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핵실험 '대체 카드'로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했나
[뉴스리뷰]
[앵커]
북한은 최근 핵무기용 고농축 우라늄 생산시설 모습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란 관측도 있지만, 미국 대선을 앞두고 당장 핵실험을 할 여건이 되지 않아 '대체 카드'로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다는 분석에 더 무게가 실립니다.
지성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9일 북한 정권 수립일을 맞아 고위 간부를 모아놓고 기념 연설을 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미국의 '핵 위협'을 운운하며, 핵무력 강화 의지를 거듭 밝혔습니다.
<조선중앙TV> "우리는 지금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일데 대한 핵무력 건설 정책을 드팀없이 관철해나가고 있으며…."
이어 자신의 연설이 빈말이 아님을 증명이라도 하듯 며칠 뒤 핵무기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 현장을 찾았습니다.
북한이 원심분리기 등 우라늄 농축시설과 핵물질 생산공장을 공식 매체를 통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의 핵시설 공개는 자신들의 핵 역량을 과시함으로써 미국의 대선 국면과 차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치려는 계산된 대미 메시지로 풀이됩니다.
일각에서는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가 대선 전 핵실험을 예고하는 '포석'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옵니다.
하지만, 핵무기 생산시설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핵실험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무엇보다 북한이 핵실험을 할 수 있는 현실적 조건과 핵실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외교적 실리가 있냐는 것이 관건입니다.
<홍민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현재 풍계리 일대의 수해 등으로 인한 기후 조건, 중국과의 관계 악화 등 여러 제약으로 인해서 당장 핵실험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보여지고요, 아마 대체 카드로서 이번에 우라늄 농축시설의 존재를 과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미국이나 러시아 등이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자주적 권리'를 주장하며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연합뉴스TV 지성림입니다. (yoon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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