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최초 스폰서 계약… 알리바바, 올림픽에만 1조원 쏟아붓는 까닭
알리바바는 올림픽, 유로 등 주요 스포츠 행사에서도 스폰서로 나서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올림픽은 통상 세계적 대기업이 스폰서를 맡아 각자의 기술을 과시하는 경연장인데, 여기에도 알리바바가 적극적으로 뛰어든 것이다. 알리바바는 중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2017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LA 올림픽까지로, 후원 금액은 총 10억달러(약 1조3400억원) 이상이다.
지난달 마무리된 파리 올림픽에서도 알리바바는 올림픽 최고 등급 후원사로서 알리안츠·코카콜라·삼성·인텔·오메가 등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번 대회에서 알리바바는 산하 계열사인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통해 비치발리볼·테니스·유도·럭비 등 12개 종목에서 인공지능(AI) 기반의 멀티카메라 리플레이 기술을 선보였다. 경기장 요소요소에 배치된 카메라에서 촬영된 영상을 AI를 활용해 3D 모델로 바꾸고, 이를 통해 중요한 순간 선수들의 경기 모습을 재구성해서 다양한 각도로 다시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올림픽 경기 중계에도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활용됐다. 인공위성 대신 클라우드를 통해 원격으로 실시간 방송 신호를 각국 중계권자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전세계 20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도합 1만1000시간 분량의 중계 영상이 제공됐다.
IOC와 협력해 AI를 활용한 아카이브 시스템을 개발하기도 했다. AI 기술로 복싱·양궁 경기의 영상 하이라이트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식이다. 또 수십년간 축적된 올림픽 경기의 사진과 영상 자료 분류를 AI로 간소화해서 필요한 자료를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올림픽 기간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 마련된 알리바바 체험관 ‘알리바바 원더 애비뉴(AWA)’에서는 가상 복싱 경기 프로젝트도 선보였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독점적인 대형 언어 모델(LLM) ‘큐원’을 활용해 가상의 복싱 경기에서 각 선수들의 움직임과 경기력을 분석하고 이를 영어와 프랑스어로 실시간 해설했다. 또 각 선수의 경기 방식을 분석해 다음 라운드에서의 우열을 예측하기도 했다. AWA를 직접 찾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알리바바의 첨단 클라우드 기술이 대회 종목, 방송, 운영 등 올림픽의 다양한 분야에 더욱 널리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올림픽뿐만이 아니다. 알리바바 산하 계열사인 알리익스프레스·알리페이는 지난 6~7월 독일에서 열린 유로(유럽축구선수권대회) 2024에서도 공식 스폰서로 참여했다. 알리페이는 그간 마스터·VISA가 독점하던 유로의 결제 시스템 분야 스폰서를 2018년부터 꿰찼다. 알리익스프레스도 올해부터 유로 후원 계약을 체결하고 대회 기간 내내 특별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영국의 전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이 알리익스프레스의 홍보 대사를 맡기도 했다. 올초 한국에서 열린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도 알리익스프레스가 공식 후원사로 참여했다.
알리바바는 올림픽 등 스포츠 행사를 알리바바의 새로운 기술과 변화를 선보일 수 있는 장으로 삼고 있다. 크리스 텅 알리바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2019년 인터뷰에서 “올림픽은 알리바바의 혁신과 기술을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이라며 “젊은 소비자를 유입시키는 데 있어서 디지털 기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지 보여주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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