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추긴 이자장사” 4대 금융, 3분기도 ‘역대급 실적’ 전망[머니페스타]

2024. 9. 15.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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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금융, 3분기 순익 전망 4조7250억원…전년比 6.8%↑
대출금리 인상에도 역대 최대 대출 수요…예대금리차 확대
‘값 싼’ 정기예금에도 자금 몰려…자금 조달 비용은 하락
금융당국, 은행에 ‘자율적 대책’ 강조…‘이자장사’ 이어진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의 ATM기기가 설치돼 있다.[연합]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주요 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에도 은행권 ‘이자장사’를 필두로 역대급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요 은행들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큰 폭을 올린 반면, 예금금리는 꾸준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비싼 대출’에도 불구하고 이를 찾는 수요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다. 예대마진 확대를 통한 수익 증대가 예상되는 이유다.

4대 금융, 3분기 ‘호실적’ 전망…은행 이자장사 영향
4대 금융그룹 본사 전경.[각 사 제공]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의 올 3분기 순이익(지배주주 귀속 순이익 기준) 추정치는 4조72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4조4222억원)과 비교해 3028억원(6.84%)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의 경우 같은 기간 6조616억원에서 6조4691억원으로 4075억원(6.7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개별 그룹별로는 신한금융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가 1조348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1921억원)과 비교해 1562억원(13.1%)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3분기 기준 역대 최대 이익에 해당한다. KB금융의 3분기 순이익 또한 지난해 1조3420억원에서 올해 1조5013억원으로 1275억원(9.3%) 늘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 외에도 하나금융의 3분기 순이익이 1조248억원으로 1년 새 678억원(7.1%)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우리금융은 유일하게 지난해 3분기 순이익 8993억원에서 올해 8506억원으로 487억원(5.4%)가량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당초 올 하반기 4대 금융그룹의 실적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았다. 기준금리 인하가 눈앞으로 다가오며, 주요 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통상 금리 인상기에는 예대마진이 커지며, 은행권의 순이익이 늘어나고 금리 인하기에는 반대 양상이 나타났다. 아울러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커지며 대출 자산을 더 늘릴 수 없을 거라는 우려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올 7월부터 가계대출 관리의 일환으로 급격한 대출금리 상향 조정이 이뤄지며, 추세는 반전했다.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대출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6월 말 2%대까지 하락했던 5대 은행의 주담대 금리 하단은 현재 4%대까지 치솟았다. 아울러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8월에만 9조6259억원 늘어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자금 조달 비용은 뚝↓…예대마진 더 커져
서울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

반면 예금금리는 꾸준히 하락 추세를 나타냈다.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는 연 3.35~3.4%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0.05%포인트가량 줄어든 수치로 기준금리(3.%)보다 낮다. 하지만 예금 수요는 끊이지 않는다. 기준금리 인하를 앞두고 예금 ‘막차’를 타려는 고객이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에만 약 16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자금 조달 비용과 직결되는 은행채 금리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전날(12일) 기준 은행채(5년물, AAA) 금리는 3.209%로 7월 초(3.49%)와 비교해 0.3%포인트가량 줄었다. 이자장사의 원가가 줄어들고 있는 반면, 가격은 올라가며 마진이 줄어든 셈이다. 심지어 판매량(대출 수요)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어났기 때문에, 수익 상승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연합]

가계대출 관리를 명목으로 은행의 ‘이자장사’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8월 25일 “(은행권의) 대출 금리 상승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영업 행태를 비판했다. 이후 은행들은 대출 한도를 줄이고 유주택자 대출을 제한하는 등 여타 규제책을 내놨다. 하지만 다시금 실수요자의 부담이 늘어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금융당국은 ‘은행의 자율적 대책 관리’로 방침을 선회했다.

이에 예대금리차 확대를 통한 수익 향상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이 있긴 하지만, 수요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가격(금리)을 조절하는 게 가장 기본”이라며 “일시적으로 예대금리가 벌어진 측면이 있지만, 관리 대책의 효과가 나타나면 다시 정상 범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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