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금융 어디까지 왔나···반려동물 ‘질병’ 넘어 ‘일생’ 돌본다

김지혜 기자 2024. 9. 15.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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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양육인구가 전국 4가구 중 1가구(2022년 기준, KB경영연구소)에 달할 만큼 크게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금융상품도 진화하고 있다. 먼저 주목받은 것은 반려동물의 사고나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를 보장하는 펫보험이지만, 최근에는 반려동물의 생애 전반에 대한 건강한 관리를 지원하는 다양한 펫금융상품이 각광을 받고 있다.

KB국민카드 ‘펫케어’

지난 11일 KB국민카드는 반려동물을 위한 펫보험, 비대면 건강관리, 쇼핑 할인쿠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 ‘펫케어’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최대 보험료가 월 8만~9만원에 달하는 펫보험과 달리 월 1만원 미만의 가격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사고·질병 대비에 중점을 두는 펫보험보다는 제공하는 서비스도 다양하다. 펫케어 가입자는 견주배상책임보험, 온오프라인 쇼핑쿠폰, 반려동물 비대면 건강관리, 사료·간식 성분 분석 등 반려동물의 일상 관리를 위한 다채로운 서비스를 제공받는다. 월 3300원의 펫케어 라이트와 월 9900원의 펫케어 플러스를 구분해 소비자의 선택 폭도 넓혔다.

신한카드 ‘더 펫 카드’

지난 4일 신한카드가 출시한 반려인구 특화카드 ‘더 펫 카드’는 반려동물의 등록부터 장례까지 생애주기에 따라 차별화된 할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려동물의 연령에 따라 동물병원-반려동물 전용몰의 할인 한도를 유동적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예컨대 반려동물이 한창 성장할 때에는 동물병원과 전용몰의 할인한도를 동일하게 100%로 유지하다가, 노화가 진행되면 동물병원 할인한도는 160% 전용몰은 40%로 조정할 수 있다. 그밖에 반려동물 등록 서비스 20% 할인, 돌봄 서비스 10% 할인, 장례비용 20% 할인 서비스를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제공한다.

이밖에도 반려동물과의 건강한 일상을 지원하는 관련 금융상품은 점차 다양해지는 중이다. 반려동물을 위한 목돈 마련을 위한 펫 적금이 대표적이다. KB국민은행의 KB반려행복적금은 산책, 양치, 몸무게 체크 등 반려동물 애정 활동을 10회 이상 등록한 경우 연 0.2%포인트의 우대 금리를 제공한다. 부산은행의 펫 적금은 더욱 세심하다. 반려동물의 활동과 사진을 기록한 펫다이어리를 작성하면 최대 0.5%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펫금융의 다양화는 치료에서 관리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반려동물 의료 산업의 변화와 맞물린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지난 6월 보고서에서 “기존의 반려동물 치료 방식과 체계가 완전히 뒤바뀌고 있다”면서 “대개 ‘진단-치료 ·처방-애프터 케어’ 순으로 이뤄졌던 펫 헬스케어 방식과 체계에 ‘웰니스 케어’가 추가되는 등 새로운 변화가 목격된다”고 설명했다. ‘웰니스 케어’는 반려동물의 건강 유지를 위한 일상적 케어 방안으로서, 질환·질병의 돌연 발생 확률을 효율적으로 낮춘다.

그러나 국내 펫금융 성적표는 아직 초라하다. 대표 상품인 펫보험만 봐도 성과가 미진하다. 펫보험을 판매하는 국내 10개 보험사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국내 반려동물 개체 수 대비 펫보험 가입률은 약 1.4%에 그쳤다. 스웨덴(40%), 영국(25%), 일본(12%)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다만 성장세는 가파르다. 지난해 말 펫보험 계약 건수는 총 10만9088건으로 전년보다 52% 증가했다. 글로벌 반려동물 시장이 2022년 3200억달러에서 2030년 4930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국내 펫금융의 성장 잠재력도 결코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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