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2' 황정민을 있게 한 시간들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4. 9. 1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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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2 황정민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연기에 대해 만족하는 법 없이 늘 새로운 것들을 배우며 고민한다. 그런 배우 황정민의 시간들이 우리가 영화관이나 브라운관, 연극 무대를 통해 그의 연기를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오늘을 만든 것이었다.

지난 13일 개봉된 영화 ‘베테랑2’​(감독 류승완)는 나쁜 놈은 끝까지 잡는 베테랑 서도철 형사(황정민)의 강력범죄수사대에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가 합류하면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연쇄살인범을 쫓는 액션범죄수사극으로, 황정민은 극 중 형사 서도철을 연기했다.

이번 영화는 지난 2015년 개봉돼 1300만 관객을 동원한 ‘베테랑’의 속편이다. 정의로운 형사 서도철과 역대급 빌런 조태오(유아인)라는 매력적인 캐릭터 플레이로 관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서도철로 한국 영화 형사 캐릭터에 한 획을 그었던 황정민이 9년 만에 다시 서도철로 돌아왔다. 황정민이 9년이라는 시간을 기다려서까지 다시 서도철의 옷을 입은 이유는 ‘베테랑’ 시리즈가 그에게는 남다른 의미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잘 가고 있는 것이 맞나 자괴감에 힘들지만, 그럼에도 일을 쉴 수 없어 괴로웠던 시기. 좋아하는 일을 어렵게 할 이유가 뭐가 있냐는 생각에 류승완 감독과 의기투합해 만든 작품이 ‘베테랑’이었기 때문이다. 황정민은 ‘베테랑’으로 당시 고민들을 날려 보내며 그야말로 힐링을 할 수 있었단다. 거기다가 천만 관객 돌파라는 대업까지 안겨다 준 작품이니 애정하지 않을 수 없는 작품이었다.

‘베테랑’의 성공 이후 언제고 다시 자신의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서도철을 다시 꺼내놓고 싶었던 황정민이었으니, 9년이라는 시간은 문제가 될 것이 없었다.

1편을 촬영하며 이미 자신의 방식대로 서도철을 가공해 놓았으니 이번 촬영은 한결 수월했단다. “황정민은 늙지만 서도철은 늙지 않는다”는 명언을 남긴 황정민은 1편과 2편의 차이점은 서도철의 아들이 초등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이 된 것뿐이라고 했다. 그만큼 서도철은 1편에서 보여준 모습 그대로, 이번에도 정의롭고 또 수더분하면서 끝까지 수사하는 집념의 형사로 등장한다.

1편과 2편 사이에 놓인 9년이라는 시간의 공백을 관객이 느끼지 않았으면 했다는 황정민이다. 이에 황정민은 1편에서 입었던 옷 그대로 입고 2편을 촬영했다고 했다. 황정민은 이에 대해 “1편에서 입었던 의상을 입고 촬영했을 때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로 돌아가는 느낌이라서 신기했다”라고 말했다.


서도철은 변한 것이 없지만, 2편은 1편과 분명 다른 길을 간다. 선과 악이라는 구조에서 정의와 신념의 구도로 바뀌면서 많은 부분 변화를 가져갔다. 황정민은 이 부분에 대해 “그런 부분에 대해서 고민이 당연히 있어야 한다. 감독님이 애초에 1편과 똑같은 톤으로 하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예술가로서 존경스러운 부분이기도 했다. 2편에서는 다른 이야기를 하겠다는 감독님의 생각에 박수를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정민은 “두 작품 모두 정의라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1편이 주는 단순함이 있었다면 2편은 그거에 비해 복잡하지 않나. 그렇지만 기본은 절대 무너지지 않고 정의는 살아있다는 걸 서도철이 마지막 행동으로 보여주는데, 그 장면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죄를 지은 사람은 벌을 받아야 하고, 그 사람에게 심판을 정확하게 내려야 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 기본이지 않나. 요즘에는 그 기본이 흐트러졌다고 생각한다. 우리 영화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 정확한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하고, 또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무엇보다 류승완 감독은 앞선 언론시사회에서 ‘사과할 줄 아는 어른’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 부분은 서도철과 그의 아들과의 관계를 통해 보여준다. 이에 대해 황정민은 “어른이랍시고 형편없을 수 있지 않나.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정도를 걸어가면서 세상을 복잡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시리즈의 묘미는 누가 뭐래도 류승완 감독표 액션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류승완 감독의 장기로 완성된 화려한 액션신들이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영화가 완성된 뒤에 관람하는 관객들이야 그 액션신을 보고 쾌감과 재미를 느끼지만, 그러기까지 배우들과 스태프들의 엄청난 노고가 수반된다. 이에 대해 황정민은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 “다만 현장에서 힘들다고 표현을 안 하려고 용쓰는 것 같다”라고 했다.

황정민은 고된 액션신에 대한 고충으로 “나이 먹고 액션 하는데 힘들다고 하면 창피하지 않나 그러기 싫어서 일부러 힘들어도 안 힘든 척하는 것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베테랑’ 시리즈에서만 액션신을 하겠다면서 더 나이가 들기 전에 3편을 촬영하고 싶다면서 시리즈에 대한 열의를 보이기도 했다.


정말 쉴 새 없이 영화와 연극, 드라마 등 무대를 가리지 않고 연기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는 황정민이다. 힘들 법도 한데 작품으로 대중과 소통하는 것이 예술가의 삶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힘든 기색 없이 “배우라는 직업이 광대로서 연기를 보여주기 위한 직업이니까 열심히 하는 것뿐”이라는 황정민이다.

태어날 때부터 연기를 잘한 사람 같지만, 황정민은 지금도 열심히 연기만큼이나 연기를 잘하기 위한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 노력형 천재였다. 황정민은 “연기를 잘하려면 당연히 공부가 필요하다. 몸이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기 때문에 자꾸 훈련을 시켜줘야 한다. 많이 보고, 읽고,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시간과 세월이 분명히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정민은 “관객 분들이 보면 단 시간에 연기를 되게 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런 공부들이 차곡차곡 쌓여서 지금의 제가 된 것 같다. 제가 30대 때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연기하면서 공부하고 고민했던 것들이 잘 쌓여서 지금 여러분께 보이는 것 같다”라고 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CJ ENM]

황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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