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딸 이방카, 스위프트 저격했다가 역풍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트럼프가 14일(현지시간) 미국의 최고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를 공격했다가 되레 역풍을 맞았다.
이방카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스위프트가 공연 도중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테일러 스위프트에 질리고 지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요?’라는 글을 게시했다.
하지만 댓글은 처참했다.
7만2000회가 조회되고 8600회의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춤을 추는 영상과 함께 ‘중범죄자, 사업 사기범, 강간범, 소아성애 혐의를 받는 사람에게 질리고 지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요?’라는 글이었다.
그다음으로 좋아요를 받은 댓글 역시 “도널드 트럼프와 이방카 트럼프, 부패한 트럼프 가족에 대해 질리고 지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요”, “나는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당신들의 가족에 질렸다고 확신한다”, “나는 당신의 가족에 질리고 지쳤다” 등의 댓글이었다.
스위프트는 10일 대선 토론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양이를 안고 있는 사진과 함께 “나는 2024 대선에서 해리스와 팀 월즈(부통령 후보)에게 투표할 것”이라며 “해리스처럼 권리와 대의를 위해 싸우는 전사가 필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저는 수십 년 동안 성 소수자 인권, 시험관 시술(IVF), 여성의 자기 몸에 대한 권리를 옹호해온 왈츠를 러닝메이트로 택한 해리스의 선택과 큰 감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위프트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했다는 소식에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TV토론 다음날인 11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나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팬은 아니었다”며 “그는 매우 진보적인 사람이다. 그는 항상 민주당을 지지하는 듯 보인다. 아마도 시장에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에는 스위프트와 스위프트의 팬들이 자신을 지지하는 인공지능(AI) 가짜 사진을 게시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미국을 상징하는 ‘엉클 샘’이 스위프트 얼굴로 바뀌어 있고 ‘테일러는 당신이 트럼프에게 투표하길 바란다’는 문구가 포함된 사진 등을 게시하고 “수락한다(I accept!)”고 썼다. 스위프트와 그 팬들의 지지를 받아들인다는 의미로 사진이 곧 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판이 이어졌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재임 당시 이방카 트럼프를 주유엔 미국 대사로 임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보수단체 행사에서 자신이 이방카에게 “훌륭한 유엔 대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회고하고 “이방카는 ‘그 일을 하고 싶지 않다. 단지 사람들이 일자리를 얻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이어 “화려한 일은 아니었지만 그녀는 사람들을 고용하기 위해 월마트, 엑슨모빌 등 모든 대기업을 보러 돌아다녔고, 수백만 명을 고용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이방카가 직책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방카는 트럼프 행정부 1기 시절 백악관 대통령보좌관을 지냈으나, 이번 대선 캠페인에는 거리를 두고 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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