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편견 이겨낸 흑인 발레리나 드프린스 29세로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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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출신의 흑인 발레리나로서 국제사회를 향해 인도주의 실천 등 목소리를 내며 '개척자', '선구자' 등으로 불린 미켈라 드프린스(Michaela DePrince)가 29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드프린스의 미국인 가족은 고인의 별세에 대해 "갑작스럽다"면서 "우리를 포함한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더불어 잊을 수 없는 영감을 주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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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양실조로 걸린 피부병에 시달려
“은퇴 후 고향에 발레학교 세울 것”
아프리카 출신의 흑인 발레리나로서 국제사회를 향해 인도주의 실천 등 목소리를 내며 ‘개척자’, ‘선구자’ 등으로 불린 미켈라 드프린스(Michaela DePrince)가 29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공개되지 않은 가운데 전 세계에서 애도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1995년 아프리카 서부 시에라리온에서 태어난 드프린스는 내전과 기아로 부모를 모두 잃고 고아원에 보내졌다가 4살 때 미국 뉴저지주(州)의 어느 가정에 입양됐다. 극심한 영양실조로 피부병에 걸린 그를 두고 고아원 관계자들은 “아무도 너를 입양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뜻밖의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드프린스가 발레를 처음 접한 것은 고아원에서였다. 우연히 펼쳐본 잡지책 속 분홍색 발레복을 입은 한 소녀의 사진에 마음을 빼앗긴 것이다. 미국인 부모는 어린 드프린스가 발레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깨닫고 곧 그를 학원에 보내 발레를 배우도록 했다.
당시만 해도 흑인 발레리나는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하지만 드프린스는 부모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사회적 편견을 딛고 두각을 나타냈다. 15살 때 전미 청소년 그랑프리 대회에서 입상한 것을 시작으로 고교 졸업 후에는 뉴욕 할렘 무용단에 들어가 최연소 수석 무용수가 되는 기록을 세웠다.
자신의 불우한 과거를 떨치기라도 하듯 드프린스는 헌신적 인도주의자로 성장했다. 세계 각지에서 분쟁과 폭력의 피해를 입은 어린이들을 옹호하는 활동으로 명성을 얻었다. 2014년 펴낸 책 ‘전쟁 고아가 발레리나로 날아오르다’에서 그는 “모두가 나를 싫어할 것이라고 했고 나는 안된다고 했지만, 그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다”며 “누구든 가난하다는 이유로, 이상하게 생겼다는 이유로 꿈을 포기하지 말고 자신을 믿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레리나 은퇴 후 40살쯤 되면 시에라리온에 발레 학교를 세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미국의 유명한 발레리나 미스티 코플랜드(42)는 SNS를 통해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고인에 대해 “세상에서 ‘아직 흑인 발레리나가 나올 때는 아니다’거나 ‘흑인 발레리나는 투자할 가치가 없다’는 말이 들려왔음에도 뛰어난 결단력과 집중력을 토대로 커다란 진전을 이뤄냈다”고 평가했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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