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더 빛날 것 같았지만..비상 아닌 퇴보한 ‘특급 유망주의 팀’ 신시내티[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비상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신시내티 레즈는 지난해부터 크게 주목받는 팀 중 하나였다. LA 다저스가 오타니 쇼헤이 등 특급 선수들을 시장에서 쓸어담으며 이목의 중심에 섰다면 신시내티는 '성장'으로 주목을 받는 팀이었다.
지난해 신시내티는 포스트시즌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배부른 시즌을 보냈다. 젊은 기대주들이 대거 데뷔해 엄청난 가능성을 보였다. 20대 초중반 신인 선수들의 맹활약은 구단 입장에서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일이다.
특급 기대주 2002년생 유격수 엘리 데 라 크루즈가 엄청난 파괴력을 선보이며 데뷔했고 데 라 크루즈와 배터리를 이룰 1999년생 2루수 맷 맥클레인도 데뷔했다. 1997년생 유틸리티 플레이어 스펜서 스티어가 등장했고 1루에는 1999년생 크리스티안 엔카나시온-스트랜드가, 3루에는 2001년생 노엘비 마르테가 데뷔했다. 외야에서는 1995년생 TJ 프리들과 1998년생 윌 벤슨이 도약했다.
지난해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로만 선발 라인업을 다 채울 수 있을 정도였다. 여기에 신인왕 출신 1996년생 2루수 조나단 인디아와 역시 1996년생인 공수겸장 포수 타일러 스티븐슨까지 보유한 신시내티는 모든 구단이 부러워할만한 '젊은 라인업'을 가진 팀이었다.
타선 뿐만이 아니다. 1999년생 영건 헌터 그린을 필두로 1998년생 우완 그라함 애쉬크래프트, 1998년생 좌완 브랜든 윌리엄슨, 1999년생 좌완 앤드류 애보트, 1998년생 좌완 닉 로돌로 등 젊은 선발투수들도 있었다. 투타 양면에 걸쳐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대거 보유한 신시내티는 그야말로 '오늘보다 내일이 크게 기대되는' 그런 팀이었다.
그런 신시내티는 지난해 82승 80패, 승률 0.506을 기록했다. 직전시즌 승률 3할(0.383)대에 그쳤던 신시내티가 대거 도약한 신예들과 함께 비록 포스트시즌에는 오르지 못했지만 위닝시즌을 달성하자 올시즌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내셔널리그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신시내티는 올해 에이스 그린과 유격수 데 라 크루즈, 애보트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젊은 선수들의 성적이 하락하며 포스트시즌 경쟁에서 멀어졌다. 도루 1위를 달리고 있는 데 라 크루즈와 10승 고지를 밟은 애보트, 로테이션을 이끄는 그린의 기량 향상은 분명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대부분 실망스러웠다(이하 기록 9/15 기준).
지난해 가장 돋보인 신인 중 하나로 신인왕 5위였던 맥클레인은 올해 부상으로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다. 지난해 23홈런 15도루(.271/.356/.464)를 기록하며 신인왕 6위에 오른 스티어는 올해 147경기에서 .231/.325/.410 19홈런 88타점 25도루를 기록 중이다. 홈런과 도루는 준수하지만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뚝 떨어지며 리그 평균 수준의 타자가 됐다.
MVP 투표에서도 득표한 프리들은 지난해 138경기에서 .279/.352/.467 18홈런 66타점 27도루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부상으로 74경기 출전에 그쳤고 성적도 .233/.310/.408 13홈런 53타점 9도루로 뚝 떨어졌다. 지난해 108경기에서 .275/.365/.498 11홈런 31타점 19도루를 기록한 벤슨은 올해 121경기에 출전했지만 .193/.281/.391 14홈런 43타점 14도루에 그치고 있다.
최고의 기대주였던 마르테는 올해 금지약물 복용이 적발돼 징계를 받았고 복귀 후에도 부진하고 있다. 56경기 .205/.243/.308 4홈런 17타점 8도루에 그치며 전혀 생산성을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63경기에서 .270/.328/.477 13홈런 37타점을 기록한 거포 기대주인 엔카나시온은 올해 29경기에서 .190/.220/.293 2홈런 16타점을 기록한 뒤 부상으로 일찌감치 이탈했다.
그나마 이제는 '신인급'은 아닌 스티븐슨과 인디아가 아주 뛰어나진 않지만 준수하게 활약하며 라인업을 지켜준 것이 다행이었다. 마운드에서도 애쉬크래프트, 윌리엄슨, 로돌로 등이 모두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기대한 만큼의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시즌 종료까지 2주 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신시내티는 9월 15일까지 시즌 73승 77패, 승률 0.487을 기록 중이다. 올해 루징시즌을 면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최고의 재능을 가진 팀, 오늘보다 내일이 반드시 더 빛날 것만 같았던 팀으로 큰 주목을 받았지만 마치 팀 전체가 소포모어 징크스를 함께 겪은 듯 도약과는 거리가 있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낸 신시내티가 과연 남은 시즌, 혹은 내년 다시 도약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자료사진=노엘비 마르테)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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