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대6으로 깨질 줄 알았는데... 3대3 선전했다. '무에타이' 태국과 'MMA' 한국의 첫 콜라보 성공. "내년 4,5월에 한국에서"[태국 인터뷰]
[방콕(태국)=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한국의 링챔피언십과 태국의 페어텍스 파이트의 첫 교류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페어텍스 파이트X링 챔피언십'이 14일(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룸피니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링챔피언십 소속의 6명의 한국 선수와 페어텍스 소속의 6명의 선수가 무에타이 4경기, MMA 2경기를 겨뤘다.
결과는 예상외였다. 당초 6경기 모두 한국 선수들이 지는 것 아닌가 걱정을 했지만 무에타이 2경기씩, MMA 1경기씩을 나눠 가져 3승3패의 호각세로 끝났다. 특히 한국선수들이 무에타이에서 예상외의 선전을 펼쳤다는 평가.
1경기서 16세의 어린 곽령표가 17살이나 많은 태국 선수에게 밀려 판정패를 했지만 2경기서 구태원은 1라운드 내내 힘들게 경기를 하다가 종료 2초를 남겨놓고 백스핀 블로우로 100전이 넘는 많은 경기를 치렀던 상대인 쿤크라이 PK 샌차이를 실신 KO로 역전승을 거두는 파란을 일으켰다. 3경기서 남태원이 MMA룰로 치러진 경기서 2분만에 테이크다운 후 풀 마운트를 차지하고 엄청난 파운딩으로 경기를 끝냈고, 4경기서 최재욱은 상대의 발차기 이후 접근전으로 펀치 세례를 퍼붓는 전략으로 3대0 판정승을 거둬 한국 선수가 1패뒤 3연승으로 오히려 남은 경기를 다 휩쓰는 것 아니냐는 희망까지 가지게 했었다.
이후 5경기서 김종필이 MMA 경기에서 Y2K에게 판정패했고, 5경기서 권기섭도 기량차이를 보이며 판정패해 3승3패 동률로 대회를 마쳤다.
페어텍스 프렘 부사라바본웡스 대표와 링챔피언십 김내철 대표는 첫 교류전에 대해 매우 만족하며 다음 교류전 역시 희망했다.
프렘 대표는 "매우 흥미로운 이벤트였다. 한국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했을 것이다"라고 했고, 김내철 대표는 "첫 이벤트인데 너무나 깔끔하게 잘 마친것 같다. 선수들도 기량을 잘 보여준 것 같다"며 "처음이라 걱정도 많이 했는데 마무리 잘한 것 같다. 이것을 시작으로 한국, 태국 격투기 발전을 위해 교류전을 많이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서로의 필요성이 있었다. 태국은 입식 격투기인 무에타이의 나라지만 그래플링 기술까지 겸비해야하는 MMA는 전반적으로 약하다. 한국은 MMA가 대중화돼 있지만 무에타이는 약한 편. 한국의 무에타이 선수는 태국의 강자와 만나며 기량을 키울 수 있고, 태국의 MMA 선수는 한국 선수들과의 경기로 성장할 수 있다.
한국선수 2명이 무에타이 경기를 이긴 것에 프렘 대표는 "태국에 수준 높은 선수들이 많지만 한국 선수들의 레벨을 생각해 그에 맞게 매칭해서 익사이팅한 경기가 됐다"면서 "무에타이의 매력은 많은 기술들이 있어서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것이다. 2경기서 종료 2초전에 피니시가 나오지 않았나"라고 했고, 김내철 대표도 "걱정을 많이했는데 생각보다 선전했다. 투지도 보였고 입식 선수들의 가능성을 많이 봤다"라고 했다.
프렘 대표는 태국에서도 좋은 MMA 선수들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했다. 프렘 대표는 "태국에도 MMA의 기대가 있다. 무에타이 선수들이 많으니까 이를 기반으로 경험을 쌓게 하면 된다. Y2K가 2년 정도 MMA를 수련했다. 4,5년쯤 지나면 굉장히 많은 MMA 선수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배우기 시작하면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첫 교류전이 태국에서 열렸는데 다음 교류전은 한국에서 개최할 것을 고려 중. 프렘 대표는 "내년 4,5월 정도에 한국 개최를 생각하고 있다. 좋은 취지로 시작한 교류전인만큼 한국에 높은 수준의 무에타이를 보여드릴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했다.
이 대회는 다른 격투기 대회와는 색달랐다. 태국 현지 시간으로 오전 10시에 시작해 2시간 동안 열렸다. 경기도 6경기만 치렀다. 게다가 무관중 경기.
이렇게 치르는 이유가 궁금했다. 프렘 대표는 "무에타이를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로 하기 위해 토요일 오전 10시에 한다. 이 경기를 태국 최대 공중파 방송을 통해 전국에 2시간 동안 생방송을 한다. 그래서 전국민이 토요일 오전에 격투기를 즐길 수 있게 하려고 한다. 그 2시간을 맞추기 위해 6경기를 하게 됐다"라고 했다. 이어 "전국 방송이 되기 때문에 관중을 받지 않아도 스폰서십으로 충분히 수익을 낸다"라며 웃었다.
프렘 대표는 끝으로 "링챔피언십에 감사드린다. 다음에도 계속 관계를 이어가길 바란다. 와이프가 한국 사람이고 아이들도 한국인이라 나도 한국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한국 선수도 돕고 싶다"라고 했고, 김내철 대표는 "페어텍스에 감사드린다. 한국은 MMA는 대중화가 잘 돼 있지만 무에타이는 큰 단체가 없다고 생각한다. 페어텍스와 지속적인 관계로 우리 선수들을 큰 무대로 진출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
방콕(태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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