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발레 스타 전민철 “발레는 인생의 숙제 같아요”…첫 전막 발레 데뷔 앞두고 구슬땀
꿈꾸던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 내년 상반기 입단…아시아 남성 무용수로 김기민 이어 두 번째
솔로르 역 정통한 김기민에게 과외 받기도…“모든 동작에는 이유가 있다”는 조언 기억에 남아
솔로르의 복잡한 감정과 내면 연기 위해 막장 드라마 ‘부부의 세계’ 등 보며 연구하기도
“오래도록 좋은 영향력 끼치는 세계적 무용수가 되고 싶다”
“발레라는 예술은 100% 완벽해지기 어려워서 앞으로 계속 노력해야 하는 인생의 숙제 같아요.”
세계적으로 이름난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이 점찍는 등 한국 발레의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전민철(20)에게 발레란 이런 것이었다. 완벽한 답을 찾기는 어렵겠지만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발전시켜서 잘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 그래도 춤을 출 때 가장 행복할 만큼 사랑하는 게 발레라고 했다. ‘라 바야데르’로 생애 처음 전막 발레 데뷔를 앞둔 지난 12일 서울 광진구 유니버설발레단 회의실에서 만난 전민철은 “발레에선 끈기와 열정이 중요한데, 제 성격과 맞는 듯하다”며 수줍게 웃었다.
전민철은 솔로르 역으로 29일 마지막 공연(5회차) 무대에 올라 유니버설발레단 솔리스트 이유림(니키아 역), 수석무용수 홍향기(감자티 역)와 호흡을 맞춘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3학년에 재학 중인 그는 “학생 신분이라 이런 기회가 올 줄 생각도 못했는데, 정말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인 ‘라 바야데르’를 하게 돼 좋다”며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에게 감사의 뜻을 내비쳤다.
실제 올 여름 마린스키발레단 오디션에 합격한 전민철은 내년 상반기 중 입단해 솔리스트로 활동한다. 아시아 남자 무용수로는 2011년 아시아 출신 최초로 들어가 2015년 최연소 수석무용수가 된 김기민(32)에 이어 두 번째다.
전민철은 첫 전막 공연 도전인 데다 주역인 것에 대한 부담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자신감이 묻어났다. “주역 무용수로서 3막까지 극 전체를 힘 있게 이끌어야 한다는 게 가장 부담됩니다. 그러지 못하면 주역 무용수로서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관객들이 ‘얼마나 잘하나’ 하고 지켜볼 것 같은데, 그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관객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공교롭게 김기민은 전민철의 또다른 본보기인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수석무용수 박세은과 짝을 이뤄 10월30일 개막하는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안무 유리 그리고로비치) 공연에 출연한다.
요즘 많이 신경쓰는 건 감정 연기다. 어린 나이에다 누군가와 사랑에 빠진 경험도 없는데 두 여성과 삼각관계에 놓인 솔로르의 복잡한 심경을 실감나게 연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1막 중 니키아와 솔로르가 오랜만에 만나 춤 추는 ‘사랑의 파드 되’ 장면이 대표적이다.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추고 있었는데 문 단장님이 더 많은 감정을 담아야 한다고 주문하셨어요. ‘사랑이 행복하기만 한 게 아니다. 둘은 비밀스러운 사랑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달콤하지만은 않고 오랜 그리움과 불안함, 안타까움 등 여러 감정이 섞여 있다’는 거였죠. 그 말씀을 듣는 순간 ‘내가 사랑을 1차원적으로 생각했구나’ 싶어서 연습 때마다 다양한 감정을 끄집어 내려 애쓰고 있습니다.”
7년 전 SBS ‘영재발굴단’ 출연 당시, 무용수의 길을 반대하던 아버지에게 “춤 출 때 가장 행복하다”며 눈물로 호소할 만큼 발레를 좋아했던 전민철이지만 고비도 있었다. 선화예중으로 편입했지만 발레를 제대로 배운 시기가 늦어 또래보다 실력이 떨어지자 의욕을 잃은 것이다. 그러다 중3 때인 2019년 미국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YAGP) 콩쿠르 주니어 부문에 참가한 후 확 달라졌다. “입상은 못했지만 최종전까지 나가고, 콩쿠르에 나온 친구들의 열정을 보면서 깨달은 게 많았어요. 세계적인 무용수가 되고 싶다는 꿈도 생겼습니다.”
전민철은 이후 정말 열심히 춤을 췄다고 한다. 큰 키(184㎝)와 균형 잡힌 몸매에 끈기와 열정을 더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지난해 YAGP 콩쿠르 시니어 파드되 부문 우승으로 군 면제 혜택을 받은 데 이어 그토록 그리던 마린스키발레단에 들어가는 겹경사를 맞았다.
“(기량만) 세계적인 무용수가 아니라 관객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주면서 오래도록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세계적 무용수가 되는 게 꿈입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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