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전세사기 그 이후, 인천 미추홀구 빌라포비아 계속... “문의 전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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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찾은 미추홀구 빌라 단지 내 A공인중개사무소에는 빌라 전·월세 매물이 나와 있다는 종이가 여러 장 붙어있었다.
미추홀구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공원역 인근에서 만난 회사원 강모(32)씨는 "저렴한 가격에 회사도 가까워 전세로 빌라에 살게 됐는데 전세사기 사건 이후 혹시 나도 해당할까 불안에 떨었다"며 "최근 오피스텔 월세로 전환하거나 아파트로 이사를 하려고 알아보고 있지만 들어오려는 세입자가 없고 가격 차이가 너무 커 고민이 깊어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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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사기 여파에 고금리도 영향… 문의도 없어”
미추홀구 전세가율 92.6%로 위험 끝나지 않아
“미추홀구는 2, 3년 전까지만 해도 빌라 거래가 정말 활발한 동네였는데 전세사기 여파로 문의도 없어요. 매매 거래 같은 경우는 한 달에 한 건 하기도 어려운 수준입니다.”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
지난 13일 찾은 미추홀구 빌라 단지 내 A공인중개사무소에는 빌라 전·월세 매물이 나와 있다는 종이가 여러 장 붙어있었다.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사기 관련 매물을 취급한 적이 없다고 설명해도 손님들이 일단 망설인다. 저가에 전·월세 거래는 종종 이뤄지지만 매매 수요는 대부분 아파트로 집중됐다”고 했다.
최근 인천 미추홀구에서 150억원에 가까운 전세사기 혐의를 받는 이른바 ‘건축왕’ 남모(62)씨에 대한 2심 재판 결과가 나왔다. 남씨는 원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지만 재판부는 2심에서 이를 파기하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 등 공범 9명에게도 징역 4∼13년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하고 석방했다. 남씨 등은 2021년 3월부터 2022년 7월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191채의 전세 보증금 148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인천 빌라시장은 건축왕 전세사기 파동 이후 침체가 이어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인천지역 연립·다세대 주택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5% 감소하면서 지난해 9월(-0.04%)부터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거래량도 줄었다. 미추홀구 내 다세대주택 거래량은 올해 7월까지 1045건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1197건) 대비 12.7% 감소했다.
미추홀구 문학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전세사기 여파도 있지만 최근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 압박이 심해 빌라 시장이 위축된 부분도 있다. 이전까지는 실소유자 위주로 거래가 활발했다”며 “게다가 워낙 구축이 많아 정말 저렴한 가격에 살 집이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미추홀구 인천지하철 2호선 시민공원역 인근에서 만난 회사원 강모(32)씨는 “저렴한 가격에 회사도 가까워 전세로 빌라에 살게 됐는데 전세사기 사건 이후 혹시 나도 해당할까 불안에 떨었다”며 “최근 오피스텔 월세로 전환하거나 아파트로 이사를 하려고 알아보고 있지만 들어오려는 세입자가 없고 가격 차이가 너무 커 고민이 깊어졌다”고 했다.
한편 미추홀구 내 전세사기 위험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이 부동산테크를 통해 공개한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미추홀구의 보증사고는 400건으로 인천 내에서 가장 많았고 피해금액은 704억8755만원에 달했다. 전세가율 또한 최근 3개월 92.6%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85.2%)보다 7.4%가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전세가율이 80% 이상이면 깡통전세 위험군으로 구분된다.
안상미 미추홀구 전세사기 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매매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시세가 오르지 않는데 임대인들은 세를 높게 받고 싶어 깡통전세 위협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제대로 된 예방책도 마련되지 않았는데 건축왕에 대한 판결도 결과가 좋지 않게 나왔으니 누가 빌라 전세에 들어가 살고 싶어 하겠나”라고 했다.
인천은 빌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커지면서 신축 공급도 더딘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인천지역 다세대 주택 인허가 건수는 86건으로 2022년 7월(658건)과 비교하면 13% 수준에 그쳤다. 착공실적 역시 7월 12건으로 2년 전 105건보다 93건이 줄었다.
인천지역 주택건설업체도 인천 외 지역으로 떠나거나, 사업을 정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인천시 동합건설업 등록현황에 따르면 인천 내 신고된 주택건설업체는 2022년 10월 849개사에서 올해 7월 기준 750개사로 99개 사가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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