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냐 해리스냐'…美 대선 첫 TV 토론 후 증시 베팅은?

고정삼 2024. 9. 15.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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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우세로 '해리스 트레이딩' 부각
태양광·풍력·전기차·2차전지 수혜 예상
대선 불확실성 높아…"변동성 유의해야"
미국 대선 후보 TV 토론을 지켜보는 시민들./사진=AP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 첫 TV 토론에서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선전했다는 시장 평가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등 '해리스 트레이드' 종목에 베팅이 진행됐다. 당분간 해리스 트레이드가 증시의 모멘텀(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다만 미 대선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시장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온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열린 미 대선 TV 토론의 승자로 해리스 부통령을 지목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해리스의 도발에 쉽게 무너졌다는 평가가 우세했다는 투자심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증시는 즉각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면서 이른바 '해리스 수혜주'로 불리는 태양광 풍력 전기차 2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상승했다. 반면 트럼프 트레이드 수혜 자산군으로 간주되는 비트코인과 방산주 등은 하락했다.

실제 TV 토론일 종가와 지난 13일(현지시간) 종가를 비교하면 해리스 트레이드 종목으로 분류되는 퍼스트솔라(9.88%) 솔라에지 테크놀로지스(10.36%) 인페이즈 에너지(5.06%) 등 태양광주, GE베르노바(11.67%)와 넥스트에라에너지(2.85%) 등 신재생에너지주, 리비안 오토모티브(2.04%)와 루시드 그룹(11.61%) 등 전기차 관련주가 일제히 증가세를 나타냈다. 반면 같은 기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모회사 트럼프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그룹 주가는 3.54% 밀렸고, 록히드마틴(-0.39%) 노스롭그루만(-0.03%) 등 트럼프 트레이딩 종목은 주춤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이상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TV 토론의 여파는 다음날 미국 증시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 피습과 1차 토론 기간 동안 트럼프 트레이딩이 나타난 것과 정반대로 해리스 트레이딩의 시작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토론회 모멘텀이 작용하면서 해리스 트레이드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토론회 이후 미국 인기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해리스를 공식 지지한다고 선언한 부분도 민주당 지지층 결집을 추가로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에서도 2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자동차 등 업종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책이 유지될 것으로 관측돼 2차전지와 자동차 업종에 보다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란 평가다.

조연주 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을 계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해리스 트레이드는 바이든 정부의 주요 정책인 IRA, 칩스법(Chips Act), 인프라 투자 및 일자리법(IIJA) 등의 효과 재부각이란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미 대선 불확실성이 아직까지 해소되지 않은 만큼, 시장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연말까지 변동성이 크지 않은 필수소비재·유틸리티와 금리 인하의 수혜가 기대되는 부동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상연 연구원은 "TV 토론에서 해리스가 선방했지만, 당선 확률과 지지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며 "TV 토론 반응과 대선 결과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특정 후보의 수혜 업종에 대한 베팅이 계속 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태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경쟁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며 "두 명의 후보가 큰 실기를 하지 않는 한 대선 개표 전까지 결과 예측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V 토론을 통해 두 후보의 이민, 사회복지, 동맹국 관계 부분에서 이견이 확연했지만 에너지, 반도체, 전기차 등 미국 주요 산업 정책에 대한 이견은 축소될 가능성도 높았다"며 "향후 미국 증시도 대선 후보들의 지지율 동향보다 경제 지표와 금리 정책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정삼 한경닷컴 기자 js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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