했다. 그러나 이후 소비자원의 추가 점검에서 571건의 불법 및 부적합 거래가 대거 적발된 것이다.

소비자원은 소비자들에게 "의약품은 약국 등 허가된 장소에서 구매하고, 의약품 및 미신고 해외 식품을 불법 거래하지 말아야 한다"며 "개인 간 건기식 거래 시에는 정부의 시범사업 허용 기준을 반드시 확인해 달라"고 당부했다. 소비자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개인 간 식품·의약품 거래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