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여당 총재 뽑는게 왜 중요해?···日자민당 총재 선거 이모저모 [지금 일본에선]
일본 국정부터 한일관계에도 영향
파벌해체후 첫선거 9명 최다 출마
최연소·5수생·첫여성 총리 도전등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진행되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그의 불출마 선언으로 당내 복수 후보의 경쟁 구도가 됐다. 지난 12일 총 9명의 후보가 출마 신고를 마친 뒤 공개 기자회견과 토론회가 열리는 등 27일 투·개표를 앞두고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일본 정국의 향방은 물론, 향후 한일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이번 선거의 주요 포인트를 Q&A로 정리했다.
Q. 일본 여당 대표(총재) 뽑는 선거인데, 뭐 이리 호들갑인가?
A. 일본은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다. 의원내각제에서는 의회의 다수당이 내각을 구성하며 그 당의 대표가 총리가 된다. 현재 일본의 제1당은 자민당으로 이번 총재 선거는 사실상 일본의 차기 총리 선출하는 것과 다름없다. 자민당 총재는 당의 주요 인사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있으며 총리가 되면 각료 인선과 국정 운영의 전반을 책임지게 된다. 기시다 내각이 강조해 온 한일 우호 관계 유지 등 대외 방침을 어디까지 가져갈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Q. 절차는?···과반 안되면 한번 더
A. 자민당 총재 선거는 투표 방식이며 '국회의원표'와 '당원표'를 합산해 결정한다. 국회의원표는 자민당 소속 국회의원 1인당 1표씩 행사한다. 당원표는 전국의 당원·당우의 투표로 배분*이 결정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국회의원표와 당원표가 각각 367표씩 총 734표로 진행될 예정이다. 당원들은 총재 선거 전 2년간 당비를 납부한 사람에게 한 표를 행사할 권리가 주어지는데, 이번엔 특례로 선거 전 1년치 당비를 낸 경우에도 투표권을 부여했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으면 상위 2명으로 결선을 다시 치른다. 결선 투표에서는 국회의원표 367표에 각 도도부현 대표 1표씩 47표를 더해 승자를 가른다.
결선에선 국회의원 표가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1차 때의 2위 후보가 국회의원 표를 끌어모아 역전할 가능성도 있다.
원래 자민당 총재 선거는 지금의 결선 투표인 국회의원표와 지방 대표 표로만 결정되는 구조였다. 1976년 전후 일본 정계 최대 정치자금 스캔들인 '록히드 사건'으로 다나카 가쿠에이 당시 총리가 물러나면서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됐고, 1978년부터 당원 투표가 추가됐다. 총재 임기는 3년이며, 연속 3기까지 할 수 있다.
*여기서 잠깐! 이번 선거에서 투표권을 지닌 당원은 105만명이다. 이들의 투표는 9월 12일 이후 투표소나 엽서 등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며 26일까지 마감된다. 이후 각 도도부현 연맹이 집계한 투표수를 당 본부에서 취합한 뒤 선거 비례배분 방식을 적용해 각 후보자에게 배분한다.
Q. 후보는 누구?···역대 최다 9명, 최연소·5수생 각축
A. 이번 선거에는 역대 최다인 9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후보는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과 이시바 시게루(67) 전 자민당 간사장, 다카이치 사나에(63) 경제안보담당상, 고노 다로(61) 디지털상, 고바야시 다카유키(49) 전 경제안보담당상, 가미카와 요코(71) 외무상, 하야시 요시마사(63) 관방장관, 모테기 도시미쓰(68) 간사장, 가토 가쓰노부(68) 전 관방장관이다. 고이즈미 후보는 1981년생, 43세로 후보들 중 최연소다. 당선 시 44세에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 기록을 깨고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다. 또한 후쿠다 다케오·후쿠다 야스오 전 총리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부자(父子) 총리가 된다. 그의 아버지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다. 이시바 후보는 이번이 5번째 총리 도전이다. 현재 주요 여론조사에서는 이시바 전 간사장과 고이즈미 전 환경상 두 사람이 3위에 크게 앞서며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다.
Q. 특징은 무엇?···9명 중 5명 ‘정치 금수저’
A. 이번 선거는 정치자금 스캔들로 인한 파벌 해체 이후 처음 치러지는 총재 선거다. 과거에는 파벌을 중심으로 특정 인물을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양상이 두드러졌으나 이번에는 아소파를 제외한 5개 파벌이 해산을 선언하면서 기존의 파벌 중심 선거 구도가 무너졌다. 역대 최다인 9명의 후보가 출마한 배경이기도 하다.
일본 정치의 한계를 여전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후보들 중 고이즈미 전 환경상을 비롯해 이시바 전 간사장, 고노 디지털상,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 가토 가쓰노부 전 관방장관 등 5명이 세습 정치인이다. 도쿄신문은 출마자 절반가량이 세습 정치인인 것과 관련해 "2001년 이후 자민당 출신 총리는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를 제외하면 모두가 세습 의원"이라며 정치에서 다양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Q. 그래서 우리랑 무슨 상관?···갈등 재점화 우려
A.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매년 일본 패전일인 8월 15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있다. 그는 만약 총리로 당선되는 경우 참배 여부에 대해서는 "앞으로 적절히 판단하겠다"고만 답한 상태다. 다카이치 경제안보상은 자위대 명기를 위한 개헌을 주장해왔고 자민당 내에서도 우익 성향 당원의 지지를 얻고 있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극우 성향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출마 기자회견에서도 "야스쿠니신사는 내가 매우 소중하게 생각해온 장소"라며 참배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역사·영토 이슈 등 민감한 사안으로 양국이 갈등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어떤 인물이 일본의 차기 총리가 되느냐는 한국에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라고 볼 수 있다.
송주희 기자 ssong@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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