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질병으로 생각한 적 없다"...격론 속 첫 공청회

최광현 2024. 9. 15.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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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게임이 몰두하는 게 질병일까요?

게임 질병코드의 국내 도입을 논의하는 첫 찬반 공청회가 열렸습니다.

최광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세계보건기구는 2019년,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코드로 등재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를 국내에도 도입하는 지에 대한 논의가 뜨거웠습니다.

질병코드 도입을 환영하는 보건복지부와 정신의학계,

이를 반대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 이용자들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각자 공청회를 진행하며 격론을 벌인 끝에 첫 찬반 관계자들이 함께 하는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강유정 / 더불어민주당 의원 : (게임이용장애에 대해) 찬성과 반대가 한자리에 모여서 그 논리를 서로 들어보고 이해하는 자리가 매우 필요하다….]

그런데 게임질병코드 도입에 찬성하는 의학계의 첫 마디가 예상을 벗어났습니다.

[이상규 / 한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게임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얘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문제 있는 사람을 치료할 수 있는 안전 조치가 있어야….]

과학적 근거도 이미 충분히 갖춰졌다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해국 / 가톨릭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한 90%는 근거가 있고요. 10%는 좀 모호하고 아직까지 불확실한 부분이 있으니 좀 더 연구를 해야 된다….]

다만, 연구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는 밝히지 않아 논란을 더했습니다.

표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게임이용장애의 범위를 어느 정도로 한정할 지에 대한 근거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 질병코드가 도입되면 '게임하는 사람은 정신질환자'라는 낙인효과만 생길 것이라는 주장입니다.

[박건우 / 고대 안암병원 뇌신경센터장 : 건강한 게임 이용자들이 부당하게 평가받는 상황을 분명히 초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요.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가장 비용과 시간 효율적인 이러한 방법을 어떤 병리로 이렇게 보고 사람들을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또 세계보건기구가 국제질병 분류를 한다고 해도 그걸 그대로 수용하는 건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조문석 / 한성대 사회과학부 교수 : (WHO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전문성 있는 국제기구인 건 맞습니다. (하지만) 모든 활동 분야에서 절대적인 진리나 권위를 갖추거나 또 강제성을 갖추고 있는 것도 아니고….]

WHO의 권고 사항일 뿐 각국 상황에 맞게 도입해도 되는 문제란 것입니다.

또 첫 찬반 토론회에 패널 구성에 대한 아쉬움도 컸습니다.

실질적 피해자가 될 게임 산업계나 이용자는 배제된 채 교수들 위주로 갖춰진 패널로 인해 학문적 공방 외에 현장의 목소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YTN 최광현입니다.

YTN 최광현 (choikh8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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