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36.5] 탈북MZ의 영어완전정복
[뉴스데스크]
◀ 앵커 ▶
작년 한 해 동안 한국에 온 탈북민의 절반은 MZ세대라고 합니다.
젊은 탈북민들이 증가하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에 정착한 학생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과목은 영어라고 하는데요.
영어 공부를 통해 한국 사회에 적응하려는, 탈북 MZ들의 열띤 교육 현장에 손지윤 영상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지금은 대학 강단에 서 있지만, 10년 넘게 아이들을 가르쳤던 루 교수님.
교육을 향한 그의 꿈은 한 청년과 갑작스러운 홈스테이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루 갈로/부산외대 교수] "북한 사람, 어떡해?"
[리사 갈로] "그와 같이 지낸 지 사흘이 되던 날, 한 모임에서 연락을 받았어요. 그가 어떻게 탈북했는지 와서 함께 이야기해 볼 수 있냐고."
[루 갈로/부산외대 교수] "저희는 이렇게 앞으로도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이 기회가 부산에 있는 탈북 학생 대안학교로까지 이어지게 됐습니다."
[박빌립(가명)/장대현중고등학교 학생] "결국 아이언맨이 지구를 구해. 그거 뭐였죠?" [켈리 리드 생활 영어 교사] "A missile." [학생들] "미사일이 영어였어?"
[박빌립(가명)/장대현중고등학교 학생] "북한은 외우는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말하는 것 보니, 'I love you so much, my father 김일성.' 이러더라고요."
[박빌립(가명)/장대현중고등학교 학생] "저는 영어를 말도 못 하다가, 중학교 때부터 배웠거든요. 처음이니까, 저도 엄청나게 당황하고 낯설었습니다."
[기자] "영어 회화는 어디서?" [박빌립(가명)/장대현중고등학교 학생] "영어 회화는… 도서관에서 합니다."
한국으로 탈출한 북한 MZ세대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이들에게 영어는 소통을 가로막는 또 하나의 장벽이 됩니다.
[루 갈로/부산외대 교수] "한국에는 많은 외래어가 있잖아요, '컴퓨터', '엘리베이터'처럼. 그들은 이런 단어를 배워본 적도 없고, 지금에서야 배우고 있죠. '오, 이건 한국어가 아니고, 영어구나.'"
[임창호/장대현중고등학교 교장] "한국말이 제일 힘들대요. 그다음이 영어. 이 사회 공부할 때의 단어가, 영어 단어만큼 힘든 거예요."
분단의 시간이 길어진 만큼, 남과 북은 언어도 문화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임창호/장대현중고등학교 교장] "일반 학교에 다니다가 힘들어서, 우리 학교를 오는 경우가 있는데 북한에서 왔다고 막 놀림 받으니까, 안 다니고 튀어 나가는 아이들이 있어요. 뉴스의 사건 사고의 한 부분으로만 탈북한 사람들의 역할을 보지 않고, 소통하기 위한, 대화하기 위한 몸부림이 우리가 필요하지 않을까."
[루 갈로/부산외대 교수] "영어 까먹지마." [박빌립/탈북 학생(가명)] "네, 항상 기억할게요." [루 갈로/부산외대 교수] "걱정하지 말고."
[박빌립(가명)/장대현중고등학교 학생] "나에게 영어란, 하나의 통로 같은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같이 이야기할 기회가 있잖아요. 더 있었으면 좋겠고."
[루 갈로/부산외대 교수] "우리는 단순히 언어를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그들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거예요. 한국사람들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나요?"
취재·구성: 손지윤 / 영상편집: 임혜민 / 통역: 강로이 / 취재지원: 한성경 / 디자인: 엄정현 / 자료제공: 부산 장대현중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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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구성: 손지윤 / 영상편집: 임혜민
손지윤 기자(son.jiyo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37095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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