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곡성 재선거 한 달 앞으로…조직 vs 바람 '호남 쟁탈전'
민주 vs 혁신, 우당→맞수…지도부 총출동 표밭갈이
공천 잡음, 조직 균열, 후보 자질, 무소속 표심 변수
[무안=뉴시스] 송창헌 이창우 류형근 기자 = 차기 지방선거에 전초전이자 호남 민심의 바로미터로 평가받는 10·16 영광·곡성군수 재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본선 대진표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야1당이자 호남 맹주인 더불어민주당의 조직력과 '호남 월세살이' 조국 대표를 앞세운 조국혁신당의 바람몰이로 '호남대전'은 예측불허의 형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영광 7파전, 곡성 4파전 대진표 윤곽
영광은 더불어민주당 장세일 전 전남도의원, 조국혁신당 장현 김대중재단 영광군지회장, 진보당 이석하 영광군지역위원장이 본선 링위에 올랐고, 무소속은 양재휘 영광 기본소득연구원장, 오기원 영광 난연합회 회장, 김기열 전남연예예술인총연합회 영광군지회 이사가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힘은 조만간 후보를 전략공천할 예정이다.
곡성은 더불어민주당 조상래 전 전남도의원, 조국혁신당 박웅두 전 곡성교육희망연대 대표, 무소속 이성로 전 목포대 교수가 출마했다. 국민의힘은 중견기업 임원 출신 당원 최봉의씨를 전략공천했다.
우당(友黨)에서 프레너미로…민주당 vs 혁신당 사활
민주당이 '정치 9단'으로 통하는 광주·전남 최다선(5선) 박지원 의원을 상임선대위원장에 앉히고, 혁신당 조국 대표가 영광·곡성에 셋방을 얻어 '호남 월세살이'에 직접 나선 것은 이번 선거가 주는 상징성과 무게감, 이로 인한 절박감을 대변한다.
자연스레 '매머드급 선대위'가 구성됐고, 추석민심을 겨냥해 중앙당 지도부와 국회의원, 시·도당 위원장, 지방의원, 원외 인사까지 대거 가세하며 전면전 양상을 띠고 있다.
지난 총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당)로 다진 친구당 이미지에서 '프레너미'(친구이자 적)로 전환된,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는 정치권 생물론을 실감케 한다. '민주당 호남홀대론'이 불쏘시개가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호남 고인물' 논란에서 촉발된 설전도 뜨겁다. 지난달 조 대표가 "호남은 민주당 일당 독점으로 고인 물은 썩는다. 흐르게 해야 한다"고 직격하자 박지원 의원이 곧바로 "호남은 고인 물이 썩는 곳이 아니다. 김대중, 장보고, 전봉준의 피가 흐르고, 전략적 투표로 민주화를 선도했다"고 맞받아치며 진보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박 의원이 페이스북에 "진보의 분화가 우려된다. 조 대표의 통 큰 결단을 바란다"고 밝히자, 이번엔 조 대표가 "유권자 입장에선 새로운 선택지가, 호남 발전엔 생산적 경쟁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특정 후보를 둘러싼 '이삭줍기' '초심' 논쟁도 빚어졌다.
공천 잡음, 조직 균열, 후보 자질 등 변수
우선, 공천 잡음 후유증이 본선 경쟁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다. 영광에서는 유력 후보가 민주당 탈당 후 혁신당 후보로 나섰고, 곡성에선 경선 탈락자 지지층의 이탈 현상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영광의 경우 민주당 장세일 후보의 사기, 폭력 등 2차례 범죄 전력과 혁신당 장현 후보를 둘러싼 '학도호국단 학생장 출신' '철새 정치인' 논란이 최대 변수다.
쌀값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농민 출신 후보, 진보 진영 후보의 표 결집력이 어느 정도 될 지도 관심사다. 양강구도 속에 무소속 강세 전통이 이어질 지도 지켜볼 일이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경선 과정에서의 잡음과 탈당이 어떤 영향을 미칠 지, 혁신당이 '조국 바람'을 타고 어느 정도 선전할 지 현재로선 예측이 쉽지 않지만, 여러 요인으로 선거판이 요동치는 것만은 분명하다"며 "추석 민심이 중요하고, 선거 결과는 차기 지방선거 전체 판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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