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 바뀌어도 출발 안 하는 앞차…운전자 손에는 휴대전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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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에서 10년째 택시 운전을 하는 60대 장모 씨는 최근 교통신호 앞에서 경적을 울리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한다.
같은 해 5월 10일 안양시 만안구에서 우회전하던 50대 C씨의 트럭이 자전거를 덮쳐 운전자가 숨진 사고 역시 C씨가 휴대전화 사용으로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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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권준우 기자 = "빠앙"
경기 수원시에서 10년째 택시 운전을 하는 60대 장모 씨는 최근 교통신호 앞에서 경적을 울리는 일이 잦아졌다고 말한다.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뀐 지 한참이 지났음에도 이를 모른 채 출발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차들이 많아서다.
장씨는 이 같은 일이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때문에 벌어진다고 의심한다. 실제 장씨는 옆 차로에 있는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보느라 신호가 바뀌었는데도 출발하지 않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다고 한다.
장씨는 "고개를 숙여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 정도는 예사로 치더라도 아예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하는 운전자도 심심찮게 봤다"며 "차량 흐름에 방해가 되는 데다 사고 가능성도 높을 거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16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기 남부지역에서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경찰에 적발된 건수는 2021년 3천50건, 2022년 3천262건, 지난해 4천49건 등 총 1만361건에 달했다.
올해 역시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2천391건이 적발돼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단속은 주로 경찰관이 교통 제어나 거점 근무를 하던 중 운전자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것을 목격한 경우 이뤄진다.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통화를 하거나, 운전자의 시야가 미치는 범위에 영상을 재생해 둔 경우가 적발 대상이다.
운전 중 영상 시청이 일상화된 탓인지 경찰관이 음주단속을 하는 와중에도 계속 영상을 틀어놨다가 적발되는 운전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호 대기 상황이 없는 고속도로에서도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은 심심찮게 일어난다. 특히 반 자율주행 기능이 있는 차량이 늘면서 고속 주행 중에 영상을 보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전방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파악됐다.
도로교통공단이 지난해 여름 휴가철(7∼8월)에 발생한 고속도로 교통사고 896건의 발생 요인을 분석한 결과 사고의 61.4%는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등 안전운전 의무 불이행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 행위는 도로교통법 49조에 의해 금지돼 있다. 해당 법에 따르면 운전자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면 안 되고, 운전자가 볼 수 있는 위치에 지리 안내 및 재난 상황을 안내하는 영상을 제외한 다른 영상물을 수신해 재생하거나 조작해서도 안 된다.
이를 어길 경우엔 벌점 15점과 함께 승합차는 7만원, 승용차는 6만원의 범칙금을 부과한다.
운전 중 휴대전화 사용이 특히나 위험한 것은 운전자의 전방 주시를 방해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4일 의정부시 장암동에서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보던 60대 버스 운전기사 A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모녀를 치어 50대 어머니를 숨지게 하는 사고가 났다.
같은 해 10월에는 충북 보은군 당진영덕고속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 운전기사 50대 B씨가 휴대전화로 문자를 확인하던 중 앞서가던 15인승 승합차를 추돌해 4명을 숨지게 하기도 했다.
같은 해 5월 10일 안양시 만안구에서 우회전하던 50대 C씨의 트럭이 자전거를 덮쳐 운전자가 숨진 사고 역시 C씨가 휴대전화 사용으로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은 데서 기인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 중 휴대전화를 사용할 경우 전방 주시를 제대로 하기 어렵고, 시야가 좁아져 주변 상황 파악이 늦어진다"며 "따라서 보행자나 다른 차량을 발견하지 못해 사고를 일으킬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st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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