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백령·대청·소청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도전

CBS노컷뉴스 주영민 기자 2024. 9. 16.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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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 제출 예정
2019년 국가지질공원 지정 "25억~10억년 전 지층 다수 분포"
"9억4천만년 전 동북아 거대 화성암체의 생성과 연관" 국제적 가치 확인
'인천시 지질공원 관리 및 운영 조례' 제정…법적 요건 갖춰
최근 아시아-태평양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서 국제 홍보
백령도 두무진. 인천시 제공


2019년 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인천 백령·대청·소청 지질공원이 조만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기 위한 공식 절차에 들어간다.

오는 11월 유네스코에 등재 신청서 제출 예정


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인천시는 오는 11월 유네스코에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지질유산과 생물유산 및 문화유산을 연계, 보전과 활용을 통해 지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제도로 '세계유산', '생물권보전지역'과 함께 유네스코 3대 보호제도에 속한다.

유네스코(UNESCO·United Nations Educational, Scientific and Cultural Organization)는 전 세계의 교육, 과학, 문화 보급과 교류를 위해 설립된 유엔의 전문기구다.

백령도 사곶해변. 인천 옹진군 제공

2019년 국가지질공원 지정 "25억~10억년 전 지층 다수 분포"


서해 최북단에 있는 백령도·대청도·소청도는 국내에서는 매우 보기 드물게 25억년 전부터 10억년 전의 지층이 다수 분포돼 있다.

백령도에는 10억년 전의 퇴적환경 추정할 수 있는 두무진과 진촌리 현무암, 사곶해변, 콩돌해안, 용틀임 바위 등이 있다. 대청도에는 옥죽동 해안사구, 농여해변과 미아해변, 서풍받이, 검은낭이 등이 있다. 소청도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생명체 흔적인 '스트로마톨라이트'와 분바위, 월띠가 있다. '스트로마톨라이트'는 지구 생성 초기인 바다에서 번성한 남조류 화석이다.

황해남도와 거리가 약 12㎞에 불과할 정도로 북한과 가까운 백령·대청 국가지질공원은 옹진반도와 지질이 비슷한 등 북한 지질특성이 나타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옹진반도, 장산곶과 함께 육지였다가 후빙기 때 빙하기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해 섬이 됐다.

우리 정부는 이 지역이 뛰어난 풍광과 지질 유산이 많고 동아시아 지각의 진화 과정을 밝힐 수 있는 단서를 품고 있어 2019년 7월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올해 2월에는 환경부가 인정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국내 후보지로 선정됐다.

대청도 농여해변. 인천시 제공

"9억4천만년 전 동북아 거대 화성암체의 생성과 연관" 국제적 가치 확인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제 가치 규명과 기반시설 구축 등 101가지 인증 요건을 달성해야 한다.

인천시는 백령·대청·소청 지질공원이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되자 접경지역인 이곳이 남북관광 교류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고 2020년부터 본격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추진했다.

2020년 7월 추진 계획을 수립한 이후 꾸준하게 타당성 조사와 학술조사를 벌여 지난해에는 백령·대청·소청 지질공원의 지질학적 가치를 입증하는 국제학술 논문도 확보했다. 인천시가 공개한 '백령·대청·소청도 지질유산 전문학술조사'를 보면 백령도와 대청도는 약 10억4천만년 전부터 9억1천만년 전 사이 퇴적된 모래와 진흙이 굳어져 만들어졌다. 또 소청도는 이후 약 9억년 전부터 8억9천만년 전 사이에 형성됐다.

백령·대청·소청도에서 관찰되는 여러 퇴적구조를 종합해 판단했을 때 이 지역은 비교적 얕은 바다 환경에서 퇴적이 이뤄졌고, 지층의 변화 양상을 분석해 보면 점차 해수면이 낮아지는 환경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함께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퇴적 이후 만들어진 암석들로 미뤄볼 때 이 지역이 9억4천만년 전 동북아 일대에서 발생한 거대 화성암체의 생성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연구결과는 지질학계에서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선캄브리아 보고서(precambrian research journal) 2023년 11월호에 수록됐다. 인천시는 이 논문이 백령·대청·소청 지질공원의 세계적 가치를 드러낸 보고서로 판단하고 있다.

소청도 분바위. 인천시 제공

'인천시 지질공원 관리 및 운영 조례' 제정…법적 요건 갖춰


지난 6월에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받기 위한 법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인천시 지질공원 관리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도 제정했다.

이 조례는 백령·대청·소청 지질공원의 지질명소 보전 및 관리, 지질관광·교육프로그램 운영, 지질공원 해설사 운영, 탐방객 안내시설 설치·운영, 지질공원 명칭·로고 사용 등 홍보, 지역주민 협력사업 추진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를 토대로 인천시는 최근 생태관광센터와 지질공원센터를 짓고 있으며, 학생·시민체험행사, 사진전 전시 등을 통해 시민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대청도 서풍받이. 인천시 제공

최근 아시아-태평양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서 국제 홍보


지난 8~15일에는 베트남 카오방에서 열린 제8회 아시아-태평양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APGN) 심포지엄에 참석해 백령·대청·소청 지질공원을 홍보하고 관련 국제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인천시는 오는 11월 유네스코에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한 신청서를 제출하면 내년에 국제지질과학연맹(IUGS)과 유네스코 평가단으로부터 가치평가와 현장실사를 받은 뒤 유네스코 이사회 심의를 거쳐 2026년 최종 승인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48개국 195곳이 등재돼 있다. 우리나라에는 제주, 청송, 한탄강 등 5개 지역이 등재돼 있다.

김을수 인천시 해양항공국장은 "백령·대청·소청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지정으로 세계관광명소로 도약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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