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장기 성과급 RSU 도입 확대…'경영승계 수단' 지적도

대기업에서 성과급을 수년 후 주식으로 무상 지급하는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도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에서 주로 운영하는 RSU는 성과 달성이나 일정 기간 재직 등의 조건을 건 장기 성과 보상 제도로, '먹튀 논란'이 불거지는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대체할 제도로도 꼽힙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화그룹은 대표이사와 임원들을 대상으로 시행해온 RSU 제도를 주요 계열사 팀장까지 확대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2020년 한화가 국내 상장사 최초로 RSU를 도입해 시행한 지 4년 만입니다.

이번 확대 시행으로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시스템, 한화오션, 한화솔루션 등 5개 계열사 팀장 1천116명을 대상으로 제도를 우선 도입합니다.

팀장은 기존에 현금으로 받는 팀장 수당 대신 '리더 인센티브'라 불리는 새 RSU 제도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득 기간(vesting period)은 기존 5∼10년보다 짧은 3년으로 부여액 50%는 주식, 나머지 50%는 주가 연동 현금으로 지급합니다.

새 제도는 팀장들이 장기적 관점에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전략 실행에 자발적으로 주도적 역할을 하도록 유도하는 취지라고 한화 측은 설명했습니다.

에코프로그룹은 다음 달 처음으로 임직원들에게 RSU를 지급합니다.

지급 대상은 RSU 지급을 결정한 2022년 9월 재직 기준 총 2천706명으로, 지급 주식 수는 총 25만 4천913만 주입니다.

지급 주식 수는 직급, 근속연수, 연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당시 연봉의 15∼20% 수준으로 책정됐습니다.

상장사는 상장 주식을, 비상장사는 상장 모기업의 주식을 각각 지급하는데 비상장사 에코프로이엠의 경우 모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의 주식을 받습니다.

에코프로는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눠준다는 점에서 회사에 대한 임직원들의 자긍심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RSU 지급을 계기로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극복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취지를 밝혔습니다.

이외에도 두산그룹을 비롯해 네이버, 포스코퓨처엠, CJ ENM, 토스, 쿠팡, 크래프톤 등이 RSU 제도를 도입해 운영 중입니다.

(사진=에코프로 제공, 연합뉴스)

홍영재 기자 yj@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