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쪽방촌에 전달된 ‘깜짝 선물’…“덕분에 명절 기분 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4일 오전 11시, 서울역 동자동 쪽방촌 앞은 전을 부치고 재료를 손질하는 수십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서울역 쪽방상담소는 인근에 있는 온누리교회 봉사자들과 전 나눔 행사를 열었다.
서울역 쪽방촌상담소를 이끄는 유호연 소장은 "외국인 봉사자들한테는 전을 부쳐보는 특별한 체험이 되고 명절에 혼자 계신 쪽방 주민들이 전을 받고 명절 분위기를 느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봉사자들, 쪽방 주민들과 전 나눔
외로운 주민들 “전 덕분에 명절 분위”
[헤럴드경제= 김도윤 수습기자]14일 오전 11시, 서울역 동자동 쪽방촌 앞은 전을 부치고 재료를 손질하는 수십명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날 서울역 쪽방상담소는 인근에 있는 온누리교회 봉사자들과 전 나눔 행사를 열었다. 명절을 앞두고 동자동에 사는 쪽방 주민들에게 추석음식을 나누기 위해서다.
행사에는 외국인 봉사자들도 다수 참여했다. 외국인 봉사자 에릭 스톨즈는 “후암동에서 1km 떨어진 곳에 살지만, 서울에 이런 곳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며 “공동체가 사회에서 소외된 이웃들을 도울 수 있다는 점이 기쁘다”고 했다. 이어 “서울시가 이 지역을 좀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개발이 시작되면 여기 분들은 어디로 갈지 걱정된다”고 했다.
또 다른 봉사자인 알리스테어 리치는 “서울스퀘어에서 비즈니스 미팅을 자주 하고 이 주변을 많이 왔었는데 쪽방촌에 대해선 전혀 몰랐다”며 “주변의 좋은 건물들 뒤에 가려지고 잊혀진 지역이 있다는 점이 충격적이었다”고 했다. 이어 “이곳에서 봉사하면서 삶이 겸손해지고, 신앙을 몸으로 실천할 수 있어 기쁘다”고 덧붙였다.
서울역 쪽방촌상담소를 이끄는 유호연 소장은 “외국인 봉사자들한테는 전을 부쳐보는 특별한 체험이 되고 명절에 혼자 계신 쪽방 주민들이 전을 받고 명절 분위기를 느끼시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봉사자들은 정성스럽게 만든 전을 쪽방 507가구에 전달했다. 주민 노모(79) 씨는 “명절에는 사랑방이나 쪽방 상담소에서 찾아오지 않으면 사실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며 “우리같이 외롭게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렇게 와주는 것 자체가 고맙다. 전을 보니 명절 기분이 난다”고 반가워 했다.
동자동 쪽방 거리에서 8년째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72) 씨는 “연휴에 갈 곳 없는 동네 사람들은 외로워서 술을 더 많이 마신다”며 “주민들이 소외된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작은 행사라도 함께 하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 아들은 뭐 하고 살고 있을까, 추석 때는 더 보고 싶어.”
자식은 있지만 연락이 끊긴 지 꽤 오래됐다는 김모(67) 씨는 봉사자들이 건넨 전을 반갑게 받아 들었다. 그는 “쪽방에 들어와 사는 사람 중에 사연이 없는 사람이 있겠냐”며 “나도 부모니까 명절엔 특히 가족들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뇌줄중과 당뇨를 앓고 있다는 주민 이모(65) 씨는 “(추석에) 갈 곳이 없다”며 “10년 전에 쪽방에 살 때만 해도 몸이 아프진 않았는데, 올해는 몸이 아파서 더 힘든 것 같다”고 했다.
전익형 서울역 쪽방촌상담소 실장은 “쪽방 주민 중에는 가족의 해체를 경험하고 명절에도 홀로 지내는 분들이 많다” 며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외롭지 않은 한가위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kimdoyoon@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골반괴사’ 故최진실 딸, 미국서 공개한 근황…“한국 안 돌아갈래”
- “박봉이어도 공무원 할래요”…‘줄사표’ 2030 의외의 선택, 이유 봤더니
- 새출발 나선 강형욱 “새롭게 시작…솔루션 필요한 반려견 모집”
- 문재인 "팍팍한 살림살이에 의료대란까지…아프지 말고 무사무탈하길"
- “벤츠가 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차량 전소…10분만 불끈 건 비번 소방관들
- 1200만원 후원하고 BJ와 성관계하다 목졸라 살해
- '동네멋집' 가야의 로맨스를 고스란히 느끼고갈 김해멋집으로 변신
- 뉴진스 지지?…BTS 정국 “아티스트 죄 없다” “이용 말라”
- 미코 출신 레이싱모델 신해리, 갑작스런 사망…팬들 애도 물결 잇따라
- “민희진 돌려놔” 최후통첩에 뉴진스 따돌림 수사까지…‘26만 →16만원’ 하이브 주주 눈물 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