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토크쇼, 홍보만 한다고? "게스트 섭외 기준은.." [창간20주년 기획]
[편집자주] [유찾사] 사람들은 왜 TV도, 영화도 보지 않을까요? 정답은 유튜브에 있습니다. 유튜브를 찾는 사람들을 면밀하게 탐구해봤습니다.
[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안윤지 기자]
-토크쇼는 무엇보다 진행자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각 프로그램 진행자의 장점 및 특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명특급▶ 재재 언니의 강점 첫 번째는 생계형 직업인이라는 것이다. 본인이 주목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먹고 살려고 일한다. 그 지점에서 끈기가 나온다. 기획 구성 전반을 아직도 이끌고 있다. 여전히 끝까지 밤을 새우며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데 언니의 끈기를 보고 나도 많이 배운다.
두 번째는 재재 언니의 희소성이다. 20년 넘게 롱런하는 가수, 배우분들을 인터뷰할 때 긍정적인 의미에서 "이런 진행자는 처음 봤다"라며 공통으로 놀라셨다. 그분들도 이제까지 많은 사람을 만나봤을 텐데, 이런 피드백을 듣는다는 게 최고의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끈기를 갖고 있는 사람도 많고, 희소성을 가진 사람도 많겠지만 끈기와 희소성 둘 다 가진 사람은 절대 많지 않다. 재재 언니는 끈기와 희소성을 전부 가졌다. 연출자의 입장에서 그런 진행자와 일할 수 있다는 건 로또를 맞은 만큼의 행운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행운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최선을 다하게 된다. 함께 일하는 연출자에게 이런 원동력을 주는 게 언니의 마지막 강점이다.
보석함▶ 매회 섭외와 녹화에 진심으로 임하신다는 점이 저희 MC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진심만큼 더 강력한 무기는 없지 않나. 미남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이 홍석천 씨의 가장 큰 장점이다. (홍석천은) '보석함' 녹화를 일로 생각 안 하시고 보석함 촬영하러 올 때가 제일 행복하다더라. 그런 행복감과 에너지가 프로그램에 묻어나니 보시는 분들도 좋아해 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
핑계고▶ 유재석 씨의 장점은 진행자와 플레이어로서 전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진행자로서 질문으로 대화의 흐름을 만들면서 이야기를 끌어낸다. 그러다 충분히 분위기가 풀리고 수다가 이어질 때는 플레이어로서 본인의 에피소드를 또 재미있게 풀어낸다. 그 덕에 긴 분량을 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살롱드립▶ 장도연 선배는 누구에게나 편안함을 주고, 접근성이 좋은 사람이다. 처음부터 그런 선배님 덕을 보려고 섭외했고, 처음 만났을 때 '단독 토크쇼'에 대한 의지도 있었다. 선배님의 기조나 무드와 '살롱드립'이 딱 맞을 것 같아서 결정했다. 선배님만의 무해하고, 배려심이 돋보이는 지점이 차별화가 되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 선택이 딱 맞아떨어진 것 같다.
장도연 선배 덕분에 게스트들이 편하게 오셔서 걱정 없이 말하고 가시는 것 같다. 또 순발력도 뛰어나시다. 콩트도 하시고, 그런 부분이 저희 입장에서 너무 감사하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좀 더 끌어냈으면' 할 때도 있지만, 선배는 무해한 것 그 자체로 매력인 것 같다. 충분히 만족한다.
문명특급▶ 내가 섭외를 진행하는 기준은 우리 제작진이 새롭게 배울 것이 있는가 이다. 우리 팀의 다른 제작진들은 아마 생각이 다를 거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준이다.
유튜브 CEO가 한국에 온다는 소식을 듣고 섭외를 요청했다. 사실 대중적으로 조회수가 높게 나오지 않을 거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 제작진은 유튜브 CEO를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일단 만나길 바랐다. 그분이 분명히 우리가 가본 적 없는 새로운 길을 터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재재언니가 인터뷰하면서 코첼라에 초대해달라고 요청했고, 감사하게도 정말 초청해주셨다. 코첼라에 가서 쇼츠를 10개 이상 제작했는데 새로운 포맷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배구, 뮤지컬, 연극 등 장르를 확장하고 있다. 배구 콘텐츠를 진행하며 우리가 만나보지 못한 배구장의 문화를 배웠고 배구 선수들과 선수들의 매니지먼트 팀과도 네트워킹을 형성했다. 게다가 배구장에서 '밀라논나' 선생님을 만나서 인사도 드리고 다음에 콘텐츠를 같이 제작하자는 약속까지 받아냈다. 배구장에 가지 않았다면 없었을 일이다.
최근 릴리즈됐던 뮤지컬 콘텐츠는 새로운 네트워킹을 형성했던 최고의 기회였다. 박은태, 신성록 배우 섭외 요청을 드렸다. 특히 박은태 배우는 홍보 콘텐츠에는 잘 등장하지 않던 분이었다. 어렵게 설득해서 섭외 요청을 받아주셨다. 출연이 확정되고 나니 오히려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노력해주셨다. 두 배우와 프랑켄슈타인 제작팀은 쉬는 날 뮤지컬 공연까지 담게 해주셨다. 뮤지컬 무대를 편집하면서 우리 제작진도 새로운 편집 방식을 익히는 계기가 됐다. 뮤지컬팀과의 새로운 네트워킹이 형성됐다.
보도국 뉴미디어 팀의 기자 선배들 사이에서 이 일을 처음 시작했다. 그래서 엔터계에 선배가 없다. 섭외를 부탁할 선배 PD도 없고, 편집을 배울 수 있는 선배 PD도 없고, 방향을 잡아줄 선배 PD도 없다. 그래서 자생해야 한다는 본능이 사회 초년생부터 심어진 모양이다.
우리 제작진은 조회수와 화제성만 몰두하며 콘텐츠를 제작하기에는 아직 너무 젊고 잠재력이 무한하다. 물론 대중 콘텐츠로서의 기본은 지킬 것이다. 회사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실패하고 좌절해야 하고 그러는 과정에서 쌓은 네트워크로 다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며 코어근육을 키울 시기다.
보석함▶ 우리 프로그램 섭외의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는 외모다. 잘생긴 남자만 나올 수 있는 토크쇼가 우리 콘셉트니까. 홍보가 필요한 게스트도 미남이라는 조건만 충족한다면 환영한다. 이미 유명한 배우나 가수뿐 아니라 사람들이 아직 잘 모르는 신인 보석들도 늘 섭외 우선순위에 있다.
문명특급▶ 새로운 개념의 출연 형태가 많아져서 조율이 어려운데 그걸 해내는 게 이제 PD들이 새롭게 가져야 할 역량 같다. 이 조율을 하기 위해서는 현명한 판단력과 융통성이 요구된다. 마치 바둑을 두는 것처럼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하며 차근차근 조율해나간다.
핑계고▶ 출연 날짜 등 섭외 과정은 사실 유튜브라고 해서 기존 TV 방송과 크게 다른 점이 없다. 오히려 고정 촬영일이 없어서 조율이 더 용이할 때도 있는 것 같다. 핑계고도 이제 1년 반 정도 운영하다 보니 어느 정도 잡힌 시스템이 있긴 하지만, 변화에 맞게 계속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살롱드립▶ 자의로 섭외하는 게스트도 있지만, 섭외 요청이 들어오는 경우도 많다. 그때그때 다르긴 하지만 4주를 기준으로 친다면, 3주 정도는 섭외 요청이 오는 경우다. 초반에는 반반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안이 많이 온다. 일정이 안 맞으면 너무 죄송하지만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둘 다 즐겁다는 점이다. (섭외) 요청이 오는 분들도 어디서 쉽게 뵙기 어렵고, 이야기를 나누기 어려운 분들이다 보니까 저희한테 먼저 제안이 오면 그 자체로 영광이다. 그냥 대화를 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로 너무 즐겁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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