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X멜로' 덕분에 '배우 손나은' 좀 더 선명해졌어요"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사실 아직 저한테 '배우'라는 수식어가 조금 어색한데, 이번 '가족X멜로'를 하면서 그 수식어가 선명해지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어요. 그런 부분에서 제가 성장한 것 같고요."
손나은은 2012년부터 영화 '가문의 귀환'에 출연하며 연기 활동을 시작해 배우로서도 10년 넘는 경력을 쌓았지만, 워낙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걸그룹 에이핑크 센터의 이미지를 벗기는 쉽지 않다.
이달 12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JTBC 드라마 '가족X멜로' 종영 기념 인터뷰를 위해 기자들을 만난 손나은은 이 같은 고민을 털어놓으며 이번 작품이 배우로서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평했다.
그는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직전 작품인 드라마 '대행사'에서 연기한 화려한 캐릭터와 상반되는 꾸밈없고 솔직하고 털털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캐릭터라서 눈길이 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족X멜로'의 변미래는 점차 성장하는 인물인데, 제가 이 인물을 무사히 연기하고 나면 저 역시 뭔가 성장하고 미래처럼 단단해질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그런 그에게 실제 더 단단해졌는지 묻자, 손나은은 "스스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가족X멜로'는 금애연(김지수 분)을 사이에 두고 그의 딸 변미래(손나은), 애연과 이혼했다가 11년 만에 부자가 돼서 나타난 남편 변무진(지진희) 부녀가 벌이는 삼각관계를 다룬 로맨틱 코미디이자 가족드라마다.
변미래는 어린 시절 아버지 무진의 잇단 사업 실패 때문에 어머니가 고생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원망하는 마음에 아버지에게 "엄마와 이혼하라"고 말했던 인물이다. 그랬던 아버지가 갑자기 건물주가 돼서 나타나자 변미래는 어머니 금애연이 아버지와 다시 결합할까봐 노심초사한다.
그러나 작품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변무진은 딸에게 미안한 마음을 드러내고, 미래 역시 차츰 마음을 열고 아버지를 인정하게 된다.
손나은은 "'가족X멜로'는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며 "나이가 들수록 중요하고 소중한 것은 점점 많아지지만, 가족만큼 소중한 건 없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손나은은 '가족X멜로'가 해외에서도 반향을 일으킨 것에 대해 "나라를 떠나서 가족이란 소재가 모두의 공감을 일으키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족X멜로'는 넷플릭스에서 비영어권 시리즈 작품 주간 시청 순위 1위(8월 12∼18일)를 차지했다.
이번 작품에서 손나은은 과거 출연한 다른 작품들보다 비중이 큰 역할을 맡은 것은 물론 시청자가 감정을 이입하는 대상이 되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
변무진이 다소 의문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며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아낸다면, 변미래는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K-장녀', 'K-직장인'의 모습과 가족애 등 보편적으로 공감받을 수 있는 행동과 감정을 보여주는 인물이었다.
손나은은 이번 작품에서 분장의 도움을 받아 피로에 찌든 변미래의 모습으로 변신했다. 외모를 돋보이게 하기보다 인물을 잘 표현하는 데 오롯이 집중한 모습이었다.
특히 손나은은 이번 작품에서 직장인을 표현하기 위해 직접 의상을 골랐다고 한다. 그는 "산책하면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 점심에 식사하러 나온 직장인들을 관찰하고 어떤 옷을 입는지 눈여겨봤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MD가 내근과 외근을 오가는 직업인 만큼 갖춰 입으면서도 편하고 실용성 있게 차려입어야 했다"며 "대개 태블릿이나 서류를 들고 다니기 때문에 큰 가방을 메고 다니는 것도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인물의 세세한 부분까지 표현하기 위한 배우의 노력이 엿보인다.
손나은은 에이핑크 데뷔 초 연기에 도전했고, 특히 2020년부터는 매년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주연과 조연을 오가며 드라마에 출연했다.
'저녁 같이 드실래요?'(2020)에선 당돌한 피트니스 트레이너, '인간실격'(2021)에선 데뷔에 실패한 아이돌 연습생, '고스트 닥터'(2022)에선 응급실 인턴, '대행사'(2023)에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재벌가 상속녀로 변신했다.
아직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은 그는 "작품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은 없다"며 "좋은 대본, 좋은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는 작품이라면 얼마든지, 뭐든지 다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다짐하듯 말했다.
"저는 10년 넘게 굉장히 큰 사랑을 받으면서 활동해왔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응원받는 게 얼마나 행복한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늘 감사하게 생각하죠. 앞으로도 지금까지처럼 꾸준히 열심히 하면서 사랑받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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