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곡의 벽' 김민재, 3경기 연속 선발에 공중볼 완벽 장악…케인 해트트릭까지 도왔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더욱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바이에른 뮌헨은 15일(한국시간) 독일 킬의 홀슈타인 슈타디온에서 열린 홀슈타인 킬과 2024-25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6-1로 압도적인 승리를 챙겼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개막 이후 분데스리가 3경기,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서고 있다.
그는 지난달 볼프스부르크와 리그 개막전 때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내주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 외의 공식전에선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다시 입지를 다지는 분위기다. 김민재는 이번 경기에서 다요 우파메카노와 중앙 수비진으로 풀타임 호흡을 맞췄다.
바이에른 뮌헨이 경기 시작 10여초 만에 자말 무시알라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은 뒤 줄곧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7분 페널티 지역 안에서 세르주 그나브리가 상대 수비를 끊어낸 뒤 해리 케인의 골이 터졌고, 전반 13분엔 킬의 미드필더 니콜라이 렘베르크의 자책골까지 나오며 바이에른 뮌헨은 순식간에 3골 차를 만들었다.
전반 43분엔 김민재가 기점 역할을 한 케인의 추가 골이 나왔다. 하프라인 뒤에서 김민재가 전달한 공을 킹슬리 코망이 왼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보냈고, 케인이 페널티 아크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후반 20분 마이클 올리세가 한 골을 더 보탠 바이에른 뮌헨은 후반 37분 킬의 아르민 기고비치에게 만회 골을 내줬으나 후반 추가 시간 케인의 해트트릭을 완성하는 페널티킥 득점포로 무난히 경기를 마무리했다.
축구 통계 전문 '후스코어드닷컴'은 김민재에게 평점 7.2점을 매겼다. 케인이 10점 만점을 받은 가운데 2선에서 뒤를 받친 코망(8.7점), 그나브리(8.2점), 무시알라(8.0점)가 모두 8점 이상을 기록했다.
통계 매체 '풋몹'은 김민재에게 7.8점을 줬다. 패스 성공률 92%, 롱패스 성공률 62%, 태클 성공률 100%, 걷어내기 2회, 가로채기 2회, 리커버리 7회, 공중볼 경합 승률 80% 등 후방에서 인상적인 수치를 기록하며 괴물 수비 본능을 뽐냈다.
경기 후 뱅상 콤파니 감독은 이날 수비진의 활약에 대해 "우리는 수비를 잘했다. 후반전에 5번의 교체를 활용했다. 한발 늦거나 전반전처럼 100% 수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지만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팀에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좋은 일이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지난 시즌 토마스 투헬 감독 체제에서 후반기에 입지를 잃은 김민재의 이번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볼프스부르크와 개막전에서 치명적인 실수로 자신감을 잃었다. 당시 김민재는 1-1로 진행되던 후반 10분 볼을 가지고 하프라인까지 올라왔다가 볼처리에 실패했다. 상대 공격수의 압박에 몸을 뒤로 돌리는 과정에서 볼을 빼앗겼다. 볼프스부르크는 쉽게 찾아온 기회를 역전골로 만들었다. 김민재 지분이 상당한 실점이었다.
다행히 팀 패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바이에른 뮌헨은 상대 자책골로 2-2 동점을 만든 뒤 종료 8분 전 세르쥬 그나브리의 역전골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한숨 돌리며 모두 웃는 상황에서 김민재는 그럴 수 없었다.
온갖 비판이 쏟아졌다. 독일 매체 '타게스차이퉁(TZ)'은 "김민재가 위험한 드리블로 공을 잃었던 초반 상황을 볼프스부르크가 활용하지 못했다. 운이 좋았던 김민재인데 그마저도 55분까지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팀 내 최저인 5점의 평점을 부여해 잘못을 질타했다.
다행히 프라이부르크를 상대한 2라운드에 다시 선발 기회를 잡은 김민재는 어느 정도 만회했다. 콤파니 감독에게 다시 신뢰를 받은 김민재는 무실점으로 부응했다. 빠른 판단과 특유의 과감한 커팅으로 상대 공격을 끊어 냈고 날카로운 패스 실력까지 뽐냈다. 수비 과정에서 어떠한 실수도 없었다. 현지 매체는 여전히 김민재를 불안하게 보지만 콤파니 감독이 여론에 휘둘리지 않고 2경기 연속 선발 출장 기회를 줬다.
콤파니 감독의 신뢰가 김민재를 살릴 수 있는 중대 요소라는 분석이다. AZ는 또 다른 독일 매체 '빌트'의 보도를 인용해 "김민재는 내성적이며 다소 민감한 유형이다.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편안함을 느껴야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서 "김민재는 대중 앞에 설 때 수줍은 모습을 종종 보여왔다. 바이에른 뮌헨에 온 뒤 팬들 앞에 혼자 서 본 적이 없는 이유"라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콤파니 감독은 김민재를 응원한다. 특히 의사소통에 능한 스타일이라 아직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김민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콤파니 감독은 그동안 활약을 보지 않고 처음부터 자신의 눈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민재는 이러한 콤파니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에 조금씩 살아나는 모습이다. 지난 시즌에는 실수에 "탐욕스럽다"라며 비판한 투헬 감독과 다른 양상이다. 이를 통해 개막전서 최악의 실수를 벌인 뒤 조금씩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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